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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을 바로 세워야 나라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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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검찰을 바로 세워야 나라다워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나라를 나라답게', '나라다운 나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자 대국민 약속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검찰을 겨냥해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7개월을 남겨두고 11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김수남 검찰총장의 사표를 하루 만에 즉각 수리했다.

    비(非)검찰 출신의 진보성향 법학자인 조국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한 데 대한 검찰 내부의 조직적 저항이나 반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뚝심을 보여준 셈이다.

    서초구 중앙지검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재조사까지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마무리돼 제 소임을 어느 정도 마쳤다"는 김 총장의 사임의 변(辯)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중수부 폐지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송광수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결국 검찰개혁이 흐지부지됐던 것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직접 목도했던 문재인 대통령이다.

    당시 평검사들은 검찰의 위세를 증명하듯 대통령과의 공개 대화에서 '맞짱'을 뜨는 모습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10년 만에 진보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역대 정권에서 구두선(口頭禪)에 그쳤던 검찰개혁이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나라를 나라답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대상에 검찰이 우선순위에 오른 것이다.

    왜냐하면 검찰이 검찰답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다움은 '검사선서'를 실천으로 체화하는 데 있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무소불위의 쌍검(雙劍)을 휘두르며 그들만의 권력을 향유했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현관. (사진=황진환 기자)

     

    장관급인 검찰총장 밑에 차관급인 검사장 이상 고위간부만 50여명이 포진된 철옹성을 쌓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찰 조직은 전국 13만 경찰의 총수인 경찰청장이 차관급에 지나지 않는다. 시쳇말로 검찰과 경찰의 신분계급이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다.

    그러는 사이 검찰은 권력을 쫓는 부나방, 권력의 눈치를 보는 충견(忠犬)으로 전락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윤회 문건 수사, 세월호 수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의혹 수사 등에서 민낯을 드러낸 검찰의 권력 눈치보기, 제 식구 감싸기는 빙산의 일각이다.

    검찰이 스스로 바로 설 수 없는 만큼 이른바 '셀프개혁'에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검찰을 바로 세워야 한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완전한 정치적 독립에 있다. 더 이상 정권을 위해 칼춤을 추는 권력의 시녀(侍女)여서는 안 된다.

    권력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검찰, 범죄는 죽이고 사람은 살리는 검찰로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 등 검찰 개혁과제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통합을 위한 적폐청산 작업의 마중물로서 검찰개혁이 성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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