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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바텐더·쉐프 로봇 등장…내 일자리는?



IT/과학

    바리스타·바텐더·쉐프 로봇 등장…내 일자리는?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카페 X' (유튜브 캡처)

     

    카페 문을 들어서자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손님을 맞는 종업원은 없고 여느 바리스타 대신 로봇 팔이 바삐 움직여 커피를 만들어 낸다. 주문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매장 내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문과 정산이 이루어진다. 지난 1월 30일 미국 첨단 산업의 메카 샌프란시스코에 등장한 무인 커피숍인 '카페 X(Cafe X)'의 풍경이다.

    자동차 생산 공장이나 첨단 반도체 공장에서나 보던 로봇 팔이 주문자의 입맛대로 커피 콩과 메뉴를 선택하면 20초~1분내, 시간당 120잔의 바리스타 못지 않은 커피를 제공한다. 기계학습 기능은 없지만 로스터가 조정하는 재료와 레시피에 맞게 다양한 커피를 만들어낸다. 가격은 8온스 스타벅스 라떼 3.35달러보다 낮은 2.95달러다. 샌프란시스코와 홍콩에 문을 연 이 '카페 X'는 업계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바리스타·쉐프·서빙 로봇 등장…빠르게 확산

    미소로보틱스라는 미국 기술 회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플리피(Flippy)'을 내놨다. 타지 않게 정확하게 뒤집고 익혀 햄버거 빵 위에 올려 놓는다. 감자튀김도 조리할 수 있고 요리 플레이팅까지 가능하다.

    Miso Robotics'의 햄버거 메이커 로봇 (유튜브 캡처)

     

    개발 업체는 플리피가 패티가 잘 구워졌는지, 치즈버거 패티, 치킨, 햄버거 빵의 앞뒤를 구분해내는 등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되어 단순 공정 이상의 기계학습을 통해 더욱 다양한 요리 머신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라며 2019년까지 50여개 매장으로 공급을 확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한 로봇업체는 한 바에 바텐더 대신 얼음을 정교하게 깎는 로봇을 내놨다. 안면 인식 센서를 통해 손님의 취향과 표정을 읽어 술을 추천하기도 한다.

    미국 3D 프린터 스타트업인 '아피스 코르(apis cor)'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한 마을에 3D 프린팅 로봇 팔을 이용해 하루만에 약 38㎡ 크기의 원형 집을 짓는데 성공했다. 콘크리트 인쇄를 통해 집의 구조를 만들면 크레인과 사람이 문과 창문, 바닥, 페인팅을 시공하는 식으로 건축비는 건축비는 1만3682달러에 불과 했다.

    자동차·조선·반도체·물류 등에 사용되던 산업 로봇이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해 서비스 산업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치즈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업체인 멜트(The Melt)는 모바일 주문 및 반자동 기술을 도입해 음식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였고, 잇사(eatsa)라는 자동화 레스토랑 업체는 매장 키오스크나 앱을 이용해 메뉴와 토핑을 정하면 수분 내에 포장된 요리가 스크린 박스를 통해 나온다. 매장에 직원은 보이지 않는다. 주메피자(Zume Pizza)도 로봇 팔을 도입했다. 사람이 도우를 만들면 로봇 시스템이 그 위에 소스를 뿌려 바르고 사람이 다시 토핑하면 로봇 팔이 피자를 담아 오븐에 넣는다.

    로봇에 별도의 자격증이나 보건 검사가 필요하지 않는데다 생산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지고 인력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들의 입장이다. 특히 로봇이 사람처럼 정교하게 요리하거나 공작을 하는 모습은 엔터텐인먼트의 한 요소여서 홍보효과는 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로봇 시스템의 서비스 영역 도입은 높은 유지비용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잇사(eatsa) 자동화 레스토랑. 키오스크나 앱을 통해 주문하면 터치 스크린 박스에 주문 음식이 즉석 가공돼 나온다.

     


    ◇ 기술 혁명이 일자리 빼앗아…로봇세·기본소득제 논란

    로봇 시스템은 여전히 제조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업계는 향후 10년 간 전 세계 제조산업에서 로봇 공정률이 75%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로인해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다. 무인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 택배는 이미 물류 혁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때문에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은 로봇에게 '로봇세'를 징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소득세를 거둘 수 없어 이를 대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달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일을 하면 그 수입에 세금을 부과하여 돈이 정부로 유입되지만 로봇은 일을 해도 세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며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하는 동시에 자동화의 확산을 늦춤으로써 사회가 로봇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브누아 아몽은 로봇세 도입을 통한 기본소득제 공약을 들고 나와 큰 관심을 끌었다. 기본소득제는 국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한다는 제도이다.

    로봇과 인간의 싸움 'KUKA' (유튜브 캡처)

     

    그러나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로봇세 도입에 반대하는 주장을 폈다. "고용시장 혼란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해법으로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은 잘못됐다"면서 "항공기 탑승권 발권 키오스크나 워드프로세서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 모바일 뱅킹 등도 인간의 노동력 활용을 줄였지만 이런 기술에는 과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로봇연맹(IFR)도 '로봇세' 도입이 로봇 산업 발전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광범위하게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재교육과 복지 서비스를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로봇세'나 '기본소득제' 도입을 놓고 전 세계적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세계 경제포럼에 따르면 2020년까지 로봇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볼 스테이트 대학교(BSU)의 비즈니스&경제 연구센터 연구 결과에서도 감소한 공장 일자리의 88%가 로봇과 공장에서 인간의 노동 필요성을 감소 시키는 기타 요인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관련 산업에서 고용이 최고조에 달한 2014년 이후 16만3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고 이는 전체 관련 산업의 30%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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