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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남은자의 몫" 부산외대 참사 그후 10개월



사건/사고

    "슬픔, 남은자의 몫" 부산외대 참사 그후 10개월

    [2014 부산, 1년을 돌아본다⑥]

    부산 CBS는 올 한해 부산의 주요 발자취를 돌이켜보는 연말 기획보도 '2014 부산, 1년을 돌아본다'를 준비했다.

    오늘은 여섯 번째 순서로 무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외대 참사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로 꽃다운 학생 9명의 숨졌다. 사건 발생 10여개월이 지난 지금,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원조성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지난 2월 17일 밤 9시 7분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 오션 리조트 내 실내 체육관.

    스무 살의 설렘으로 가득 차 있던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장이 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비명만 들어찬 아비규환으로 바꿨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체육관 지붕이 약 50cm 이상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은 것.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 학생들을 사력을 다해 출구로 뛰었지만 입구 쪽도 붕괴돼 문틀이 변형되면서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꽃다운 학생 9명, 이벤트 회사 직원 1명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 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생과 사를 오가는 생지옥 속에서 미얀마어과 양성호(25) 군은 후배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버텨, 참어"라고 외치며 후배들을 구하던 양 군.

    끝내 자신은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준 채 현장에서 눈을 감고 말았다.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 세워질 추모비 이미지. (사진=부산 CBS)

     

    그 후 10여 개월이 지난 지금.

    희생자들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치열하게 병원 치료를 받아온 중상자 7명 가운데 6명도 기나긴 병원생활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골반과 하반신 골절 등 중상을 입어 한때 생명이 위태로웠던 미얀마어과 신입생 장연우 학생은 30여 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도 아직도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랜 병원생활로 복합통증증후군에다 피부 괴사로 인해 수십 차례 수술을 받고 있는 힘든 상황이지만 장양은 생의 끈을 부여잡고 학교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 사건 당시의 트라우마로 불면과 우울증을 호소하던 학생 161명이 학교에 설치된 정신상담센터에서 상담, 치료를 받았다.

    '산 자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희생자 고혜륜 학생의 유가족이 보상금 2억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고 중상자 학생들도 5백만 원씩 모두 4,5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해 학교 정상화에 큰 힘을 보탰다.

    꽃봉오리 한번 피워보지 못한 채 져버린 9명을 위해서 부산외대 측은 교내에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추모비는 큰 원안에 새가 날개짓 하며 날아 오르는 형상으로 숨진 학생 9명의 이름과 그들을 추모하는 글귀로 채워져 있다.

    부산외대 정용각 대외부총장은 "추모공원 건립과 관련해 유가족과 논의한 끝에 추모비 디자인과 글귀를 마무리했고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라며 "시간이 지나도 후배들이 희생자들을 잊지 않도록 그들을 기리고, 앞으로 이 같은 아픔이 더 없도록 다짐하는 분위기의 추모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슬픔과 악몽 같은 기억.

    이제 부산외대 남산 캠퍼스에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삶을 이어가려는 노력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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