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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새 사진 찍으려 본드 붙여 매달기도…"



사회 일반

    "아기새 사진 찍으려 본드 붙여 매달기도…"

    "싹둑 잘린 금강송, 원래 부부나무였는데…"



    <지역 주민="">
    - 잘린 금강송들, 구렁에 처박혀 썩어가
    - 약한 처벌에 더 분노…"구속 해야"

    <황평우 소장="">
    - 예술행위라 정당하다? 황당 논리
    - 동식물 훼손에 대한 처벌 강화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 울진군 소광리 남유석 주민,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경상북도 울진 소광리란 곳에 가면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금강송 군락지가 있습니다. 1,600 헥타르의 광활한 숲에 평균 수령 150년이 넘는 금강송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한 사진작가가 수백 년 된 금강송과 활엽수 25 그루를 불법으로 벌목해서 지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허가 없이는 못 들어가는 산림보호구역인데다 벌목을 한 이유가 사진 촬영에 방해가 돼서라고 하니까 더 기막힌 노릇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 자세하게 짚어보죠. 먼저 이 벌목 현장을 다녀오신 분 연결합니다. 소광리 주민 남유석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남 선생님, 나와 계세요?

     


    ◆ 남유석> 네.

    ◇ 김현정> 소광리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남유석> 저는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럼 실례지만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 남유석> 73세입니다.

    ◇ 김현정>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벌목사건,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남유석> 울진에서 소나무 머리 아까운 걸 전부 다 베어버렸는데 그걸 그냥 놔서는 안 된다, 이런 뜬소문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직접 찾아가보셨어요?

    ◆ 남유석> 길 안내하러 가보니까 그렇게 돼 있더군요.

    ◇ 김현정> 딱 보니까 어떻게 돼 있던가요?

    ◆ 남유석> 구렁에 처박아놨어요. 그 아까운 걸 거기서 꺼내올 수도 없고, 그냥 썩으면 어떡하나 싶더라고요.

    ◇ 김현정> 거기서 썩어가고 있어요. 그러면 25그루나 벴으니까 꽤 넓은 자리가 휑하니 돼 있었겠네요?

    ◆ 남유석> 화나죠. 그러니까 그걸 사진 찍기 위해서 베었다고 하는데 그걸 놔두고 찍으면 더 보기 좋았을 텐데요. 양쪽에 딱 서 있는 쌍나무거든요. 우리가 볼 때는 부부나무다, 이렇게 생각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사진작가가 대왕송이라고 해서 사진 찍기 위해서 남긴 게 하나 있고, 그 주변을 싹 베어버린 건데요. 거기에 주민들은 부부나무라고 부르는 그 대왕송과 한 쌍을 이루는 나무가 하나 더 있던 거네요. 그런데 그것까지도 싹 다 베어버린 거예요? 그 대왕송 하나 찍자고?

    ◆ 남유석> 예. 대왕송 하나만 남았죠.

    ◇ 김현정> 주민들이 보고는 기가 막히셨겠어요. 주민들은 보기 좋다고 했던 부부나무가 없어졌으니.

    ◆ 남유석> 예. 그러니까 우리도 가보니까 야, 이걸 어떻게 다 베어버리고 이렇게 앙상하게 말이야. 참 외소한 게 말이야. 이 아까운 나무 이만큼 키우려면 수백 년이 걸리는데.

    ◇ 김현정> 이 나무들이 마을 기준으로 하면 어디쯤에 있는 건가요?

    ◆ 남유석> 동북쪽으로 봐야 돼요. 한 시간 반은 가야 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주민들이 나무를 베어가는 것도 모르셨겠네요?

    ◆ 남유석> 모르죠.

    ◇ 김현정> 그쪽은 영 안 가는 곳입니까?

    ◆ 남유석> 잘 안 가요. 길도 어설프고요. 앞으로 등산지 개발할 참이거든요. 올해부터는 길을 닦고 있어요.

    ◇ 김현정> 어르신, 그 나무가 마을에서는 좀 귀하게 생각하던 건가요?

    ◆ 남유석> 그랬죠. 아주 그건 특별한 나무라 했어요.

    ◇ 김현정> 거기가 지금 휑하니 나무가 베어져나간 거니. 주민들 요즘 만나면 뭐라고 얘기하세요?

    ◆ 남유석> 지금 그 현장에 가보면 다 놀라요. 이거를 왜 베었느냐, 그냥 놔둬도 되나. 영창 보내야 된다. 이렇게 소문이 자자하죠.

    울진 금강소나무숲 (울진군청 홈페이지 캡쳐)

     



    ◇ 김현정> 분노하고 계시군요. 남유석 어르신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이 소나무 베어진 자리를 직접 보고 오신 분이세요. 울진 소강리 주민 남유석 씨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아주 이례적인 일일까요? 한 번의 해프닝일까요? 전문가 연결해 보죠.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황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사건 꽤 충격적인데요. 혹시 관련해서 더 들으신 얘기도 있습니까?

    ◆ 황평우> 예. 이 금강송 찍으신 분을 보니까 홈페이지가 있더라고요. 홈페이지는 지금 폐쇄가 됐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 게 울진으로 주소지를 옮겨서 소광리에 자주 들어갔고. 그다음에 이 나무를 찍기 위해서 보통 일행 다섯 여섯분과 동행을 했답니다. 동행을 하면서 나무를 벌목을 하거나, 그분 말씀으로는 잔가지를 치고 통로를 확보했다고 얘기하는데요. 국립공원 안에서 잔가지를 치거나 통로 확보하는 거나 그다음에 무단출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정리를 좀 해 보자면요. 일단 울진으로 주소를 옮겨놓고. 주민이라고 하더라도 국유림은 허가를 받고 들어가야 하는데, 허락을 받고 들어간 건가요?

    ◆ 황평우> 허락을 전혀 안 받은 거죠.

    ◇ 김현정> 벌목은 당연히 허가가 안 날 테니, 허가했을 리도 없는 거고요.

    ◆ 황평우> 그렇죠. 저는 그래서 이 벌목이 굉장히 심각하다는 건데요. 문제는 뭐냐면 이 소광리가 사실은 소나무 자체를 보호하고 있는 곳이거든요. 그다음에 이 소나무를 보호하고 있는 곳에 작품을 한 컷당 4, 500만원씩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얘기를 합니다.

    ◇ 김현정> 어디다가 얘기를 해요?

    ◆ 황평우> 홈페이지에 보면 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아, 자랑스럽게. 불법 사실을 굉장히 자랑하면서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얘기도 충격적이네요.

    ◆ 황평우> 저는 이게 더 문제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제가 언뜻 드는 생각이요. 사진작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에피소드드를 자랑스럽게 써서 올렸다는 건, 다른 사진작가들에게서도 이런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어떤 반증은 아닐까.

    ◆ 황평우> 맞습니다. 옛날처럼 잘못된 관습으로 했던 것들이 아주 호언장담하게 자신의 영웅 심리에 잘 묘사되는 거죠.

    ◇ 김현정>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영웅담이 되는 거군요.

    ◆ 황평우> 그렇죠. 더 문제는요. 야생에 있었던 새끼 조류, 작은 조류들을 찍기 위해서 이 조류가 움직이다 보니까 새끼 조류에다가 본드를 발라서 촬영한 경우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런 경우도 있었습니까?

    ◆ 황평우> 많습니다. 그다음에 야생화를 찍기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걸 짓밟아서 그 야생화 하나만 살리고요. 또 어떤 보호종 생물을 찍기 위해서는 주변 생태를 다 초토화시키고요. 이런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미 사진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우리가 조심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나 중요한 금강송까지 다 크고 이게 육안으로 나타나서 이렇게 문제가 생긴 거지 이미 이전에 많은 문제들이 노출돼 있었죠.

    ◇ 김현정> 그럼 이거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다 감시할 수도 없는 거고요. 대안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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