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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애도'부터 '출산지도'까지…여성 울린 '이슈'



인권/복지

    '강남역 애도'부터 '출산지도'까지…여성 울린 '이슈'

    '3·8 세계 여성의 날'…한국여성단체연합 '특별상'·'걸림돌' 지정

    "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운동 특별상 ▲성평등 걸림돌을 발표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유엔이 여성 인권 제고를 위해 지정한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요구 등의 시위가 촉발됐다. 이듬해 미국에선 이날을 기념하며 '전국 여성의 날'이 선포됐다. 이후 유엔은 1975년 '세계 여성의 해'를 맞아 3월 8일을 공식적인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기 시작했다.

    ◇ '여성운동 특별상'에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추모 시민들

    지난 2016년 5월 21일 오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현장인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적은 메모지를 붙이고 헌화를 하던 모습이다. (사진=황진환 기자)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에 포스트잇을 붙이는데 동참한 시민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운동 특별상'에 선정됐다.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강남 여성 살해 사건 이후 3만5000여 개의 포스트잇을 써내려간 시민들을 여성운동 특별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에서 직장인 A(23) 씨가 한 주점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다녀오다 여성을 기다리며 다른 칸에 숨어있던 김 모(34) 씨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했다.

    범행 다음날인 18일, 트위터에는 '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 계정이 신설됐다. 계정 창설자는 "5월 17일 새벽 1시 강남역에서 23살 여성이 살해당했다. 이 사건이 묻히지 않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후 게시글에 호응한 시민들의 참여로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애도의 말을 담은 포스트잇, 국화 등이 놓였다.

    사건 당시 A 씨와 일면식도 없던 김 모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무시당했기 때문"이라고 답해 황당함을 유발했다.

    김 씨는 법정에서도 "내가 유명인이 된 것 같다. 이렇게 인기가 많을줄 몰랐다"거나 "어떤 여성이 담배를 피우다 내 발 앞에 꽁초를 던지고 가 갑자기 화가 치솟았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같은해 12월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그는 "범행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 여자애에게 면목없다"면서도 "반성이나 후회의 마음은 들지 않는다"고 모순된 주장을 펼쳤다.

    여성단체연합은 "살인범이 화장실에 들어왔던 남성 6명은 그냥 내보내고 여성만을 기다려 살해했다는 사실이 사건 직후 밝혀졌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이를 '여성혐오 범죄'는 아닌 것으로 선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연합은 이어 "하지만 이 사건의 여성혐오적 맥락을 파악해 애도하는 포스트잇이 강남역에 붙었다"며 당시 널리 알려졌던 글귀들을 나열했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너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이기도 하다", "여자라 살해당했다" 등이다.

    여성단체연합은 "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며 "강남역 10번 출구를 뒤덮었던 포스트잇에 담긴 다짐과 용기는 우리 사회가 성평등 사회로 가기 위한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 '성평등 걸림돌'에 '출산지도' 만든 행정자치부 등

    여성단체연합은 성평등 이룩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여성을 출산 도구화한 행자부 ▲여성 차별을 '관행'으로 치부한 금복주 ▲영화 촬영서 발생한 성폭력을 연기로 치부한 판사 ▲칠레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한국 외교관을 꼽았다.

    지난 2016년 12월 29일 행자부는 '출산지도' 홈페이지(http://birth.korea.go.kr/)를 만들어 '가임기여성분포지도'라는 그림을 공개했다.

    공개 직후 논란에 휘말린 이 페이지에는, 버튼을 누르면 각 시별로 몇 명의 '가임기 여성'이 존재하는지 열람 가능한 메뉴가 있었다.

    여성단체연합은 이에 대해 "'저출산'은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요인이 겹쳐 나온 현상"이라며 "여성의 몸을 도구화해 저출산의 책임을 오롯이 여성 개인에게 전가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같은해 3월 17일에는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에 기혼 여성 재직자가 전무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지난 60여년 동안 ▲사실상 결혼퇴직제를 적용하고 있는 점 ▲외가 경조사 불인정 건 등이 추가로 드러나며 공분을 샀다.

    같은해 12월 2일, 영화 촬영에서 약속되지 않은 폭행·추행을 가한 배우 B 씨는 법원으로부터 '업무상 행위를 한 것'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여성단체연합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전합의 없이 피해자를 폭행, 추행했다"며 "폭행하고 속옷을 찢고 바지 안으로 손을 넣는 등 추행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단체연합 측 설명에 따르면, 당시 검찰은 피고인을 강제추행치상으로 기소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여성단체연합은 이에 대해 "리허설도 없이 촬영됐다"며 "법원의 판단은 '여성 배우에게 사전 합의 없는 노출 연기도 가능하게 한다'는 영화계의 관행만을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 배우를 상품으로 소비하는과정에 동조한 것"이라며 "성폭력이 발생해도 '영화계의 특수성'이라는 이유로 묵인하는 데 법원이 일조했다"고 부연했다.

    같은달 19일,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추행하는 동영상이 칠레 방송국을 통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영상 속에는 가해 외교관이 현지 소녀의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하거나 손목을 잡고 억지로 끌어당기는 모습 등이 나온다.

    이 외교관은 이미 현지에서 다른 미성년자를 추행했던 것으로 알려 칠레 현지의 공분을 샀다. 이후 국내로 소환돼 파면된 후 검찰에 형사고발조치됐다.

    여성단체연합은 "한류에 대한 현지의 관심과 외교관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솜방망이 징계 때문에 성범죄가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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