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두심 씨. (사진=자료사진)
제주예술인총연합회(제주예총)가 회장이 유용한 공금을 결손처리 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용된 공금은 배우 고두심 씨가 제주예술발전을 위해 제주도 일주를 하며 모금한 기금이다.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씨는 지난 2002년 10월 연기생활 30년을 맞아 제주에서 7박8일간 200㎞를 걸었다. 이때 성금 1억여 원을 모아 제주예총회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했다.
제주 문화 발전을 위한 고두심의 사랑과 시민들의 열의가 만들어낸 성금이었다.
하지만 이 돈은 온전히 쓰이지 못했다.
지난 2005년 제주예총 서정용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제주민속관광타운 직원 급여를 위해 이 돈을 담보로 대출한 뒤 갚지 못했다.
서 회장은 2006년 초 자체감사에서 이 사실이 적발돼 그해 3월 회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예총 이사회는 서 회장 고발 여부를 놓고 의견을 대립하다 지불각서를 받기로 결정했다.
서정용 회장이 제주예총에 낸 각서. (사진=문준영 기자)
하지만 서 회장은 2008년 한차례 100만 원을 입금 한 후 변제를 미뤘다.
이에 예총은 2010년 2월 3일 또 다시 서 회장으로부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천만원씩 변제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
각서에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조치도 따를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이에 서 회장은 2010년 8~12월, 2011년 1~12월 동안 60~200만 원을 입금해 지금까지 1140만 원을 변제했다. 사실상 이자금액도 갚지 못한 것이다. 이후 서 회장은 변제를 멈췄다.
그리고 제주예총은 지난해 2월 정기총회를 열고 나머지 금액을 모두 내부적으로 결손처리했다.
당시 고두심 씨의 기부금은 서 회장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것이 제주예총의 입장이다.
통상 결손처리는 대상자가 재산이 없거나 행방불명 된 경우 등 징수 가능성이 없는 경우 행한다.
당시 정기총회를 개최했던 제주예총 강창화 전 회장은 "이사회에서 결정이 되지 않아 총회를 열었고 11개 단체 3명의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이 돈을 결손 처리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회 회의록에는 불용처리 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결손처리'라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무처장이던 현 제주예총 부재호 회장은 "내부적으로 결손처리를 했으나 이 같은 사실을 서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서 전 회장은 "제주예총 관계자로부터 결손처리 됐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고두심 모금 일주 당시 개인비용로 숙박비와 밥값 등 3000만 원을 썼고 그 이후에 열린 사진전에서도 3000만 원을 사용했다"며 자신이 제주 문화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 전 회장의 주장처럼 도일주와 사진전 등에 본인 돈을 사용 했는지에 대한 자료나 증거는 제주예총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제주예총 부재호 회장은 "나중에라도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이고 받지 못할 경우 어떻게 받아야 할지 앞으로 해결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