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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진실…지금 우리 시대 '베헤모스'는?



공연/전시

    침몰한 진실…지금 우리 시대 '베헤모스'는?

    [노컷 리뷰] 연극 '베헤모스'

    베헤모스(Behemoth) : 명칭의 유래는 히브리어의 '짐승'.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어떤 칼도 통하지 않고 누구도 잡을 수 없는 거대한 괴수를 지칭. 너무나 거대해서 마치 여러 마리인 듯하고 외양이 어떤 모습인지 누구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야말로 아무도 가늠할 수 없는 괴물.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연극 '베헤모스'(연출 김태형)는 우리 사회의 괴물은 '누구' 혹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사고를 치면 늘 돈으로 수습하는 재벌 아버지를 둔 명문대생 ‘태석’.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반칙을 써서라도 살인범도 무죄로 만들 수 있는 변호사 ‘이변’. 그리고 이변의 반대편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검사 ‘오검’.

    이 세 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태석이 저지른 살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이변과 그들을 응징하려는 오검의 파워 게임을 중심으로, 연극은 인간의 속물 근성을 밑바닥까지 파헤치며, 인간의 추악함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보는 내내 관객이 긴장을 풀 겨를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적절한 영상과 효과음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단 한가지 결과만을 원하며 돌진하는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 역시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극 중후반부터 관객의 두뇌 회전이 빨라진다. 범인으로 생각된 '태석'이 범인이 아닌 것 같다는 정황이 나오면서부터이다. 이후 누가 범인인지를 찾아야 하는 관객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연이 종료되면 범인을 찾으려는 관객의 노력은 모두 부질 없다. 돈과 권력은 모두 한패였고, 죽은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결과를 맞딱뜨리면서, 씁쓸함만이 남는다.

    연극은 가상의 공간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투영한다.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좌지하는 세상. 연극은 진실이 침몰하고 거짓이 참을 이기있는 지금 우리 사회를 지독하게도 현실적으로 그렸다.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연극 '베헤모스' 중. (사진=PMC프러덕션 제공)

     

    "아직도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해?" 극 중 나오는 이 대사는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진실을 파헤치려고 노력하지만, 마치 흙탕물을 휘젓는 것 같이, 태석·이변·오검뿐만 아니라 가십 위주로 살인사건을 보도하는 황색 언론, 온갖 추측을 쏟아내는 시민들까지. 사실 모두가 공범이다.

    연극은 지난 2014년 3월 KBS 드라마스페셜에서 방영하며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을 받은 '괴물'이 원작이다. 원작은 2015년 제49회 휴스턴 국제 영화제 TV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베헤모스'는 뮤지컬 '난쟁이들', '젊음의 행진', '형제는 용감했다' 등 꾸준히 창작뮤지컬 작업을 해온 PMC프러덕션이 2011년 '밀당의 탄생'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연극이다. 오는 4월 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한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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