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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마지막 비전향 장기수 박봉현 옹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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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마지막 비전향 장기수 박봉현 옹 별세

    전북지역 마지막 비전향 장기수인 박봉현 옹이 25일 별세했다. 사진 왼쪽은 젊은 날 박 옹의 모습. (사진=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전북본부 제공)

     

    비전향 장기수로 32년간 수감생활을 한 박봉현 옹이 지난 25일 오후 5시 32분께 별세했다. 향년 98세.

    박 옹은 전북지역 마지막 비전향 장기수였다.

    1919년 전북 순창군에서 태어난 박 옹은 일본 대정대학 사범대학에 입학했다가 이듬해 일제의 학도병 징병을 피해 중국행을 택했다.

    1947년 연희전문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뒤 순창군에서 교원으로 재직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9월 인민군을 따라 북녘으로 갔고 평양에서 재정건설전문학교 교원으로 일했다.

    박 옹은 1954년 남녘에 내려온 뒤 1960년 6월 20일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향을 거부한 채 32년간 수감생활을 하던 박 옹은 199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특사로 비전향 출소했다.

    이후 전북통일연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북본부, 전북겨레하나에서 고문을 역임했다.

    빈소는 전주 모악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장지는 전주 금상동 하늘자리 봉안당이다.

    교도소에서 박 옹은 '아무리 가혹한 탄압 속에서의 생활일지라도 아름다운 정서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틈틈이 꽃을 가꿨다고 한다.

    당시 박 옹과 함께 복역한 전교조 해직교사인 이광웅 시인은 '박봉현 선생님의 꽃밭'이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다음은 시 '박봉현 선생님의 꽃밭' 전문.

    31개 성상 옥살이를 치루시고
    이제 바깥세상
    선생님은 나왔는데
    선생님의
    세수하러 나갈 때 빨래하러 나갈 때
    출방의 기회마다
    가꾸던 꽃밭
    그때 그 자리
    굳게 닫힌 철문만 간막이진 그대로
    높은 담당 안 간막이진 그대로
    빛과 향기 예대로 발하고 있을거다
    역사처럼 영원처럼
    발하고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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