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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 대구가 변하고 있어요?!



칼럼

    [기자수첩] 우리 대구가 변하고 있어요?!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변상욱의 기자수첩="">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무소속 유승민 후보(대구 동구을)가 1일 오후 대구 신암동 동서시장에서 류성걸 후보(동구갑) 지원유세 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4·13 총선에서 대구가 변화를 겪을지 총선 최대 관심이슈가 되고 있다. 대구의 4·13 총선이 역대 총선과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 대구 내에서도 '친박 대 비박'의 구도가 형성되어 선거민심이 여권에 집중되지 않는다.

    ▲ 박 박 박 하다 보니 대구의 정치가 대구 시민의 것이지 왜 박 대통령 전유물인 것처럼 그러냐는 자괴감 내지는 반발심이 생겨났다.

    ▲ 총선의 본질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나라를 위해 일할 훌륭한 지역인물을 뽑는 것이지 대통령 보좌관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원론적 문제제기. 대통령을 지키고 섬기는 것이 일생의 목표라면 청와대 비서관을 가든지 박사모를 만들어 대표를 하든지 하지 왜 대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달라는 것인가라는 문제제기이다.

    ▲ 장관, 수석 등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진박> 마케팅에 비굴하도록 집착한 것이 역효과를 불러왔다. 대구 지역에서 농반진반 이야기된다는 박 타령이 그걸 보여준다.

    "박이 날아든다 왼갖 잡박이 날아든다
    박 중에는 망할 박, 좌충우돌 감별 박
    요리조리 눈치 박, 이곳저곳 잡박들이
    진박 6인 탈을 쓰고 얍삽하게 날아든다
    이 지역구 가면 쪽박 쪽박
    저 지역구 가면 짐박 짐박…."

    ▲ 친박이라고 해서 현역 의원보다 여론조사에서 뒤지는데도 단수 공천을 받아낸 것 역시 마땅치 않다.

    ▲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옥새투쟁'이 선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면서 집권여당 바람이 약해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가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31일 오후 대구 신매동 신매시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왼갖 잡박이 날아든다

    이런 요인들에 의해 현재 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강세 내지는 막상막하로 여당 후보와 겨루고 있다. 물론 무소속 후보로 당선한 뒤 여당에 입당할 것이 거의 확실하나 여당 공천 후보가 낙선된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아 '여당 대 야당'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진 것도 변화를 예측케 하는 이유 중 하나. 수성구갑의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결에서 야당의 김 후보가 우세를 유지한 채 흔들리지 않고 있다.

    대구의 유권자들은 1988년 13대 총선 이후 국회의원 자리와 1996년 첫 지방선거 이후 대구 자치단체장 자리를 지금의 보수여당이 독점할 수 있도록 표를 몰아줬다. 대구는 권도權都라 부를 만큼 권력창출의 핵심지역이다. 대통령만 대구.경북에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4명이 탄생했다.

    그러나 옛날부터 대구가 보수집권의 핵심 요지였다고 여긴다면 오해이다. 1946년 대구 폭동사건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대구지역의 좌익세력이 노동자와 일반 시민들을 규합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고 경찰의 유혈진압은 시민폭동으로 이어졌다. 미군정이 대구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미군과 서울지역의 경찰병력이 직접 출동하고서야 마무리된 대규모 사태이다. 잠깐 곁길로 가자면 이 때 좌파의 핵심인물로 동아일보 구미지국장을 하던 박상희라는 인물이 39살의 나이로 즉결처형되는데 고 박정희 대통령의 셋째 형이다. 이 때 대구의 별칭이 <동양의 모스크바="">일만큼 개혁적이고 좌파적 성향이 강한 도시였다.

    대구를 권도라고 부르나 정작 대구의 현실은 열악하다. 2015년 대구 경북 어음 부도율이 0.38%이다. 전국 평균 0.17%의 2배가 훌쩍 넘는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도 전국 최하위권이다. 전국 평균 대비 64.3%에 불구하다. 청년 취업률도 마찬가지 성적. 이것 역시 낙하산 공천을 받아 등장한 여권 후보들을 불신하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흔히 '영남패권주의' '호남패권주의'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영호남에서 태어나 서울 명문대로 진학해 사법고시 행정고시 패스하고 대기업에서 출세한 이들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패권주의를 형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여야로 갈라져 투닥거리는 듯 하지만 서울이 항상 패권과 기득권을 유지한다. 일종의 서울패권주의이다. 다만 선거 때면 각자 고향에 내려가 표만 쓸어 담아 온다. 대구에서는 이런 상황을 빗대 "출향 정치인들이 대구를 마냥 긁어대면 되는 한도무한의 신용카드로 여긴다"는 말도 나돈다.

    ◇ 컬러풀한 대구? 과연 가능할까?

    대구의 변화를 예감케 하는 또 하나의 불씨는 지난 30일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 1000여명이 "일당 독점의 정치판을 여당과 야당이 공존하는 정치판으로 바꾸어 나가자"며 유권자 참여 운동을 주도하고 나선 것이다.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학계와 종교·언론·의료·문화예술·교육·경제계 인사 1033명은 경북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3 총선에서 대구 변화의 계기를 만들자. 대구의 위상 하락과 침체는 한편으로는 중앙집권-수도권 중심 발전체제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당 독점의 대구 정치 때문이다. 부산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인천에도 밀린다.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것도 대구가 가장 심하다. 30년 가까이 장기간 유지된 한 정당의 독점체제는 시민들의 '묻지마 투표'의 결과이니 일당 일색의 대구가 아니라 여당색깔과 야당색깔이 함께 어울리는 컬러풀한 대구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가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31일 오후 대구 신매동 신매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미 호남에서 보수여당이 교두보를 확보했기에 이번은 영남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중도 지역의 여론도 은근한 부담이다.

    과연 변화의 바람은 거세게 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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