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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괴' 사건 모티브로 한 블랙코미디 연극



공연/전시

    '노조 파괴' 사건 모티브로 한 블랙코미디 연극

    손잡고 연극제 두 번째 프로젝트 [작전명: C가 왔다]

    (제공 사진)

     

    ‘손잡고’와 극단 몽씨어터가 함께 손잡고 연극제 두 번째 프로젝트로 제작한 연극 [작전명:C가 왔다]가 오는 25일 연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유성기업과 ㈜에스제이엠 등 금속노동조합을 파괴하고자 컨설팅을 하다가 국정감사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서 대표 노무사가 노무사 자격증 취소까지 당했던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공연이다.

    외딴 창고, 두 명의 남자가 찾아온다. 무정기업의 후계자인 영석과 그의 부하직원 상범이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에서 ‘보이지 않는 저승사자’라 불리는 C컨설팅의 비밀 오피스를 찾아온 것.

    아직 도착하지 않은 C대표를 기다리며 두 사람은 C컨설팅의 실무자 상연이 건네준 계약서를 검토한다. 얼토당토 않은 계약금액에 분개한 영석이 계약을 거부하려는 순간 C가 도착하고 C한테 설득당한 영석은 결국 계약서에 사인한다.

    C는 실무자 상연을 통해 10전 10승의 노동조합 파괴 시나리오를 전수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조합 와해 작전을 지휘한다. 하지만 C컨설팅의 전략패턴이 파악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이들의 노동조합 파괴 전략은 점점 꼬여만 간다.

    작품은 갑을오토텍 등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서 새롭게 개발된 노조파괴 기술까지도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생존의 벼랑 끝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내모는 막장 같은 세상, 은밀하고 치밀하게 작전을 준비하는 세력에 더 막장 드라마 같은 웃음으로 연극 [작전명:C가 왔다]는 맞선다.

    노동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탐색해 온 이양구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를 소재로 다루되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불가능성이라는 실존적 조건과 거기에서 따라오는 불안의 문제를 함께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동선 연출은 특유의 유머를 덧입혀 부조리한 코미디로 극적 재미를 극대화 시키며 연극적 완성도를 높이면서 작품이 가지는 의미에 힘을 실었다.

    알고 보면 분노 게이지 300%로 뒷목 잡게 만드는 노동파괴 현장의 상상을 초월하는 슈퍼 갑의 일방적 횡포에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그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시대.

    여기에 기생하는 기생충 엘리트와 숙주기업의 공생관계와 노조파괴에 있어서 10전 10승 무패의 화려한 전력을 자랑하는 컨설팅 회사 그리고 노조파괴를 의뢰하는 기업이 몰래 벌이는 갑질 시나리오의 패턴이 무대에서 드디어 낱낱이 공개된다.

     

    시민단체 ‘손잡고’는 지난 2013년 11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47억원의 손해 배상금을 물어주라는 판결이 나오자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게 가해진 손해 배상 및 손해 배상 가압류가 얼마나 끔찍하게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지 시민사회에 알리고자 결성된 단체이다.

    ‘손잡고’는 손해 배상 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등 캠페인과 함께 문화 캠페인으로 지난 2014년 연극 [노란봉투]를 처음 기획, 제작하여 공연하였고, 관객의 뜨거운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는 물론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으며, 2015년 재공연 되어 한국연극 베스트7에 선정 되는 등 쾌거를 이룬바 있다.

    연극 [노란봉투]가 파업과 파업 사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제조업 노동자들의 투쟁과 고통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면, [작전명:C가 왔다]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시선을 통해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것을 전문적인 사업으로 하는 가상의 C컨설팅의 노조 파괴 과정을 보여준다.

    또 이양구 작가가 극 중 C컨설팅이 노동조합을 파괴해 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을 나열하며 보여주고자 했다면, 이를 각색하고 연출한 이동선 연출은 원작의 극적 상황들을 매우 부조리하고 코믹한 상황으로 옮겨서 보여준다. 아울러 그들의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노동의 과정을 통해 비인간화 시켜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고 우스꽝스럽게 담아낸다.

    이러한 각색과 연출은 C컨설팅의 진지한 노조파괴 공작이 사실은 얼마나 어이없고 우스운 일에 불과한 것이었는지, 결국에는 모든 것이 드러나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노동조합을 파괴해 가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자기 자신의 삶을 우습고 형편없는 것으로 만들어 간 것에 불과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문제는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끔찍하면서 어이없는 노동조합 파괴 실체가 지금도 현실에서 계속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6월 11일까지 공연하며, 매주 일요일 공연 후 이양구 작가의 진행으로 특별한 손님을 초대하여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예매는 인터파크, 예스24, 대학로닷컴에서 할 수 있다. 성인 2만 원, 학생 1만 5000원. 문의 : 070-4233-7609{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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