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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문재인 정부'에 없는 '문재인 사람'…왜?

    최측근 '3철'은 2선 후퇴, 黨‧靑은 탕평인사…불필요한 논란으로 국정동력 상실 않겠단 의지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자료사진)

     

    "그 분과의 눈물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한 뒤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변호사 문재인'을 '정치인 문재인'으로 만든 '1등 공신'으로 꼽히는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몸을 잔뜩 낮췄다.

    양 전 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3철'로 불렸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제가 할 일을 다 한 듯하다"며 지인들에게 출국 소식을 알렸고, 또 다른 3철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 역시 당분간은 당과 청와대의 '가교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문 대통령에 대한 당안팎의 공격을 적극 방어하며 '호위무사'라는 별명이 붙었던 최재성 전 의원과 이 시절 최 전 의원과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방어했던 정청래 전 의원도 16일 각각 자신의 SNS를 통해 '백의종군'를 천명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인선도 빠르게 발표되고 있지만 조기대선으로 구성된 '인수위 없는 새정부'임을 감안해 측근들이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당청 모두 '탕평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계'로 꼽히는 임종석 전 의원을 자신의 '손발'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문 대통령은 이날 '안희정계'로 꼽히는 박수현 전 의원을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탕평인사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당내 경선 과정에서 자신과 경쟁했던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운영을 도울 수 있는 인사들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의원은 안 지사가 추천한 인사들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탕평인사'의 연장선상처럼 이날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계파색이 옅은 우원식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우 의원의 경쟁자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이었다. 우 의원은 115표 중 61표를 얻어 54표를 얻은 홍 의원을 7표차로 눌렀다.

    우 원내대표 역시 문 대통령처럼 다양한 계파 인사를 원내지도부로 기용하며 탕평인사를 단행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와 박홍근 의원을 선임했고, 원내대변인에는 강훈식, 제윤경 의원을 임명했다. 이들은 각각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렇듯 대통령 측근들의 자발적 2선 후퇴와 당청의 탕평인사 기조는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내내 공격받았던 '친문패권'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대선기간 동안 문 대통령의 경쟁 후보 측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문고리 3인방이 요직을 차지했던 것처럼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3철이 요직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측근들의 자발적 백의종군과 당청의 탕평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행보는 정권 초기 인사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새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저해하지 않겠다는 당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양 전 비서관의 경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자신이 자리를 맡게 되면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문 대통령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청와대 요직인 총무비서관 인선 전에도 그런 뜻을 밝혔는데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물러나겠다는 충정을 대통령과 만찬자리에서 다시 피력했고, 대통령께서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대통령 주변에 좋은 인재들이 많은데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내가 중요한 자리에 기용돼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있냐"라고 반문하며 "대통령께서 필요하시다면 도와드리겠지만 내가 나서서 특정 자리를 요구할 생각은 꿈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대선에 공을 세운 일부 친문 인사들 사이에서는 청와대 인사에 친문 세력이 배제되는데 대한 불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문그룹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박수를 받는 형국 때문에 내색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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