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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책/학술

    '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은 파시즘과 홀로코스트 같은 20세기의 비극을 통해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폭정을 막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역사의 교훈 20가지를 담고 있다.

    트럼프의 집권은 민주주의가 굳건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에 균열을 내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이를 계기로, 스나이더는 다시 역사를 강조한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람들에게 '시민'이 되기를 촉구한다. '개돼지'로서 '폭정'의 희생자가 되는 대신, 사회와 제도의 건설자이자 수호자, 역사의 개척자로서 거듭나기를 호소한다.

    스나이더는 20세기의 악몽, 독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학자다. 지금의 우리로선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연구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당선에 충격을 받았지만 스나이더는 결코 충격받지 않았다. 역사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가 강조하듯이 20세기 역사는 '사회가 분열될 수 있고, 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질 수 있고, 도덕이 땅에 떨어질 수 있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손에 총을 그러쥔 채 죽음의 구덩이 위에 서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많은 미국인들이 상황이 더 나쁠 수는 없다고 한탄하는 가운데, 스나이더는 한발 더 나아간다.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스나이더에 따르면 트럼프는 20세기의 악몽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즉, 그는 트럼프에게서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그림자를 본다. 망상이라고 믿고 싶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도 한때는 단지 망상으로만 보였다. 그리고 무솔리니도, 히틀러도 처음부터 독재자는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민주적 절차를 거쳐, 즉 선거로 권력을 잡았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괴물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들은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믿었다. 트럼프가 지금 그렇듯이 말이다.

    20세기의 역사는 선거가 '폭정'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확인시켰다. 스나이더 분명히 지적한 것처럼, 정치 지도자는 자신이 권력을 잡도록 한 바로 그 제도의 파괴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스나이더에게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모든 권력은 타락할 수 있고, 독재자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은 권력을 감시하고, 제도를 수호하며, 각자가 스스로 민주주의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스나이더가 제시하는 지침들은 선명하고 구체적이다.

    책 속으로

    권위주의는 권력의 대부분을 거저 얻는다.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의 개인들은, 억압적인 정부가 무엇을 원할지 미리 생각한 다음, 요구가 없어도 자신을 내어준다. 이런 식으로 순응하는 시민은 권력자에게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 22쪽

    우리가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제도이다. 제도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도를 위해 행동함으로써 그 제도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의 제도="">가 어떻다는 이야기는 하지도 말라. 제도는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다. 그중 무엇이든 처음부터 보호받지 못하면, 제도는 하나씩 차례로 무너져 내린다. -28쪽

    국가를 개조하고 경쟁자들을 억압한 당들이 처음부터 전능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역사적 계기를 이용하여 반대파의 정치 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 34쪽

    모든 선거는 마지막 선거가 될 수 있다. 아니면 적어도 표를 던진 사람의 생애에서 마지막 선거일 수 있다. - 37쪽

    언젠가 우리에게도 충성의 상징을 드러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러한 상징이 동료 시민을 배척하는 데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확인하라. - 45쪽

    정치 지도자들이 부정적인 본보기가 될 때, 직업적 책무를 다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진다. 법률가 없이 법치 국가를 파괴하거나, 판사 없이 보여 주기 식 재판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권위주의자들에게는 복종하는 공무원이 필요하고, 강제 수용소 소장들에게는 값싼 노동력에 관심이 있는 사업가가 필요하다. - 51쪽

    남들을 따라가기는 쉽다. 다르게 행동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면 불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이 없다면 자유도 없다. - 68쪽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고 칭송하는 자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예외적이고, 유별나고, 심지어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겨졌던 자들이다. 그들을 둘러싼 세상이 바뀌는 동안 절대 바뀌지 않았던 자들이다. -69쪽

    사건들의 내막과 의미를 명확히 하려면 낱말과 개념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각적 자극에 도취되면 이것들은 우리를 빗겨간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것은 때때로 그림이 아니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을 보는 것과 같다. - 80쪽

    사실을 포기하는 것은 곧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라면, 누구도 권력을 비판할 수 없다. 비판의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라면, 모든 것은 쇼에 불과하다. 가장 눈이 부신 쇼에 갑부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 86쪽

    사람들은 행동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질문을 던진다. 냉소주의는 우리를 세상 물정에 밝고 유연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든다. 동료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무관심의 늪으로 굴러떨어지는 순간에도 말이다. …… 진실을 조사하는 개인은 사회를 건설하는 시민이며, 그러한 개인을 싫어하는 지도자는 잠재적 독재자다. - 95쪽

    항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직될 수도 있지만, 결국 거리에서 결실을 맺지 않는 어떤 항의도 현실이 되지 않는다. 독재자들이 자신들이 한 짓이 초래한 결과를 3차원 세계에서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 109쪽

    오늘날 정치인들이 <테러리즘>을 들먹일 때, 물론 그들은 실제의 위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안전의 이름으로 자유를 포기하도록 만들려고 하면,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자유와 안전을 맞바꾸는 건 전혀 불필요한 거래다. - 133쪽

    극단주의라는 주의는 없다. 독재자들이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단지 주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킬 뿐이다. - 134쪽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168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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