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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눈을 뜨고 위안부 '산 증인'인 나를 보라"



미국/중남미

    "아베는 눈을 뜨고 위안부 '산 증인'인 나를 보라"

    • 2015-04-24 07:16
    "내가 직접 겪은 산 증인입니다. 아베는 눈을 뜨고 역사적 증인이 이렇게 있다는 것을 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기에 왔습니다."

    24일(현지시간) 낮 미 의회 레이번 빌딩의 한 사무실은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 기자들로 가득 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7) 할머니의 증언을 듣기 위해서다. 이 할머니는 다음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 19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이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겪었던 '성노예'로서의 삶을 털어놨다. 16살 어린 나이에 한밤중 일본군에 끌려가 대만에 있는 일본군 가미가재 부대에서 지옥과 같은 시간을 견뎌야 했다.

    군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면 돌아온 모진 매질과 전기 고문. 그때 고문으로 지금도 온몸이 저린다고 했다.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다.

    이 할머니는 "내가 위안부 역사의 산 증인인데도 아베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아베 앞에 역사의 산 증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 의회 연설 때 나를 아베가 볼 수 있는 곳에 앉게 해달라"고 했다.

    또 "아베는 바른말로 그리고 양심적으로, 또 법적으로 공식 사과를 하고 내 인생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에게 '내가 다 해결하고 왔다'고 이야기 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아베의 사과를 듣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한 것은 일본 국민과 젊은 세대를 위해서이고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이 끝난 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아베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이정실 회장)이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워싱턴한인연합회 임소정 회장, 국제사면위원회(AI) 워싱턴지부의 티 쿠마 국제옹호국장,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 아태지역 2차 세계대전 만행 희생자 추모회 제프리 천 회장,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쿠마 국장은 "이 할머니와 같은 분들이 살아 있을 때 사죄해야하는데 아베 총리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헬핀 연구원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일본의 영웅"이라면서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아베 총리 대신 무라야마 전 총리를 초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회장은 "아베 총리가 지금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미래의 역사에 의해 규탄 받을 것이고 주변국과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부회장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범죄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지금처럼 부인한다면 일본은 정상국가가 절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기자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일본은 그동안 여러차례 사과하고 보상금도 지급했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정실 회장은 "과거 민간 차원에서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들어 위로금을 주겠다고 했을 뿐 지금까지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며 "우리는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등은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는 오는 28~29일 미 의회 앞에서 700여명이 참석하는 평화 시위를 갖고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반성과 사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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