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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틀리면 '탕! 탕!'…최악의 총기사고 근본적 이유는?

미국/중남미

    수틀리면 '탕! 탕!'…최악의 총기사고 근본적 이유는?

    외국에 무력행사하는 미국, 일상화된 폭력이 문제

    미국이 50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총기사고로 혼돈에 빠졌다.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범행 직전에 극단적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맹세를 하고, 2013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범을 언급했다고 보도가 나오면서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마틴이 평소 동성애에 대해 반감을 보였고 특별히 종교적이지 않다는 가족 등 지인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사회를 뒤흔든 이번 총기사고는 어렵고도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유독 미국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 국민 한 사람당 총 하나씩 갖고 있는 나라

    올랜도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 (사진=마이스페이스북 화면 캡처)

     

    우선 쉽게 누구나 구입할수 있는 총기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기는 최대 3억1000만정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인 한 사람당 1개의 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에서 "이번 참사는 학교, 영화관, 교회, 나이트 클럽에서 사람들을 쏠수 있는 무기를 누군가 손에 놓기가 얼마나 쉬운지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고 말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에서 총기규제를 추진하는 것은 ‘넘쳐나는’ 총기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의식에서다.

    미 의회는 지난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뉴튼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구매자의 신원조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연거푸 부결됐다.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연방정부가 총기구매를 금지하는 법안도 좌절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2013년과 2015년 자살폭탄 테러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두고 마틴에 대해 두차례의 조사를 벌였지만, 이후에도 마틴은 총기를 합법적으로 가질수 있었다.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에 대한 반대 여론은 그 뿌리가 깊다.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 주의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보다 강력한 총기규제로도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 사건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격에 사용된 무기보다는 사건을 저지른 동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총기 규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 전미총기협회 로비자금으로 연간 1억 달러씩 써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공화당이 계속해서 총기 규제에 제동을 거는 배경에는 막강한 이익단체인 '전미총기협회'가 있다. 대선때마다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화당을 지지해온 총기협회는 이번에도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이 단체는 로비를 위해 연간 1억 달러의 돈을 사용하고 있다.

    총기협회가 총기규제를 반대하는 근거는 국민의 무장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2조다. 이 협회의 슬로건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이다.

    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총을 사용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는 대형참사를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는 경향을 강화시키기 마련이다.

    마틴이 "키스하는 남성 동성애자를 보고 화를 냈다"는 아버지의 증언도 이런 프레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CNN이 인용한 '미국을 포함한 171개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사고 비교 비교서'는 총기 사고 이면에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쳐서라도 유명해지고 싶다는 '모방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분별한 총기 소유와 사용이 총기 사고의 주범이냐를 놓고 논쟁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뾰족한 해법없이 '무장의 권리'에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고 있다.

    좀더 깊숙히 들어가 미국의 '전통적인' 총기사고를 미국의 군사.외교 정책이 낳은 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미국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다. 무어 감독은 1999년에 일어난 컬럼바인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계기로 만든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다큐멘터리도 총기 사용이 얼마기 일상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줬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총기 접근성 등에서 미국과 비슷한 캐나다에서는 총기 사건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 사실에 주목했다.

    영화는 미국이 1953년 이란의 모사디크 정권을 전복시키고 독재자의 집권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과테말라(1954), 베트남(1963), 칠레(1973), 살바도르(1977), 니카라과(1981), 이란(1983), 파나마(1989), 이라크(1991), 수단(1998), 그리고 탈레반 등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조명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무어 감독은 고등학생이 벌인 총기 난사 사건과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현실이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버지가 만든 미사일이 다른 나라로 날아가는 동안 그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을 총으로 쏘고 있었다며 국가적 차원의 폭력이 개인적 차원으로까지 일상화됐다는 비판이다.

    미국의 총기 난사 사고의 원인을 놓고 분분한 의견만큼 해결책을 찾기도 어려운 게 미국의 현실이다. 개인주의의 끝단이 헤어나오기 힘든 '총기 천국'을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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