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CF감독(구속). (사진=이한형 기자)
차은택 CF감독(구속)이 주도한 '문화융성' 관련 올해 예산이 1300억 원 대부분을 아무런 검증 없이 3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차 감독은 창조경제추진단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맡으며 예산을 제멋대로 주물렀고, 여기에는 홍대 은사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광고계 선배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이 가세했다.
문화융합본부 한 핵심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차 감독이 국정시책인 문화융성 관련 올해 예산 132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을 집행을 시작해 놔 후임 여명숙 단장이 왔을 때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문화창조벤처 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등 사업 명목으로 7700억 원이 넘는 문화융성 예산을 2019년까지 투입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차 감독이 올해 4월 문화융합본부에서 물러나면서 여 전 단장에게 넘겨준 예산은 고작 97억 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1220억 원이 넘는 예산은 평균 60% 정도 집행이 됐고, 이마저도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후임 단장에게는 제대로 보고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여 단장이 자료를 요구하니 부실한 자료가 제출됐고, 예산 집행율이 낮은 초기 사업에 대해선 재검토해보자고 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내부 문제제기에도 "감사를 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 집행 내역에 대해 검증하자는 내부 의견에도 문체부 출신 결제 담당 인사들은 "자꾸 따지지 말라. 이미 다 끝난 것이다"라며 탐탁지 않게 반응했다고 한다.
당시 예산집행은 대부분 문화체육부와 콘텐츠진흥원에서 협의하에 처리했다. 예를 들어 벤처단지 예산 362억 원, 아카데미 예산 294억 원은 모두 진흥원에서 집행했고, 차 감독이 자리를 옮긴 이후 문화창조융합본부는 여기에서 제외됐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이런 과정에서 차 씨 측근인 김종덕 전 장관과 송 전 원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단장도 비상식적인 내부 결제와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다가 한달 반 만에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