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한중FTA가 타결되면서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등 경제패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도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FTAAP는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협력 구상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하는 성격이다.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패권국가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각축이 경제로 표현되는 방식이다.
중국으로서는 한중FTA 타결로 한중일FTA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FTAAP 등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FTAAP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에이펙 정상회담을 눈 앞에 두고 한중FTA를 타결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다자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FTA를 타결함으로써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맹주가 자신이라는 점을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한중FTA 타결 시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FTAAP를 추진하는 중국이 에이펙을 앞두고 한중FTA카드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7∼8일에는 에이펙 합동각료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21개 회원국은 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에 합의하고 오는 2016년까지 공동전략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에이펙 회의를 통해 FTAAP가 개념 단계이던 부화기에서 로드맵을 마련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자평과는 달리 TPP를 주도하는 미국과 이에 동조하는 일본의 반대 때문에 중국이 원래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중국은 FTAAP를 오는 2025년까지 실현하고 이를 위한 타당성조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려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인해 무산됐다는 것이다.{RELNEWS:right}
파이낸셜타임즈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이 FTAAP를 띄우려는 중국의 노력을 성공적으로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패권을 차지하려는 두 대국의 힘겨루기는 일단 각료회의의 합의 내용을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하는 선에서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펙 정상회의는 오는 10일 시작됐고, 오는 12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