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영국 여왕이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영국이 한바탕 소동을 빚은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이 나오면서 영국 왕실과 독일 나치의 관계에 관한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혹시 보셨나요?
◇ 여왕은 당시 7세로 '어린 소녀'에 불과
공개된 영상은 1933년에 찍은 것으로 영상 속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7살이었습니다. 어린 소녀에 불과했습니다. 영상에는 어머니, 여동생 마가렛 공주와 함께 웃으며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여왕이 1차 세계대전으로 적대국이 된 독일의 나치즘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는 충격적인 소식이 분명합니다.
영국 왕실 측은 "여왕은 당시 어린 나이였으며, 그저 TV에 나오는 동작을 따라 했을 뿐" 이라는 입장입니다. 버킹엄 왕궁은 이 장면을 "놀이 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이들 놀이를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겠느냐는 뜻이겠죠.
잘 알려진 나치 전문가이자 런던대학 역사 연구소 소속 카리나 우르바흐 박사는 "여왕은 세계 2차대전에서 영국의 기록과 의무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며, 아무도 여왕에게 나치 독일에 공감했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상이 찍혔을 당시 여왕은 어렸으며 나치의 잔학행위가 널리 알려지기 오래 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학자 제임스 홀랜드 역시 "영상 속에서 이들은 모두 웃고 있다. 크게 웃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는 큰 농담이라고 볼 수 있다"며 "영상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영상이 찍힌 1933년 당시 히틀러는 초기 독일 연립정권의 총리로 임명되었고 나치는 급격하고 무자비하게 정부를 넘어선 권력을 통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변 국가들은 아직까지 나치즘을 위협적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영상 만으로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나치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성급하다는 겁니다.
◇ 영상에 같이 나오는 '에드워드 8세'는 누구인가그럼에도 학자들은 이 영상이 1930년대 독일과 영국 왕실의 관계에 관해 중요한 새로운 화두를 던질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는데요.
당시 영국 왕조는 독일과 친인척 관계를 두고 있는 인물이 많았습니다. 런던대학 연구소 측은 히틀러의 움직임은 1929년부터 빠르게 성장했으며 왕실의 많은 독일 친척들이 이에 매료되었다고 의견을 더했습니다.
영상 속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경례를 하고 있는 여왕의 삼촌 에드워드 8세는 특히 나치에 우호적 입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리나 우르바흐 박사는 "1933년 에드워드는 이미 웨일즈 왕자로 나치 정권을 환영했고 1939년 전쟁이 발발한 후에도 나치 찬성론자였다. 에드워드는 여왕과 마가렛 공주에게 어떻게 경례하는지 가르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에드워드 8세는 1936년 재위에 올랐으나 사랑을 위해 왕좌를 내버린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가 왕위를 포기하고 결혼한 여인은 미국 출신의 윌리스 심슨 부인으로 일각에서는 독일 나치의 스파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RELNEWS:right}
실제로 에드워드 8세와 부인 윌리스 심슨은 1937년 독일에서 히틀러를 직접 만난 적도 있습니다.
영국 왕조 계보를 살짝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1901년부터 지금까지의 왕조를 윈저 왕조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독일계임을 왕조 이름에도 넣었는데요. 윈조왕조의 이전 이름은 작센 코부르크-고터 왕조였습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도이칠란트 제국과 영국이 적국이 되면서 조지 5세 시대인 1917년 윈저 왕조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도 윈저 왕조라고 부르고 있지만 많은 독일인들은 윈저 왕조도 결국은 독일 작센에서 나온 독일계 왕가라고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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