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오늘의 논평] 우리도 '코미'가 많이 나와야 한다



칼럼

    [오늘의 논평] 우리도 '코미'가 많이 나와야 한다

    • 2017-06-09 17:22
    미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대에 선 코미 전 FBI 국장 (사진=C-SPAN 영상 캡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Comey)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폭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추진에 시동이 걸리는 등으로 미국 정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내통 혐의를 받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코미가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 증언이다.

    코미 전 국장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트럼프의 혐의는 '사법방해죄'로 미국 헌법이 탄핵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중범죄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벌써 민주당의 앨 그린 하원의원이 탄핵소추안 초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탄핵 추진에 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세계적 관심이지만 취임 몇 달 밖에 안 된 기세등등한 미국 대통령에 당당히 맞서는 코미의 모습에 눈길이 끌린다.

    코미 국장은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열흘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방침을 밝혀 결과적으로 트럼프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살아있는 최고 권력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진검 승부를 겨루고 있는 것이다.

    만약 코미가 힐러리 클린턴 관련 이메일 사건에 눈을 감았다면 그 당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앞서가던 힐러리가 승리하면서 고관대작을 했을 것이고 또한 이미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의 신경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역시 남은 여생 남부럽지 않는 권력과 부를 누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코미는 두 번의 기회를 헌신짝처럼 던져 버리고 현재 지구촌 최고 권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범죄 조사는 FBI의 기본 임무이고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 코미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권력기관은 어떤가? 역대 국정원과 검찰, 경찰, 법원 등은 권력을 견제하기 보다는 이들의 주구(走狗)가 되고 협잡(挾雜)꾼이 돼 죄가 있더라도 눈감아 버리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없는 죄를 만들어 덮어씌우는 그야말로 '범죄보다도 더 나쁜 수사와 재판'을 너무나도 많이 보여줬다.

    조직과 리더의 지나친 비리나 부패에 바른 말을 하고 시정을 요구하면 '항명'이나 '배신자'로 몰아가는 게 우리 사회의 오랜 습성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9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적폐를 하루 빨리 청산하고 코미와 같이 제대로 된 공직자가 많이 나와 권력형 비리가 발견되면 언제라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권력과도 당당히 맞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제대로 된 공직자일수록 특정인이나 사람에게 충성하기 보다는 그가 속한 조직과 더 나아가 권한을 위임해준 국민들과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급회의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이견 제시하는 것이 참모들의 의무"라고 말한바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