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현지, 격랑의 소용돌이
- 영국민들 예상 못한 결과에 당황
- 재투표 서명 인원 300만도 넘어
- 잔류지지 지역, 독립 움직임도
- 경제, 불확실성이 제일 큰 문제
- 흔들리는 시장, 실물 경제에도 영향
- 추경, 현 시점에선 별 도움 안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동식(런던 취재, 전 경향신문 기자), 선대인(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탈퇴 51.9%, 잔류 48.1%. 이렇게 브렉시트 최종 확정이 되고 단 하루 만에 전세계 주식시장에서는 5000조원이 사라졌습니다. 우리도 시총이 하루 만에 47조원이 날아갔고요. 환율은 1200원대로 오르는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을 보냈죠. 오늘도 검은 월요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까지 나오는데요. 과연 이 후폭풍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브렉시트 그 이후를 진단해보겠습니다. 우선 영국 분위기부터 살핍니다. 정동식 통신원 연결을 해 보죠. 정동식 통신원 님 나와 계십니까?
◆ 정동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건가. 이런 여론이 영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게 진짜인가요?
◆ 정동식> 네, 그렇습니다. 첫 주말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격랑의 소용돌이다, 또는 SNS상을 통해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정치권입니다. 캐머런 총리는 예상대로 즉각 사임을 발표했고요. 거대 양당 두 곳이 모두 지금 마비 상태가 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분명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탈퇴 쪽에 표를 던진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 중에서도 후회하는 사람들이 지금 있다는 얘기인가요?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건가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건?
◆ 정동식> 미처 아마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해서 당황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추정을 하는데요. 유권자들 중에는 표의 쟁점에 대해 세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고요. 설마 탈퇴가 이기겠느냐 이렇게 투표를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과가 탈퇴 쪽으로 나오고 보니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렇게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위기가 실제로 모여서 지금 재투표 청원 열풍이 불고 있다. 맞습니까?
◆ 정동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몇 명이나 서명 했어요, 지금까지?
◆ 정동식> 오늘 낮까지 현재 300만명이 넘는 걸로 지금 통계가 잡혀 있고요. 이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지금 국가의 엄청난 중대사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에서 효력이 있으려면 국민의 75% 정도는 참여를 해서 최소 6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법을 다시 개정해서 다시 투표하자는 이런 논리입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정말로 재투표로 이어질 가능성, 현실성이 있는 겁니까?
◆ 정동식>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이 국민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게 아니어서 의회의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거부가 되면 다시 실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캐머린 총리가 재선거는 없다고 천명을 했고, 지금도 충분히 혼란스러운데 (재투표를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뒷감당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 있는 전문가들은 정치적 자살골이 될 것이다,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투표를 해서 또 받아들이겠는가 이런 문제가 또 생기는 거죠?
◆ 정동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세대별로 갈라지고 지역별로도 표심이 나뉘어져서 나타났어요. 지금 분석을 해보면. 그래서 스코틀랜드지역. 여기는 이제 EU 잔류에 지지를 보냈던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독립 요구가 나오고 있죠?
◆ 정동식> 그렇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자치 수반이 스코틀랜드의 EU내 법적지위을 유지하기 위해서 EU내 회원국들과 협상을 시작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영국은 나가려면 나가라, 스코틀랜드는 계속 EU에 남아 있기 위해서 지금 EU회원국들과 머리를 맞대서 방법을 찾아보겠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남아 있는 데가 북아일랜드입니다. 북아일랜드는 우리가 영국을 나가서 EU 국가인 아일랜드와 합치겠다 이렇게 지금 주장들이 더불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그쪽은, 그 논의는 현실성이 있습니까?
◆ 정동식> 이 두 군데는 계속해서 지금 독립을 하겠다는 것이 나오기 때문에 만약에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는 쪽으로 추진하면 북아일랜드도 아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탈퇴 시기를 둘러싸고도 이야기가 여러 가지가 많아요. 그러니까 영국은 좀 천천히 하자 추진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런 이야기를 탈퇴파들도 하고 있고요. 반면에 EU 국가들은 너희들 결정했으면 빨리빨리 나가라, 이거 왜 이렇습니까?
◆ 정동식> 이번 투표를 이혼에 한번 비유를 해보자면요. 영국이 다 결정을 했고 온 동네방네 우리는 이혼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지금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협상이 시작되는데 도장을 찍을 사람이 없습니다. 이 잔류를 주장했던 총리는 이미 사퇴의사를 밝혔고 새 총리는 10월에야 지금 뽑는다고 하니, 그 안에는 탈퇴설을 전달하려고 해도 전달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어서 협상이 개시가 안 되고 있는 겁니다.
반면 EU 입장에서 보면 이미 영국은 이혼하기로 다 이렇게 결정된 배우자인데 계속해서 한집에 살다보면 남아 있는 이웃이나 가족들한테도 이게 지금 도미노 탈퇴가 있을 수 있으니.
◇ 김현정> 한마디로 가정 분위기를 망치는 거군요. 빨리 안 나가면?
◆ 정동식> 그렇죠. 빨리 헤어져서 제 갈 길을 찾자, 이게 지금 EU리더들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영국이 이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는 데는, 사실상 탈퇴 후에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이런 영향도 있지 않습니까?
◆ 정동식> 맞습니다. 그리고 탈퇴파들이 (투표 전에는) 다 준비가 돼 있다고 이야기 했는데 실제로 이기고 보니까 그렇게 세밀하고 치밀한 준비는 안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여기까지 런던 현지 분위기, 그야말로 격랑 속에 쌓인, 사회 전반이 다 그러네요. 전해 들었습니다. 정동식 통신원 고맙습니다.
◆ 정동식> 네, 수고하세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61.47p (3.09%) 하락한 1925.24로, 코스닥 지수는 32.36p (4.76%) 하락한 647.16로 마감했다. 더불어 파운드 가치는 장중 10% 가까이 폭락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김현정> 설마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지금 전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얼마나 언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특히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짚어봐야겠죠. 선대인 경제 연구소의 선대인 소장 이어서 연결합니다. 선대인 소장님 나와 계세요?
◆ 선대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금융시장의 후폭풍이 정말 패닉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 아니, 이렇게까지 브렉시트에 민감한 이유는 뭡니까?
◆ 선대인> 뭐 불확실한 것 때문에 그렇겠죠. 경제라는 것은 사실 이제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선대인> 그런데 이게 아시다시피 사실 정치적 이슈로 시작이 됐단 말이죠. 그런데다가 한편으로는 앞으로 전개될 양상 자체도 어떤 경제적 논리보다는 사실은 정치적 논리가 굉장히 강하게 작용할 거란 말이죠.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이제 영국뿐만 아니라 EU 안에서 이런 흐름에 자극을 받아서 도미노 탈퇴가 일어난다든지 그런 이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생각할 때 현재 불확실한 측면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일단은 안전한 쪽으로 이렇게 대피하는 그런 자금 흐름들이 이제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거든요.
그러니까 좀 위험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 같은 것들은 팔고 떠나고. 또 각국의 국채 가격은 오르고 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이는 미국 달러라든지 엔화라든지 또 금이라든지 이런 쪽으로 이제 자금이 몰리는. 그럼 큰 타격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결국은 불확실성.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도대체 뭐가 펼쳐질지 모르니까 모두가 불안해하고 이게 제일 문제에요?
◆ 선대인> 그렇죠. 앞날이 지금, EU의 앞날에 또 영국의 앞날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지금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탈퇴 도미노 현상으로 정말 이어질 것이라고 보세요?
◆ 선대인> 이 역시 이제 향후에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서 많이 다를 텐데요. 뭐 가능성은 일단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하고 EU의 협상 과정이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중요한 것 같은데요. 그리고 또 영국이 향후에, 지금 단기적으로는 영국 자체가 이제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파운드화가 폭락한다든지 주식시장이 폭락한다든지 이런 흐름이 있는데. 그게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 중장기적으로는 위기가 이렇게 확산된다면 그 문제가 결국, 도미노 탈퇴를 생각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 볼 때 우리가 섣불리 탈퇴했다가는 영국처럼 될 수도 있구나. 그런 우려가 증폭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처럼 탈퇴 도미노 움직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금융시장의 흔들림이 실물경제로까지 옮겨갈까 이 부분이 걱정이 되는데 조지 소로스는 실물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랬네요?
◆ 선대인> 그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죠. 왜냐하면 금융시장이라는 것이 사실 실물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또 영향을 주기도 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선대인> 대표적인 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인데요. 이번 파장이 사실 그만큼 당장 커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이 좀 들긴합니다마는 어쨌거나 지금 특히 영국 같은 경우는 EU하고 헤어지면서 그동안 EU회원국으로서 받던 어떤 수출상의, 자본상의 혜택을 이제 못 받게 되는 거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생기면서 특히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 경제라든지, 이런 나라에서 자금들이 빠져나가면서 사실 또 한편으로는 그 금융위기가 경제 침체를 더욱 부추기는 그런 양상이 일정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선대인> 제가 보기에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주식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 같고요. 그러니까 이미 금요일날 상당한 충격을 받았죠.
◇ 김현정> 한 3% 폭락했습니다.
◆ 선대인> 네. 코스피는 3%, 코스닥은 한 4.7% 이렇게 떨어졌는데. 오늘 장이 또 열리면 어떻게 될지 지금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듭니다만 상당 기간은 약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요. 왜냐하면 일단 외국계 자금들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위험자산에서 떠나서 이제 안전자산으로 일단 도피하고 보자.
◇ 김현정> 특히 우리나라는 외국계 자본이 너무나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 선대인> 그렇죠. 외국계 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고 또 한편으로는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아무래도 좀 불안하다고 생각하면서 빠질 가능성이 높고요.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영국계 자본들의 투자 비중도 상당히 높습니다.
미국에 이어서 이제 영국계 투자자를 보면 2위 정도 되거든요.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본 중에. 특히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한 15% 정도가 영국계 자본일 정도로 상당히 영향이 큽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금융시장에만 그칠 것이냐, 최근에 재건축 열풍 대단했어요, 부동산. 이런 거품도 빠질 것이라고 보세요?
◆ 선대인> 사실 부동산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단기적인 상황에 그치고 또 한편으로는 이것이 이제 지금 정부의 각종 재정부양책, 지금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한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 선대인> 또 한편으로는 이런 경제위축에 대응해서 정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그러니까 한국은행을 통해서 추가로 인하한다든지 또 부양책이 더 이어진다고 하면 부동산은 지금까지 이제 금리인하라는 그런 이유에서 특히 재건축단지 같은 경우는 단기적으로 금리인하 흐름에 따라서 이게 투기 요소가 되게 강하게 되어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이게 연장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들기는 합니다.
◇ 김현정> 단기적으로는.
◆ 선대인> 그런데 다만 불확실성이 커지고 또 그 위험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지금 재건축 가격이 상당히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버블에 가까운데요. 여기서 추격매수가 일어난다 그러면 사실 추격 매수 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굉장히 좀 위험하실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 김현정> 지금 상황을 아무도 모른다는 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불안하게 하는 이런 상황이라는 말씀이죠?
◆ 선대인> 예. 그런 측면이 있죠.
◇ 김현정> 추경은 사실상 확정되는 것 같아요. 주말사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발언 들어보면요. 거의 확정적인 것 같다고 봐야 되죠?
◆ 선대인>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때문에 이렇게 이제 추경을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 상황이 터지면서 정부 입장에서 보면 좋은 핑계거리가 하나 더 생긴 거라고 저는 봐요.
◇ 김현정> 이 방향은 맞다고 보세요?
◆ 선대인> 추경은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사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추경을 하나 안 하나 큰 도움은 안 된다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어려운 게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이거든요. 그래서 주력산업이 잘 안 된다든지 또 가계, 또 기업에 부채가 많다든지. 또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어 있다든지 이런 문제들은 굉장히 사실 되게 구조적인 문제인데요.
구조적인 문제들을 차근차근 조금이라도 이렇게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 충격을 거의 완화하는 측면에서의 추경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추경한다, 안 한다보다는 추경의 내용이라고 저는 봐요. 그래서 우리가 부실기업들을 더 연명해주는 식의 추경이냐, 또는 부동산 거품이라든지 이미 단기부양책을 통해 그걸 하느냐보다는 오히려 좀 저소득가계라든지 이런 가계들의 실질소득을 좀 올려주는 그런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선대인 소장님, 고맙습니다.
◆ 선대인>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선대인 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까지 만나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