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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에 속옷모델이 사라졌다…왜?



생활경제

    TV홈쇼핑에 속옷모델이 사라졌다…왜?

    #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재식(31) 씨는 야근이나 회식을 마치고 늦은 시간 귀가할 때면 어김없이 TV홈쇼핑 방송을 시청했다. 소위 몸짱이라 불리는 남녀 모델들의 속옷 방송이 그시간 때쯤이면 어김없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요즘 김 씨의 홈쇼핑 방송 시청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언제부터인가 속옷을 돋보이게 해주던 남녀 모델 대신 마네킹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보는 즐거움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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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심야시간대 TV홈쇼핑의 속옷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던 속옷모델이 홈쇼핑에서 사라져 애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성 란제리는 홈쇼핑의 주력상품군 중 하나다. 홈쇼핑사들은 새로운 란제리 브랜드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 왔다. 특히 노출 패션이 유행하는 여름은 란제리가 가장 잘 팔리는 대목이어서 상품의 착용 모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속옷 모델의 섭외는 필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들 속옷 모델은 더이상 TV홈쇼핑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수많은 남성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키고, 여성시청자들까지도 잠시 채널 서핑을 멈추게 했던 TV홈쇼핑 속옷 모델들이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24일 GS샵 등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속옷 모델은 일반 상품에 비해 출연료가 훨씬 높지만 노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국내 모델을 찾기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다. 홈쇼핑 관계자가 '섭외 거의 불가능'이란 극단적인 단어까지 사용할 정도다.

    물론, 홈쇼핑 초창기에는 국내 모델이 출연해 속옷 방송을 진행했다. 이들은 누드모델이었다. 일반 모델의 경우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방송 자체를 거부해 홈쇼핑사들은 더 많은 출연료를 지불하면서 누드모델을 섭외해 진행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홈쇼핑의 시청률이 높아지자 이들 누드모델들도 홈쇼핑 출연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누드모델의 특성상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지면 일상생활을 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후 홈쇼핑 속옷 방송에선 국내 모델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이들 국내 모델이 그만둔 자리는 러시아 출신 모델과 한국과 비슷한 체형과 외모를 가진 중국 출신 모델들이 대신하게 됐다. 이 때문에 이전 홈쇼핑 속옷 방송에서 외국인 모델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 모델을 섭외하는 과정에도 문제는 발생했다. 외국인 모델의 경우 국내 체류 기간이 짧아 한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출국을 해야하는 경우가 잦았다. 또한 체류기간 내에 홈쇼핑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겹치기 출연을 해 홈쇼핑사들이 원하는 생방송 일정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에 홈쇼핑사들의 속옷 방송 트렌드가 바뀌었다. 홈쇼핑사들이 최근 2~3년 전부터 원더브라, 모르간, 스팽스 등 자사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독점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차별화된 모델을 원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홈쇼핑사들은 자신들의 란제리 브랜드와 가장 잘 맞는 차별화되고 고유한 이미지의 외국인 모델 찾기에 나섰고, 방송에서 쓸 영상물과 스틸컷을 미리 제작해 방송에 내보내는 식으로 방송 포맷을 바꿨다.

    이외 가족 시청 시간에 대한 배려도 TV홈쇼핑에서 속옷 모델이 사라지는 데 한몫했다.

    지난 2007년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가 '상품 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만들면서 속옷 상품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06시부터 22시까지는 속옷 착용 모델 출연을 제한해 사실상 새벽이 아닌 경우에는 속옷 모델이 방송에 나올 수 없게 됐다.

    특히, 청소년 보호시간으로 규정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이른바 '골드타임'엔 속옷 판매를 아예 할 수 없게 됐고, 과도한 신체 노출이나 신체 특정 부위를 부각해 선정적으로 방송하는 것도 금지됐다.[BestNocut_R]

    이에 따라 오전이나 낮 시간 주부 대상으로 하는 속옷 판매 방송에는 마네킹이 애용됐고, 대신 드레스 등 겉옷을 갖춰 입은 모델들은 옷걸이 걸린 속옷들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불황의 여파가 홈쇼핑에서 속옷모델까지 퇴출시킨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6개사 체재가 되면서 경쟁이 심해진 홈쇼핑사들이 제작비 줄이기에 돌입하며 속옷 모델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GS샵 김현정 PD는 "TV홈쇼핑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올해로 17년, 이미 홈쇼핑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홈쇼핑 초창기에는 속옷 모델들을 기용해 시선을 끌고 채널 서핑을 멈추게 했던 방송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실제 속옷을 구매하는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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