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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총체적 부실 '종합판'



사건/사고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총체적 부실 '종합판'

     

    13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폭설이라는 자연재해와 함께 부실시공과 관리 소홀이라는 인재가 만들어낸 결과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28일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주경찰서에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체육관 붕괴사고는 설계와 시공, 감리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견된 부실공사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7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마우나오션과 설계사무소, 시공사와 감리업체, 총학생회, 이벤트사 관계자 등 모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와 시공, 감리 단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우선 그동안 지속적으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던 기초공사는 부실시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도면에는 체육관 기초공사를 위해 터파기를 한 뒤 앙카볼트(구조물과 콘크리트 또는 철근콘크리트의 기초를 연결하는 볼트)를 넣고 철근과 용접한 후,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몰타르를 5cm로 시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공사에서는 터파기 뒤 콘크리트를 타설한 상태에서 주기둥과 앙카볼트를 연결했고, 몰타르 대신 시멘트로 마감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몰타르는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보다 2.5배의 강성이 있고, 철제부품의 부식도 방지해 기초공사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배봉길 경북지방경찰청 차장은 “업체가 기초공사 과정에서 순서를 임의로 바꾸고 몰타르 처리를 안 해 주 기둥 하부와 앙카볼트가 상당히 부식되는 등 하부지지 구조가 매우 부실한 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주 기둥을 비롯한 일부 자재도 강성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 감식결과 체육관 양 옆에 있는 14개의 H빔 형태의 주 기둥을 비롯한 일부 재료에서 기준치에 미달하는 부실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배봉길 차장은 “현재 국과수에서 주기둥을 비롯한 일부 재료의 강도가 기준치에 비해 얼마나 부족한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구조물 제작업체가 설계한 구조도면을 확인해야할 의무가 있는 건축구조기술사가 현장을 찾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건축구조기술사는 서울에 근무하면서 건축물 관련 구조계산서 등을 일절 확인하지 않고 제작업체로부터 매달 25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설계 업체에 도장을 맡겨두고 일을 해 온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경찰은 또 건축사가 설계도면을 작성할 당시 보조기둥바닥판의 볼트를 4개에서 2개로 변경했지만 건축구조기술사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리조트 측의 안전관리 소홀도 드러났다.

    마우나리조트 측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폭설이 내려 체육관 지붕에 수십cm의 눈이 쌓였지만 도로와 골프장 등과는 달리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다.

    또 체육관을 운동시설로 허가받은 뒤 사실상 강당용도 등으로 사용하면서도 법상 안전점검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점검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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