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토론회는 열었지만… 집안 갈등 여전한 서구청



광주

    토론회는 열었지만… 집안 갈등 여전한 서구청

    파행 이르지 않아 그나마 다행

    사진 조시영 기자

     

    성과상여금 재분배 문제로 구청장과 노조 간 수 년 째 갈등을 빚어온 광주 서구청이 공개토론회를 열어 해결점을 도출해보려 했지만 입장 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많은 구청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때 파행에 이르기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정상적으로 토론회를 마쳐 갈등 해결에 한가닥 실마리를 남겨두긴 했다.

    16일 광주 서구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서구지부는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구청장-노조간 공개 토론회'란 이름으로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3년간 집안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구청은 민선 6기 출범 이후 성과상여금 재분배 문제와 내부 자유게시판 폐쇄, 노조의 구청장 검찰 고발, 간부 회의에서 공무원 비하 발언 등으로 구청장과 노조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구청 집행부 측 토론자로는 임우진 서구청장과 오동교 기획실장, 봉필호 총무과장이 나섰다. 노조 측에서는 전대홍 지부장과 이태진 사무국장, 김수진 대외협력부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업무시간에 숨진 공무원 과로사 인정과 구청장의 공식 사과 ▲ 명예훼손과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대한 노조 사과 ▲ 성과관리(BSC) 시스템 등 성과주의 폐기 ▲구청내부 문제 당사자간 해결 등 외부세력 개입 금지 ▲노조탄압 중단과 구정 파트너 인정 ▲구청장 사퇴 거리 시위 중단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실무협의단 구성 등 7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양측은 토론회 시작전 손을 맞잡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본격 주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급격하게 얼어 붙었다.

    첫번째 주제인 숨진 공무원에 대한 구청장 공식 사과에서는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임 청장은 직원 과로사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노조 측에 "행정 소송 결과와 공상 인정 여부를 보고 정하겠다"며 "사망 원인을 두고 구청 안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 측은 "구청장의 과도한 성과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공식 사과가 무엇보다 먼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번째 주제에 대한 논의는 양 측의 감정 싸움으로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노조 측은 사과를 하지 않는 구청장에게 "자격이 없다"고 했고, 임 구청장은 "순수하지 못한 행동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노조가 숨진 공무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노조 측은 "사과를 안하면 다음 주제에 갈 수 없다"고 해 토론회는 한 때 파행 분위기로 치닫기도 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대화의 자리인 만큼 양측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두 번째 주제로 설전을 이어갔다.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집행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지적에 노조 측은 "실질적인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처벌이 안 된 것일 뿐이다"며 "투쟁과정에서 노조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고 사과를 거부했다.

    성과관리(BSC) 시스템 등 성과주의 폐기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 측은 앞서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했던 기업과 다른 지자체 등의 실패 사례를 들며 폐기를 요구했다.

    이에 반해 구청 측은 "제도의 단점만을 봐선 안 된다"며 "장점도 있으니 미흡한 점을 개선해 나가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했다.

    나머지 주제들은 상대적으로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다.

    양측은 '앞으로의 문제와 갈등은 구청장과 노조가 직접적인 대화로 풀어간다'는 것을 전제로 앞선 주제와 달리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4시간 50분 정도 벌어진 토론 과정에서 양 측은 여전한 입장차를 보였지만 토론회는 파행에 이르지 않고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

    마무리 발언에서 전대홍 노조 지부장은 "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를 알고 있다"며 "비록 입장 차를 확인했지만 1년 만에 열린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우진 구청장은 "숨진 공무원의 죽음을 성과주의와 연결하지만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사과를 할 수 있다"며 "성과관리시스템을 폐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나 직원들이 동의한다면 갈등해소를 위해 수기 관리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