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게 된 상장사 대주주가 모두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재벌 오너 일가로, 정부가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배당강화 정책이오너일가 배불리기의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4일까지 공시된 상장사 배당(보통주 기준)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건희 회장은 모두 총 1천771억6천만원의 현금배당을 받게 돼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이회장 보유지분 3.38%, 배당금 주당 2만원)에서만 997억1천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보유 지분 20.76%)에서 747억3천만원을 받으며 삼성물산(보유지분2.86%)에서도 27억1천만원을 받게 된다.
삼성가에서는 이회장 외에도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72억9천만원의 배당을을 받게 돼 5위, 부인인 홍라희 리움관장은 삼성전자(보유지분 0.74%)에서 216억6천만원의 현금배당을 받게 돼 8위,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67억4천만원으로 3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배당부자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주식 보유로 총 772억9천만원의 배당금을 확보하게 됐다.
정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493억8천만원으로 4위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59억9천만원으로 3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에서 총 257억9천만원의 현금 배당을 받게 돼 6위,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54억9천만원으로 7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원일 골프존유원홀딩스 경영고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구본준 LG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정몽진 KCC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김상헌 동서 고문, 구광모 LG 상무,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도 배당금 백억원 이상을 받게 돼 '배당 부자' 20위 안에 들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87억원)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84억7천만원)은 24위와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20위권 밖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99억7천만원)이 21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84억9천만원)이 25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72억2천만원)이 29위, 허창수 GS 회장(66억3천만원)이 3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재벌 오너일가의 배당잔치는 정부의 배당강화 정책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정액 이상을 투자나 배당에 쓰지 않는 기업에 대해 세금을 더 걷고배당기업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정부가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내논 배당강화정책이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