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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에서 '신'으로, 요리에 미친 부부가 만드는 소울푸드



생활/건강

    '거지'에서 '신'으로, 요리에 미친 부부가 만드는 소울푸드

    [한국형 장사의 신] 최고 클래스 셰프와 푸드 아티스트의 만남 '오키친'


    일본인 출신의 뉴욕 최고 이탈리안 요리 셰프가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에서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달라고 애원했지만, 자유로운 삶이 좋아 단호히 거절했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 ‘오키친’에서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요리를 하고 있다.

    한국인 출신의 뉴욕에서 잘나가는 푸드 아티스트가 있었다. 지구촌 모든 요리가 모여 있는 뉴욕의 삶이 좋아서 한국행은 생각도 하지 않던 그녀였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 ‘오키친’에서 최고 수준의 요리를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오키친의 스스무 요나구니 셰프와 오정미 셰프는 부부이다. 뉴욕 도자기학교에 만나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 그들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요리에 미친 부부’가 됐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오키친’은 최상급 요리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대체 그들이 만드는 오 키친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오키친의 스스무 요나구니 셰프(좌)와 오미정 셰프(우) 부부.

     


    ■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 부부가 됐나?

    스스무 : 요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뉴욕에서 요리 공부를 하다가 우연히 와이프인 오정미 씨를 만났다. 당시 와이프는 요리도 잘 했지만 타고난 푸드 아티스트였다. 도자기 학교에서 만난 우리는 한눈에 서로가 요리에 미쳐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우리 부부의 시작이었다.

    ■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갖춘 두 사람이 한국에서 요리하는 이유는?

    오정미 : 당시 한국에서 전시회가 있어서 잠깐 귀국했다. 전시회만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남편 스스무 씨가 제가 보고 싶다며 한국으로 달려왔다. 남편은 그때 한국 첫 방문이었다. 그런데 일본인이던 그가 한국의 ‘열정’에 반해서 결국 뉴욕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오키친의 파파르텔레 훈제오리 버섯크림 파스타. 스스무 셰프가 만드는 파스타는 국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스스무 씨의 요리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최고의 평을 받고 있다. 어떤 스타일에 요리기에 가능한 것인가?

    스 : 나는 특별한 스타일이 없다. 일본 사람이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를 배웠고, 뉴욕과 영국에서 살았지만 난 특정 나라의 요리만 한다는 개념이 없다. 그냥 ‘내가 가진 재료로 어떻게 하면 맛있는 밥을 만들까?’ 하는 생각으로 요리한다. 요리는 각자 개성과 경험이 맞물려 표출 되는 것이지 그걸 나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 : 간혹 사람 중엔 ‘나는 프랑스 요리를 배웠으니 프랑스 요리만 해야지, 나는 이탈리안 요리만, 일식만...’ 이런 생각을 가지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제 세상은 모든 식재료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모든 요리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요리의 한계도 없다. 요리의 시작과 끝은 똑같다. 맛있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 푸드 아티스트가 보기에 스스무 씨의 강점은 뭐라고 보나?

    오 : 남편의 강점? 나도 잘 몰라서 매일 연구하고 있다(웃음). 남편은 어떻게 보면 세상을 너무 떠돌아다니고 살아서 달관의 경지라고 하면 맞겠다. 어떻게 보면 거지 같은 삶을 살지 않았나 생각도 된다.

    스 : 맞다. 거치처럼 살았다. 그래서 나는 무서움이 없다(웃음).

    오 : 그런 것 같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없다.

    스 : 밑바닥부터 쌓아 올라오다 보니 실패하더라도 ‘우리 돈 못 벌어도 살았잖아? 괜찮다!’라 생각하며 무서움이 없다. 매일 이렇게 사니까 언제나 즐겁다.

    오키친의 인기메뉴 티본스테이크. 저온에서 오랫동안 숙성시킨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육즙이 살아있다.

     



    ■ 왜 요리를 하나?

    스 : 먹고 살기 위해서 한다(웃음).

    ■ 누군가 레스토랑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스·오 : 제정신이면 하지 말라고 한다.

    스 : 나도 프로고 아내도 프로다. 하지만 우리가 프로임에도 레스토랑 경영은 힘들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하는 게 레스토랑이다. 1년, 365일, 우리 집을 아끼고 찾아주는 손님을 위해 매일 일해야 한다. 때로는 비가 와서, 월드컵 때문에, 광화문은 집회 때문에 등등 기타 여러 이유 때문에 경영의 변수가 생기지만 끝까지 운영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나는 친구가 많아서 괜찮다’고 하지만 친구는 일 년에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그냥 요리만 해라. 취미로. 돈은 다른 곳에서 벌고.

    제자가 만드는 요리를 지켜보는 스스무 요나구니. 오키친에선 그들의 제자들이 최고의 셰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 요리연구가인 만큼, 제자들에게 특히 각별한 애정을 쏟는데?

    오 : 나는 당장 죽어도 원하는 게 없다. 그건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에게서 요리를 배운 친구들이 우리가 죽기 전 ‘오키친에서 정말 많을 것을 배워서 도움이 됐고, 저 사람들은 좋은 삶을 살았다’고 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단 정말 죽기 전까지 내가 원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내가 식당을 하는 이유와 같다. 바로 내가 먹기 위해서이다. 원하는 것, 맛있는 것을 먹고는 게 내 소원인데 우리가 언젠간 요리를 더 못 할 정도로 늙지 않겠는가? 그러면 우리가 배출했던 셰프들이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배운 요리로 레스토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 그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단언컨대 우리가 그들의 최고 고객이 될 것이다.

    ■ 요리도 재능이 있어야 하나?

    스 : 어느 정도까진 누구나 요리를 배울 수 있다. 자동차 운전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F1 레이서가 되고 싶으면 일반 자동차 운전을 뛰어 넘어야 되듯이, 요리도 최고가 되려면 자신의 감각과 창의력으로 한계를 뛰어넘어야 된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 줄 수 없다. 자신이 넘어야 한다. 그래서 요리사는 끝까지 연구해야 된다. 식당에 가만히 서 있으면 그는 도태되고 만다.

    오키친 여의도점에만 맛 볼 수 있는 OK버거. 저렴한 가격에 170g에 달하는 통스테이크 패티를 맛 볼수 있다는 것은 손님에겐 축복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

    스 : 음...요리에 대한 부분은 아니고 손님에 관련된 부분이다. 우리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사람들도 모두 내 직원이다. 손님들이 조금만 더 내 직원들에게 부드럽게 말씀해주고 매너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오 :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종업원들에게 좀더 심하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제자들이 요리는 해도 서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끔은 내가 주방에 숨어있지 말고 나와서 손님을 만나야 나중에 너희가 원하는 가게를 꾸려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정말 손님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아서 일 것이다. 나도 정말 상처를 많이 받는다. 비록 손님들이 돈을 내고 음식을 먹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맛있게, 감사히 먹었단 표현 하나에도 우리는 힘을 얻는다.

    오키친 여의도점의 크랩버거. 소프트쉘 게 한마리를 통째로 튀겨 패티로 쓰고 있다.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의 ‘오키친’ 평가

    김유진 : 이분들은 요리에 대한 철학이 좀 다르다. 요리를 바라보는 열정과 진심이 다른 어느 요릿집과 다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하는 사람 중 양질의 허브를 직접 농장에서 쓰는 집은 오키친밖에 없다. 그냥 요리에 미친 부부가 만드는 마음의 음식, 영혼의 음식이다.

    ◇ 한국형 장사의 신 취재진이 전하는 ‘오키친’의 성공 비법

    레스토랑을 운영하면 여러 가지 지켜야 할 우선순위가 있다. 입지, 요리 종류, 가격 기타 등등 수없이 많다. 그런데 오키친은 오직 하마 ‘맛있으면 된다’를 보고 달려간다. 물론 두 셰프의 요리 실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가가 높더라도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오로지 맛을 최우선 순위로 둔 것이 오키친의 성공 비법이다.

    푸드아티스트 오정미 셰프가 만드는 오키친의 디저트 빨레도르. 화려한 색감과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오키친 위치

    광화문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중학동 19 더케이트윈타운 지하 1층
    여의도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3-8 동양증권빌딩 지하 1층
    진행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취재 – CBS 스마트뉴스팀 김기현PD, 박기묵 기자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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