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노경은. (사진=롯데 제공)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려는 두 팀이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 중 황당한 촌극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보다 더 눈길이 가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바로 롯데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4번 타자까지 겸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실수에서 벌어진 일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최준석을 1루수로,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기 전 제출하는 공식 오더에 최준석을 지명타자, 이대호를 1루수로 넣는 실수를 범했다.
이런 실수는 넥센 장정석 감독의 항의로 밝혀졌다. 1회말 롯데의 수비 때 최준석이 1루수로 나서자 공식 명단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대호가 경기에서 빠지게 됐고 빈 4번 지명타자 자리에 노경은이 들어가게 됐다.
투수 노경은이 중심타자 역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 쉽지 않은 여건에 놓이게 됐지만 노경은은 역시 노련한 투수였다. 6회말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힘을 냈다. 비록 타석에서는 삼진 2개로 물러났지만 마운드에서만큼은 달랐다.
노경은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역시 투타 모두를 소화하다 보니 체력에서 문제가 생겼고 이는 집중력에도 영향을 끼쳤다.
선두타자 고종욱에 우전안타를 내준 노경은은 윤석민에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렸다. 그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장시환에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노경은은 장시환이 넘겨받은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바람이 무실점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 롯데는 1-2로 지면서 노경은은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의 제이크 브리검이 8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노경은 역시 이에 밀리지 않은 투구를 펼쳤다.
만약 노경은이 타석에 들어서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면 경기는 또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대호가 경기에 나서서 타점을 올렸을지 모르는 일이다.
프로 구단을 의심케 하는 실수를 저지른 롯데. 피해는 노경은이 떠안은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