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자료사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19일 "언론인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안)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가 있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확신이 드러남에 따라, 2월 국회 중 법안통과 가능성도 낮아지는 양상이다.
이 원내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언론의 자유나 국민의 알권리의 가치가 김영란법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충되면서 자칫 훼손될 개연성 있다. 김영란법 대상에 언론인을 포함시키는 것은 대단히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도 "김영란법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하자는 것인데, 언론 자유가 침해될 때 언론자유가 더 우선돼야 한다"면서 "2월 국회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끼리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부작용이 거론돼왔다. 언론인이나 어린이집 교사까지 적용대상에 넣어 규제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정당한 민원과 부정청탁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으며,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에 권한이 과도하게 부여돼 악용 소지가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런데 이 원내대표는 굳이 '언론자유'를 강조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두고는 우선 소통이나 감시 등 언론 본연의 기능을 중시해온 이 원내대표의 개인적 성향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충남도지사 시절, 도내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정반대 정치성향의 교수를 책임자로 모셨다. 두 사람은 지역방송국 토론에서 치열하게 싸우던 사이였다"고 '소통'의 일화를 소개했다.
아울러 당초 입법 취지가 왜곡돼 언론의 감시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판단도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법안 제안 시점은 2011년 6월로, '스폰서 검사'나 '그랜저 검사' 등 '권력을 가진' 공무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던 때다.
이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는 검사 등의 무소불위 권력을 제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특별감찰관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냈다. 그렇다면 언론의 권력 감시기능을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발언이 이 원내대표 개인의 소신 차원이 아니라, 당 전체의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이 원내대표는 "독소조항은 고민하되 원안의 취지를 훼손시키지 않겠다"(지난해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법사위는 정무위 판단을 존중해 신중하게 처리하길 기대한다"(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는 식으로 발언해왔다. 법안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걸 표시하면서도,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그러다가 이날 법안의 문제점을 특정해서 지적한 것은, '그래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 법안의 부작용을 크게 걱정한다. 그래서 이 원내대표가 총대를 멘 것"이라며 "야당에서도 법안 처리를 마냥 환영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