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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전면금지, 완후이 결과는 韓·中 관계 예고편

아시아/호주

    한국여행 전면금지, 완후이 결과는 韓·中 관계 예고편

    • 2017-03-15 05:00

    15일 한국여행 전면금지 후폭풍과 완후이 한국기업 방영 여부에 관심 집중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에 따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중 관계의 미래가 15일을 기점으로 판가름 나게 될 전망이다.

    15일은 중국정부가 일선 여행사들에게 한국여행상품 판매 전면금지를 통고한 데드라인이자 중국 ‘소비자의날’로 ‘외국기업의 저승사자’라는 중국 CCTV ‘완후이(晩會)’가 방영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미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99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55곳이 사실상 표적성 소방·위생점검 결과 문을 닫는 등 중국의 사드보복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이 한국여행상품 판매 금지라는 목줄을 한층 거세게 옭아매고, ‘완후이’가 전면적으로 한국기업 때리기에 나서게 될 경우 한·중 관계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한국에 드리워진 유커(遊客) 재앙, 전면금지로 피해 더욱 커질까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환전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한형기자/자료사진

     

    지난 2일 중국의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은 베이징의 주요 20여개 여행사들을 불러 “15일부터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하라”고 통고했다.

    국가여유국의 통고는 데드라인인 15일이 되기도 전부터 한국 사회 곳곳에 무서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 상품 예약이 끊긴 여행사들이 하나둘 속출하고 있으며 호텔·면세점·관광지 등은 손님들의 웅성거림이 끊긴지 오래다.

    21개 여행사, 유커 11만 1000여 명의 ‘예약 취소’라는 막대한 피해를 맛본 제주도는 15일 이후부터는 평소 방문하던 중국인 관광객의 70% 이상이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다.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예약취소가 이어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도 중국행 노선 감편에 나서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예약이 부진한 중국행 8개 노선의 운항을 16일부터 감편하면서 다음 달 23일까지로 운항 횟수가 총 79회 줄어든다.

    이달 16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예정됐던 중국행 여객기 1200여편 중 6.5%가량에 해당하는 횟수다.

    중국 노선 의존도가 20%에 가까운 아시아나항공도 운항 스케줄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실제 복수의 베이징의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14일 전화 상담을 한 결과 전화를 건 모든 여행사에서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

    개인이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하기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국립여행사들을 제외한 주요 인터넷 여행사에서는 14일 현재 홈페이지를 통한 한국행 항공권 예매 서비스를 제공했고, 전화를 통한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서도 항공권 예매에 문제가 없었다.

    적어도 개인적으로 비행기표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열어둔 셈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이 한국행 비자 발급 대행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신규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주중 한국 공관들이 직접 개별 중국인들의 관광비자 발급을 접수하기로 방침을 밝혔지만 지난 3~14일까지 공관을 직접 찾아 비자신청을 한 중국인 수는 120여명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을 경우 하루에만 800~1000건씩 몰리던 여행사를 통한 관광비자 신청도 15일 전면 금지를 앞두고 하루 500건 이하로 반토막이 났다.

    변수는 다시 비자신청을 할 필요가 없는 기존의 복수비자 발급자 약 50여만명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것이냐에 달려있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15일부터 한국여행에 대한 전면금지가 실시될 경우 중국인 관광객 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복수비자 발급자가 존재하고 신규 비자발급 창구와 항공권 발매 서비스가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점은 조그만 위안이다.

    실제로 사드 문제로 단체관광상품 판매가 제한되던 지난 춘제(春節.중국의 설연휴) 기간에도 개인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중국인 방문객들이 오히려 더 늘었던 전례가 있다.

    또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요 감소로 인한 피해가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15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여행 전면금지 시행에도 관광업계가 추가적으로 받을 타격은 예상보다 무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이 입게될 피해규모는 전적으로 중국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 CCTV ‘완후이’ 앞두고 긴장한 한국 기업들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외국계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관영 CCTV의 ‘완후이(晩會)’가 방영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한국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991년 첫 방송 이후 매년 3.15 소비자의 날을 맞아 특별 편성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자 특히 외국계 기업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재계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 속임수 사실을 집중 조명하는데, 유독 해외 유명 브랜드가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2015년에는 폴크스바겐, 닛산, 벤츠, 랜드로버 등 수입차의 수리비 과다 청구와 차량 결함 등이 집중 조명됐고, 앞서 2014년과 2013년에는 각각 일본 카메라 업체 니콘과 애플 등이 곤욕을 치렀다.

    한국 기업으로는 지난 2011년 금호타이어가 완후이에 오르내리면서 막대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롯데마트 매장 앞 (자료사진=김중호 기자)

     

    올해에는 사드 문제가 얽히면서 사드 부지 제공이라는 ‘원죄’를 뒤집어쓴 롯데그룹과 한국 기업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특히 롯데의 경우 상당수 롯데 점포와 중국 현지 사무소, 매장, 생산시설, 건설현장 등이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점검을 받았다는 점은 이같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완후이의 성격이 특정 기업들에게 촛점을 맞추기 보다 상대적으로 특정한 주제를 설정해 해당 산업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완후이에서는 중국의 배달앱 '어러마(饿了么)'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집단이 운영하는 '타오바오(淘宝)'의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중국 매체들은 올해 완후이 슬로건이 '인터넷 신용도를 높여 소비자의 우려를 없애자(网络诚信 消费无忧)'라고 보도했다.

    인터넷 신용도가 언급됐다는 점에서 징둥(京东), 텐마오(天猫) 등 중국 굴지의 모바일 상거래 업체가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지 매체들은 웨이상(微商, 위챗에서 활동하는 소매업자)의 불법행위와 외국계 기업 가운데 일본 기업들의 포함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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