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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박근혜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속았다

대통령실

    우리가 박근혜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속았다

    태극기 집회를 작동시킨 논리

    - 절실하게 국가가 필요했으나 분단이 원죄
    -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의 정체성을 동일시할 수 밖에 없었던 세대
    - 속도나 효율성을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세대
    - 젊은 세대의 노인네, 할배 취급 속에서 계속 소외된 세대
    - 어쨌든 사회질서는 잡혀야하고 사회는 통합되어야 한다는 생각
    - 태극기 집회는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낼수 있는 기회
    - 자신들의 생각과 존재를 인정해달라는 요구
    - 우리가 속은 것이 아니라 박근혜는 속았다는 논리로 다시 집결
    - 논리가 아니라 처절한 삶을 살았던 세월, 심정으로 서로 이해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6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현숙 (<할배의 탄생=""> 저자)



    ◇ 정관용> 탄핵 국면에 광화문 한쪽에서는 촛불이 타올랐죠.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특검 해체, 계엄령 선포 이런 걸 외치던 분들 있었습니다. 속칭 아스팔트 할배, 아스팔트 할매라 불리는 이분들. 이분들을 직접 좀 만나서 대화하고 이분들의 삶과 이분들의 정치적 주장, 어떤 연결을 갖고 있는지 이분들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를 검토해서 계간 문학동네에 글을 쓰신 분이 있습니다. 지금 직업 자체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이시고 구술생애사 그러니까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대화를 통해서 듣고 그걸 책으로 펴내는 그런 저술가이기도 하신 분이십니다. 최현숙 씨를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현숙> 반갑습니다.

    ◇ 정관용>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일을 하신다고요?

    ◆ 최현숙> 네, 사실 지금은 아니고 작년 말까지.

    ◇ 정관용> 지금은 아니시고?

    ◆ 최현숙> 한 3년 정도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그리고 한 10년 정도 노인복지 현장에서 노인들을 계속.

    ◇ 정관용> 그러셨군요. 평상시에 항상 어르신들을 많이 뵀던. 그러네요, 지난 10년 동안.

    ◆ 최현숙> 지금도 여전해요.

    ◇ 정관용> 그리고 그분들 가운데 몇몇 분씩 만나서 깊이 있게 이야기를 들어서 책도 지금 한 몇 권 펴내셨죠?

    ◆ 최현숙> 네, 지금 이 할배의 탄생이 3권째.

    ◇ 정관용> 할배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책.

    ◆ 최현숙> 책의 주인공들은 8명인데 하여튼 만나온 분들은 수십 명이고 지금은 대구 달성군 우리 박근혜 전 국회의원 지역구. 거기 할머니들 또 대여섯 분들 작업 중.

    ◇ 정관용> 만나고 계시고. 그런데 이른바 태극기집회 사실 탄핵 반대집회라고 불러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는데 그 현장을 내가 좀 가서 내가 그분들을 만나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계기는 뭡니까?

    ◆ 최현숙> 호기심이 먼저죠. 그러니까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분들이 왜 그럴까가 궁금했던 거예요. 어떤 싫거나 어쩌고의 느낌 이전의 그런 것들은 없고 사실은 저한테는 없고. 그분들이 왜 그럴까 이해하고 싶고 그 왜 그럴까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살아온 내력들. 생애 경험들. 이런 것들이 중요하고 그것을 통해서 현재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 정관용> 그래서 몇 번 가셨어요, 집회 현장에?

    ◆ 최현숙> 태극기집회는 촛불집회보다 훨씬 많이 갔어요.

    ◇ 정관용> 연구 목적으로?

    ◆ 최현숙> 그렇죠. 연구이기도 하고 관찰과 기록의 목적으로.

    ◇ 정관용> 제가 오늘 기사를 보니까 카페 박사모에도 일부러 가입하셨다고.

    ◆ 최현숙> 그렇죠. 박근혜를 사랑하십니까? 네, 이렇게만 하면 가입이 돼요.

    ◇ 정관용> 거기 가입하신 이유는 거기 어떤 글들이 올라오나 이런 거 보시기 위해서고. 좋아요.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갑시다. 호기심에 이분들이 왜 이럴까를 알고 싶어서라고 하셨잖아요. 그래, 왜 그러시던가요? 그분들의 삶과 어떤 생각들이 읽혀지고 보여졌습니까?


    <할배의 탄생=""> 저자 최현숙 작가

     



    ◆ 최현숙> 저는 그분들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꼭 젊은 세대라고 이렇게 통칭해 버릴 수는 없지만 그런 사람들과는 다른 시대를, 다른 시절을, 다른 상황을 살아오신 분들이죠. 그래서 특히 그분들을 이제 일제 국가가 계속 위태로웠던 혹은 없었던 상황. 일제와.

    ◇ 정관용> 전쟁.

    ◆ 최현숙> 해방. 그리고 좌우 갈등, 전쟁 그리고 이어진 분단. 국가라는 것이 끊임없이 없거나 위태롭고 혼란스러웠던 그 시절을 살아오고 결국 남한 정권을 자기의 전부로, 자기의 나라로 선택하게 된. 선택이든 그렇게 주어졌든. 그 속에서 특히 가난이라는 빈곤이라는 그 시대의 어떤 경제적 상황도 문제가 됐을 테고 그런 속에서 어쨌든 국가가 절실했던 거죠. 그리고 또 그 시기에 박정희 정권이라든가 이어진 전두환 정권도 마찬가지고 군사독재정권들이 국가주의라는 혹은 전체주의라는 명목 하에 국가 안보. 특히 분단 상황에서의 국가 안보. 저는 여전히 분단이 지금도 원죄라고 생각을 해요. 한국사회의 원죄인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을 해요.

    ◇ 정관용> 그렇죠.

    ◆ 최현숙> 그리고 그것과 또 하나는 경제 성장. 이 두 가지 모토로 하는 국가의 논리를 끊임없이 홍보를 하고 그것으로 그러니까 국민들을 시민이라기보다는 그때는 국민이죠. 국민들을 통합해냈고 강제해냈고 혹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개개인들의 기억조차도 상당히 왜곡해내고 국가의 기억만을 강제했죠. 그것은 교육이라든가 다양한 미디어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래서 그런 것들에 노인들이 세뇌되었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하여튼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 지배세력들의 어떤 국가관, 정체성을 동일시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시절을 살아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이분들이 90년대, 2000년 들어와서 맞이하는 시절들은 그분들로서는 그 속도나 효율성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신자유주의, IT, 4차 산업시대, 6차 산업시대. 이런 어떤 속도나 효율성을 감당할 수 없는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는 어렵고 이 세대 속에 섞여서 앞으로 나아가기는 어렵고. 그러면 이 젊은 세대들이 그분들을 또 이해하려고 했느냐.

    ◇ 정관용> 그것도 아니고.

    ◆ 최현숙> 이해하지 않고 계속 그냥 노인네 취급, 할배 이렇게 취급만 하면서 그 거리감 속에서 계속 소외되어져 왔던 것이죠.

    ◇ 정관용> 소외감.

    ◆ 최현숙> 그리고 그나마 자신들의, 우리가 상징적으로 종묘공원이나 파고다공원을 보자고요. 그나마 그분들이, 나이 든 노인들, 대체로는 거기는 남성 노인들이었지만. 그분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자신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목소리, 이런 것들을 거기 모여서 같이 놀았었다고요. 아코디언도 하고 춤도 추고 가끔 소주도 드셨지만. 거기를 소위 시민의 공원화한다. 혹은 종묘공원읜 경우에는 거기를 성역화한다는 이름으로 노인들을 다 몰아냈어요. 이것은 저는 국가가 혹은 시민이 이 노인들을 어떻게 대했나 해서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보는데 그런 속에서 노인들은 자기들의 목소리를 낼 공간이 없었던 거죠. 어떤 장소가 없었던 거고 기회가 없었던 거고. 저는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계기였다고 생각이 돼요. 계기로써 아주 너무나 큰 농단이 심해서 막중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분들로서는.

    ◇ 정관용> 이걸 계기로 우리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

    ◆ 최현숙> 그렇죠, 그런 측면이 상당히 많다고 보여져요. 사실은 제가 태극기광장에서, 태극기집회에서 본 노인들 역시 왜 여기 와 있는지는 동일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사람마다 달라요.

    ◆ 최현숙> 그렇죠. 사람마다 달랐죠. 박근혜가 잘못했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몰아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대통령인데. 그분들로서는 약간 왕과 같은 의미의 대통령이라는 의미에서 문제는 있지만 그분들의 인식에 문제는 있지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이렇게 혼란스러운 사회. 그리고 더군다나 이렇게 정치가 혼란되는 이건 막아야 된다. 그래서 나는 탄핵이 만약에 결정된다면 나는 안 나오겠다.

    ◇ 정관용> 그건 따르겠다.

    ◆ 최현숙> 그렇죠, 어쨌든 사회질서가 잡혀야 되니까.

    ◇ 정관용> 안정될 테니까.

    ◆ 최현숙> 그렇죠, 사회질서가 잡혀야 되고 사회가 통합돼야 되고. 그런 분들도 상당히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노인들은 어떻다, 태극기노인들은 어떻다 하고 이렇게 집단화하고 하는 그리고 어떤 선입견을 갖고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이 돼요.

    ◇ 정관용> 이 관찰하신 기록을 계간지에 쓰신 글의 제목을 모든 밀려난 존재들의 악다구니는 아름답다, 이런 제목을 붙이셨던데. 바로 이 밀려난 존재들의 악다구니라는 단어가 지금 쭉 앞에 설명해 주신 젊은 세대들의 또 최첨단 기술, 문명의 발달 못 따라가겠고 결국 밀려나는 거죠. 소외감이 있고.

    ◆ 최현숙>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분들이 박근혜 이 사태를 계기로 악다구니를 하고 있다, 이렇게 읽으신 거예요?

    ◆ 최현숙> 그 악다구니가 나쁜 의미의 악다구니가 아니라 여지껏 막혔던 입.

    ◇ 정관용> 입을.

    ◆ 최현숙> 그리고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들의 존재. 이런 것들을 드러내고 소리칠 수 있는 적당한 기회를 잡은 거라고 본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어떤 인터뷰에서는 이걸 그분들의 인정투쟁이라고 부르셨더라고요.

    ◆ 최현숙> 그렇죠, 저는 상당히 인정투쟁의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을 해요.

    ◇ 정관용> 우리 노인들의 생각도 인정해 달라.

    ◆ 최현숙> 그렇죠, 생각과 존재 자체.

    ◇ 정관용> 존재 자체.

    ◆ 최현숙> 사회에서 끊임없이 밀려난. 밀려나고 소외되고 그리고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 목소리들에 대해서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서 인정해 달라라고 하는 측면이 강하죠.

    ◇ 정관용> 그리고 자신들의 상실감을 표현하는, 드러내는.

    ◆ 최현숙> 그렇죠. 본인들은 어떤 의미에서 상실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이분들이 생각하는 박근혜는 박정희과 직결되는 존재로 보여졌기 때문에 그들이 생각하는 국가관, 경제 그리고 우리를 먹여살릴 이거와 박정희를 일치시키는 거고 그것이 자신들의 정치관 혹은 대통령과 국가관과 일치되는 것이니까 본인들은 그 면에서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상실감이라기보다 자기들이 옳다고 확신하는 거죠. 그건 아주 강렬한 확신이었어요. 제가 태극기현장에서 본 노인들의 목소리나 외침들은. 그렇고 상실감이라는 것은 어쨌든 여지껏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혹은 이 현대사회의, 신자유주의 사회의 속도와 효율성에 적응할 수 없었던. 그것은 나이듦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듦으로 인한 여러 가지 밀려남으로 인한 거겠죠.

    ◇ 정관용> 그런데 본인들은 확신하고 있는 그런 국가안보, 경제성장, 최우선주의. 그리고 나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오늘날 2017년 시대적 상식과 좀 안 맞는다, 이런 생각들은 못하시는 건가요, 안 하시는 건가요?

    ◆ 최현숙> 양쪽이겠지만 사실은 이분들에게는 그런 국가안보나 경제성장이 이분들이 살아온 시절로 봤을 때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통틀어서 그 논리 속에서 사신 분들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평생을.

    ◆ 최현숙> 그렇죠, 그건 저는 이분들에게 정체성이라고 봐요. 정체성으로.

    ◇ 정관용> 바뀌지 않는 거군요, 이건.

    ◆ 최현숙> 그렇죠, 그리고 그건 일종의 또 콤플렉스이기도 하고 분단 속에서의 어떤 레드 콤플렉스. 그게 소위 반공의식 혹은 툭 하면 종북, 친북 하고 좌빨 하는. 그렇게 남을 과잉해서 규정하고 욕하는 것은 자기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로 인해서 지금 사회의 어떤 시민들의 시민민주주의, 촛불, 다양한 혹은 대통령이나 국가를 무슨 국왕처럼 우리를 다스리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고 우리의 권리를, 정치적인 권리를 위임한, 위임받은 공무원으로 설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거죠.

    ◇ 정관용> 못 받아들인다.

    ◆ 최현숙> 그렇죠.

    ◇ 정관용> 그분들의 눈에 비친 젊은 세대들. 그리고 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촛불집회. 이건 뭐라고들 평가하시던가요?

    ◆ 최현숙> 그건 제가 보기에 양쪽 다 똑같이 이야기를 해요. 양쪽 다 돈 2만 원 받고 5만 원 받고 아르바이트다. 이렇게 하고.

    ◇ 정관용> 촛불에 오신 분들 다 아르바이트다?

    ◆ 최현숙> 양쪽 다 그래요, 양쪽 다. 양쪽 다 너무 규정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젊은이들에 대해서는 전쟁을 겪지 않아서.

    ◇ 정관용> 모른다.

    ◆ 최현숙> 어려운 시절을 살지 않아서, 가난을 살지 않아서. 그중에서 저는 전쟁을 겪지 않아서라는 말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비웃는데 저는 비웃을 언어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아니죠, 처절한 얘기죠, 사실.

    ◆ 최현숙> 전쟁을 겪었다는 것은 정말 몸이 철저하게 기억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런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이분들로서는, 이 노인들로서는 젊은이들의 그런 자유로운 모습. 혹은 다양한 모습. 이런 것들이 용인이 안 되는 거죠. 그건 전체주의, 합일 이런 것들이 중요했던 세대의 분들로서는.

    ◇ 정관용> 그리고 시민들이 그렇게 수십만 명 아스팔트에 모여서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은 이건 원칙에 안 맞는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 최현숙> 그렇죠. 그건 말도 안 되는. 대통령은 우리를 다스리는 분. 지금도 선거 때 되면 새벽에 목욕재계하고 선거를 하러 가시는 분들이 있어요. 국왕을 내가 뽑으러 간다는 의미에서. 이번에 박근혜 구속되고 교도소 가는 과정에서도 마마님 하고 엎드리는 사람들.

    ◇ 정관용> 일부 있었죠.

    ◆ 최현숙> 그리고 완전히 의병의 자세를 하고 무릎 꿇고 태극기를 곧추세우고 의병의 자세를 하고 우리가 곧 복귀시켜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하는 그 모습과 언어들이 한편으로 보면 참 이해가 안 되기도 하지만 그분들로서는 그만큼 절박한 것이고 또 그분들의 인식 속에서는 별 수 없는 모습이라는 거죠.

    ◇ 정관용> 안보 그리고 경제. 이게 흔들리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의 생각에서는 아마 시민들이 그렇게 해서 대통령 몰아내고 이렇게 정치혼란이 오면 이건 안보도 흔들리고 굉장히 불안해진다 아마 이런 걸 거예요.

    ◆ 최현숙> 그렇죠, 제가 보기에 저는 57년생이어서 제가 좌우갈등의 그 국면을 살지는 않았지만 소위 해방정국에서 전쟁으로 이어진 그 시기의 좌우갈등의 그 국면을 이번 촛불과 태극기의 갈등국면에서 고스란히 저는 반복하고 있다고 보여지더라고요.

     



    ◇ 정관용> 최순실에 대해서는 다 욕하죠, 그분들도?

    ◆ 최현숙> 그렇죠. 그러니까 이분들이 1월달에, 1월달은 아직 이제 탄핵이 결정되지 않은. 1월달 이전에 이분들 대부분이 제가 만나는 거의 대부분의 노인들이 다 박근혜를 찍었고 그렇고 이제 1월달 즈음에 제가 이분들에게 물어봤을 때는 정말 박근혜가 그럴 줄 몰랐다. 우리가 속았다. 다음 번에는 잘 찍어야 된다 이러다가 그다음에 이제 계속 태극기집회들이 모이기를 시작하고 거기에 온갖 마이크를 잡고 그 마이크 권력을 통해서 자기의 기득권을 확장할 필요가 있는 그런 정치인들, 관료들 혹은 변호사들. 이런 사람들이 마이크에서 계속 다른 식의 선동을 하니까. 그러니까 그것이 이제 태극기집회에도 계속 많이 모이게 한 거고 그 논리가 동네 골목의 노인들에게도 다 들어간 거죠.

    ◇ 정관용> 퍼져가요?

    ◆ 최현숙> 박근혜는 속은 거라더라.

    ◇ 정관용> 속았다. 최순실은 나쁜 사람이지만 박근혜는 속았고.

    ◆ 최현숙> 박근혜는 속았고. 어떤 대통령인들 그만큼 안 해 먹었냐.

    ◇ 정관용> 옛날 대통령들 다 해 먹었다.

    ◆ 최현숙> 그렇죠. 다 그 정도의 부패는 해먹었다. 그런 논리들로 퍼져가더라고요. 그래서 3월 탄핵이 결정되던 시기쯤에는 노인들의 거의 또다시 이전으로 돌아간 거예요. 결국 그 기득권들의 마이크 선동이 태극기에도 먹혔고 태극기집회에도 먹혔고 골목 노인들에게도 먹혔다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박근혜는 불쌍한 거고 당했다고 생각하는 거고.

    ◆ 최현숙> 그렇죠. 제가 이번에 3월 말에도 다시 대구 달성군 울옥리가 아주 산골마을인데 거기에 갔는데 할머니들에게 다시 또 물어봤어요. 그래서 요즘은 심정이 어떠시냐고 그랬더니 어쩌면 저렇게까지 할 게 뭐 있냐.

    ◇ 정관용> 구속, 감방까지 보내느냐, 이런 거겠죠.

    ◆ 최현숙> 그렇죠, 감방까지 보냈고 저렇게 탄핵까지 할 게 뭐 있냐. 잘해서 그냥 이승만처럼 내려가게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이 다가올 벚꽃대선에는 누구를 찍을 것 같습니까?

    ◆ 최현숙> 저는 지금 대선 이렇게 후보들 나오는 거나 당들 나오는 거 봐서도 보수 표들이 굉장히 많이 혼동하고 있고 모이지 않을 거예요. 흩어질 거예요. 소위 무슨 한국당에서부터 또 이쪽의 뭐죠?

    ◇ 정관용> 바른정당.

    ◆ 최현숙> 바른정당 어제는 가칭 새누리당이 또 창당대회를 했다고 하고. 흐트러질 거고. 또 어떤 표들은 소위 중도정당들에게도 가고 있다고 이미 표의 향방이 보여지는 이런 속에서 그 표들은 이번에는 어디로 가든 성과를 내기는 어렵죠. 문제는 이번이 아니라 다음 언제이고 다시 보수들은 여전히, 보수정치인들은 자기들의 기득권 때문에라도 뭉칠 거고. 그렇게 뭉쳤을 때 이런 노인들의 보수표들이 또다시.

    ◇ 정관용> 그쪽으로 집결하겠죠.

    ◆ 최현숙> 그렇죠. 우리. . .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이번에는 지금 이야기 나눠보시면 다들 혼란스러워들 하세요,그냥?

    ◆ 최현숙> 그렇죠. 혼란스러워 하죠.

    ◇ 정관용> 아직은?

    ◆ 최현숙> 정말 박근혜 찍어봤더니 이렇게 된 게 그분들에게도 혼돈인 거죠.

    ◇ 정관용> 이번에는 안 찍을래, 이런 분들도 꽤 있어요?

    ◆ 최현숙>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쨌든.

    ◇ 정관용> 투표는 의무니까.

    ◆ 최현숙> 그렇죠. 그분들에게는 투표는 아주 꼬박꼬박 반드시 해야 되는 그런 일인 거죠. {RELNEWS:right}

    ◇ 정관용> 언제쯤이면 그분들의 마음이 가닥이 잡힐까요,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혹시 그분들이 안철수에 대해서는 그나마 좋아합니까?

    ◆ 최현숙> 지역마다 좀 다른 것 같아요. 지역마다 좀 다른 것 같고. 저는 이분들이 도대체 언제쯤이면 그럴까 해서 사실은 이 소위 국가가 위태로웠던 상황. 그래서 분단까지의 자기의 청년기까지를 살면서 정체성이 그렇게 확립된 사람들의 경우는 그 세대가 좀 한 세대 지나가고 나면 그 이후에 나이 먹는 사람들. 소위 지금의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사람들은 또 나이를 먹어도, 70, 80이 돼도 이분들과는 다르겠죠. 다른 식의 정치적 형태를 하리라고 보여지고. 이분들 역시 저는 변화할 가능성은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이분들과 그 젊은 세대가 논리를 가지고 다가가려고 할 때 변할 수 없고 오히려 심정으로 다가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재미있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최현숙> 감사합니다.

    ◇ 정관용> 최현숙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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