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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찔린 버스기사 "10곳 찔렸지만 승객들 외면"



사회 일반

    칼에 찔린 버스기사 "10곳 찔렸지만 승객들 외면"

     



    -내던지며 요금 내, 욕설하며 폭행
    -소형칼로 목, 머리등 10여 곳 습격
    -욕들어도 불량기사될까봐 대꾸못해
    -원하는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피해자 허00 (대구 버스기사)

    이틀 전인 8일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가 있었습니다. 대구의 한 20대 여성이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의 목 부위를 소형 칼로 내리찍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기사와 당시 탑승했던 승객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대중교통 운행의 안전 문제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아찔했던 그런 사고였죠. 당시 사고 경위는 어땠고, 승객들과의 마찰에서 겪는 버스기사분들의 고충은 무엇인지 직접 피해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당일 대구의 시내버스를 운전하셨던 분이세요. 허 모 기사님입니다. 기사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허○○>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병원에 계신 거죠?

    ◆ 허○○> 네. 치료하고 있는 중입니다.

    ◇ 박재홍> 지금도 많이 아프신 것 같은데요. 상태가 어떤가요?

    ◆ 허○○> 지금 봉합수술하고 사진 같은 거 찍고 그렇게 치료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아프신 힘든 상황에도 저희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일단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까요.

    ◆ 허○○> 그날 아침에 눈이 굉장히 많이 와서 시내버스가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교통이 혼잡한 가운데 그 손님이 정류장에서 승차를 하면서 성질이 났는지 요금을 요금함에 거의 던지다시피 집어넣기에 제가 얘기했죠. “요금을 그렇게 던지시면 어떡합니까” 이렇게 제가 얘기하니까 바로 욕설을 하면서 저에게 말을 했어요.

    ◇ 박재홍> 당시 동전 10여 개 정도를 집어던지듯이 요금함에 던졌다는 이런 말씀이세요.

    ◆ 허○○> 네. 너무 심한 욕을 하기에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라고 물어보니까 ‘내가 하는 방식으로 했다’ 이런 식으로 또 욕을 하면서 얘기하더군요.

    ◇ 박재홍> 오히려 욕한 것을 뭐라고 지적하니까 그 승객은 그냥 ‘내가 평상시 하던 대로 했다.’ 이렇게 반응을 하신건데...그 후에 버스가 운행을 하던 상태였습니다. 그 다음에 결국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그 여성은 자리에 앉아있었던 거죠?

    ◆ 허○○> 네, 맨 뒤쪽에 앉아 있다가 운행 도중에 그 승객이 걸어 나오고 있었어요.

    ◇ 박재홍> 뒤에 앉았다가 갑자기 앞으로요?

    ◆ 허○○> 네. 바로 저 쪽으로. 처음에 저는 주먹으로 때리는 줄 알았는데 그 주먹에 바로 칼이 쥐어져 있었어요. 바로 몇 번 때리는 걸 제가 막으면서 주먹을 맞았는데 목 뒤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보니까 피가 많이 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주먹으로 때린 줄 알았더니 주먹 안에 칼을 숨겨서 칼로 찔렀던 건가요?

    ◆ 허○○> 네.

    ◇ 박재홍> 어떤 칼이었습니까?

    ◆ 허○○>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고 굉장히 예리한 칼이 있어요, 스위스제인데. 그 여성이 손에 칼을 잡고 있기에 막아야 되겠다 싶어서 손으로 막았죠. 그렇게 막았는데 계속 요동을 치면서 저에게 공격을 했어요.

    ◇ 박재홍> 소리를 지르면서 계속 칼로 찌른 거네요. 어디를 찔리신 건가요?

    ◆ 허○○> 지금 헤아려 보니까 한 10여 군데에 칼날이 스쳐지나갔네요. 머리에도 2군데 스쳐지나갔고 목 부위 그리고 귀 안에 이런 식으로 총 헤아려 보니까 한 10군데 찔렸네요.

    위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없음

     

    ◇ 박재홍> 그래서 봉합수술까지 받으신건데.. 이 버스 안에서 심각하게 몸싸움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말린다거나 제지를 안 하셨습니까?

    ◆ 허○○> 버스 승객들이 참 야속하게도 전부 구경만 하고, 하물며 112에 신고도 안 해 주대요. 그래서 제가 직접 한손으로는 흉기든 여자 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 112에 제가 직접 신고했습니다. 승객들도 그냥 야속하게도 보고만 있대요.

    ◇ 박재홍> 승객들이 몇 분이나 계셨는데요?

    ◆ 허○○> 한 7, 8명 정도 되었을 겁니다.

    ◇ 박재홍> 8명 정도 있었던 승객 중에 아무도 함께 제지를 해주거나 경찰에 신고해 주는 분이 없었다는 게 더 안타깝네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가해자가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현장에서도 그런 느낌 받으신 건가요?

    ◆ 허○○> 아니요. 그런 거는 못 받았고 경찰서에 진술하러 가서 그 여자 쪽에서 남자들에 대한 적개심이 있고 우울증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건 제가 이해를 못 하는 거죠.

    ◇ 박재홍> 정말 많이 놀라셨겠습니다..혹시 선생님은 버스 운행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 허○○> 한 20년 다 돼가요. 한 17~18년 정도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럼 20년 가까이 하셨는데 지금까지 승객들에 의한 폭행이라든지 어려운 승객들을 만나신 적이 있었습니까?

    ◆ 허○○> 저 같은 경우 술 취한 승객도 몇 번 이야기해서 안 되면 경찰 아저씨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몇 번 있었죠.

    ◇ 박재홍> 어떤 경우였습니까? 실제로 승객이 술에 취해서 기사님께 위협을 가했던 건가요?

    ◆ 허○○> 그렇죠. 술에 취해서 ‘버스를 못 타게 한다’느니 ‘너는 시내버스 몰 자격이 없다’든지 그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죠. 솔직한 기사는 저한테 이런 얘기도 해요. ‘차비 안 내고 승차해도 그냥 눈 감아준다고.’ 그래서 왜 말을 안 하냐고 하면 물어보면 뭐라고 말을 하면 불량 기사라고 또 고발당한대요. 그런 식으로 기사들이 말을 못 하는 거, 그런 게 제일 큰 문제죠.

    ◇ 박재홍> 그렇게 고발당하면 실제로 어떤 불이익이 있습니까, 우리 기사님들에게?

    ◆ 허○○> 저희들은 시에 가서 해명해야 하고 그다음에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내야 되고 그런 고충이 많아요. {RELNEWS:right}

    ◇ 박재홍> 이번 사건을 당하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허○○> 너무 비참하네요, 제 자신이.

    ◇ 박재홍> 계속 일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드실 것 같네요.

    ◆ 허○○> 네.

    ◇ 박재홍> 버스를 이용하시는 손님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겠습니까?

    ◆ 허○○> 요즘에는 우리 기사분들이 생각하는 의식이 많이 바뀌어져 가고 있는데 우리 손님들께서도 조금 기사들이 잘못하시더라도 고발 같은 식으로 하시지 말고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고 조금 따뜻하게 대해 주시면 기사들도 손님들한테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할 것이고 앞으로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네..건강 빨리 회복하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버스 승객에게 공격을 당했던 대구의 피해 버스기사 연결해서 말씀 들어봤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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