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세월호'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을 접한 이들은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영화는 골든게이트픽처스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제작비를 마련 중인 작품으로, 2018년 4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 예정이다.
펀딩 사이트를 보면 영화는 '너무 슬퍼서 한이 된 눈물이 있다'며, '세월호의 슬픈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고, 잊혀지지 않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살아 남아 진실과 희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출 의도에는 "우리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며, "지켜보는 모두의 가슴이 찢어지는 대형 재난 사고를 이 영화 하나로 막을 수는 없을 것이지만, 영화를 보며 같이 마음이 아파와 슬퍼하고, 울면서 가슴 아픈 심정의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다.
감독은 오일권이다. ‘보드피플’, ‘쌍어문의비밀’, ‘거미’, ‘배리칩’ 등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세월호의 진정한 극 영화의 목적은 유가족 한풀이나 정치적 이해의 득과 실이 아니고 오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함이다"라며 "선생님들의 희생정신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지친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던 현실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의 씨앗이 모두의 가슴 속에 뿌려지길 바란다"며, "그 씨앗이 가슴 속에 싹 트고 자라,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창훈과 임성민 그리고 임영서가 출연을 확정했다. 이창훈과 임성민은 희생 학생들의 선생님으로 분한다. 임영서는 종로경찰서 강력계 형사 역을 맡았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캡처)
하지만 취지를 떠나 영화 제작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재난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에서 역사 비극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신파 서사를 결합한 영화들은 얼마나 구리고 끔찍했던가. 제작자 여러분들, 세월호 참사에서 영화가 취할건 비극의 스펙타클이 아니라 부끄러움과 반성입니다. '세월호'가 아니라 '동주'가 더 필요합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세월호 침몰 원인도 안 밝혀졌는데, 장삿속으로 영화를 만들고, 아직 미수습 가족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다시 살리는 짓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오락영화? 이렇게 만들어서는 관객을 절대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펀딩 금액에 따른 혜택도 지적을 받고 있다. 20만 원 이상 후원에 참여하면 제주도 2박 3일 숙박권과 관광코스 무료 입장권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세월호가 제주도로 향하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주 숙박권'을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결국 네티즌들은 영화가 피해자를 위로하거나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하지 못하고 상업적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우려하는 셈이다.
영화는 23일을 기준으로 제작 모금액 241만 1570원을 확보한 상태이다. 목표 금액은 1억 원이다. 모금 마감까지는 39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