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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에 있어도 꾸는 꿈은 같다



대전

    학교 밖에 있어도 꾸는 꿈은 같다

    [비상(飛上)한 아이들⑦] '멘토'가 된 학교 밖 청소년

    지난해 대전CBS는 가정과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했던 아이들은 사회에서도 '가출·비행청소년'이라는 편견 속에 더욱 움츠러들어야 했다. 만약 사회가 편견 대신 관심과 도움을 준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달라질까? 대전CBS는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편견을 딛고 비상(飛上)한 아이들의 사례를 매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방황하던 내 삶에 악기가 말을 걸었다
    ② 나를 꺼내준 한마디 "넌 원래 그런 애 아니잖아"
    ③ 국회서 꼭 외치고 싶었다…"우리도 할 수 있다"
    ④ 세상을 향해 '희망의 슛'을 날리다
    ⑤ 학교 밖 청소년의 '키다리 아자씨'
    ⑥ 세상은 소년범이라 부르고, 이곳에선 '아들'이라 부른다
    ⑦ 학교 밖에 있어도 꾸는 꿈은 같다
    (계속)


    이해리씨. (사진=김정남 기자)

     

    "저라도 저 스스로를 믿어야 했어요. 주변 친구들마저 제가 엇나갈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이해리(19)씨는 대학에서 피부보건을 전공하고 있다. 해리씨는 피부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다. 본인의 오랜 고민은, 다른 사람들의 피부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열중하는 한해를 보냈다.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고 해리씨는 말한다.

    해리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떠났다. "담임선생님께서 '너는 반 평균을 깎아먹는 아이'라며 자퇴서를 내미셨어요. 중학교 때 방황의 시기가 있긴 했지만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학교도 열심히 다녔는데… 처음부터 저를 안고 갈 생각을 하지 않으셨어요."

    준비되지 않은 자퇴였다.

    외로움보다도, 막막함보다도 무서웠던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친구들마저 연락이 뜸해지며 저와 거리를 뒀어요.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다른 길로 빠질 것이라고 여기더라고요. 참 외로웠어요."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겪게 되는 일들.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때 혼란을 느끼고 좌절하곤 한다. 해리씨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준비해야 했어요. 피부관리실에서 한 달에 30만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일을 하면서도 검정고시를 단번에 합격한 해리씨는 또래들보다 1년 먼저 대입을 치렀다. "학교에 있는 제 친구들은 이번에 대학을 가는데… 연락이 와서 제게 이것저것 물어볼 때면 기분이 묘하기도 해요."

    해리씨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그냥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제가 여태껏 해온 것들을 나누는 건데…"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다른 친구들은 자신이 겪어야했던 시행착오를 줄이고, 누군가에게 좀 더 지지받으며 꿈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학교 밖 청소년이기 이전에, 이들도 평범한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학교 밖에 있어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꾸는 꿈은 같거든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무조건 손가락질하는 대신, '학교 안 다니면 어때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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