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팸어랏'. (사진=DIMF 제공)
“김무성이 여행가방을 들고 나오면 어떨까?”
영국 뮤지컬에 뜬금없이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이름을 언급한 대사가 나오자 관객들은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23일 저녁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공연 ‘스팸어랏’(SPAMALOT)에서 나온 상황이었다.
뮤지컬 ‘스팸어랏’은 영국 오리지널 캐스트 공연이다.
어딘가 하나쯤은 이상한 아서왕과 뭔가 어설픈 원탁의 기사 다섯 명이 신성한 신의 계시를 받아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유쾌한 코믹 뮤지컬이다.
2005년 초연, 그해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 수상 및 14개부문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수작이다.
영국코미디계의 ‘비틀스’라 불리우는 코미디그룹 ‘몬티파이튼’의 영화 '몬티 파이튼과 성배(1975년작)'를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뮤지컬 '스팸어랏'. (사진=DIMF 제공)
내한한 영국 배우들은, 처음 만나는 한국 관객 특히 대구 시민들을 겨냥해 대사 일부분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단어로 수정했다.
신의 계시로 성배를 찾아 여정을 떠나던 아서왕은 ‘대구에서 뮤지컬을 만들라’는 이상한(?) 미션을 받는다.
그러면서 아서왕과 그의 시종 팻시는 ‘스타 없이 뮤지컬을 만들어 성공시키기 힘들다’며 하소연하는 넘버를 부른다.
'대구 시민은 특별하다'는 말부터 시작해, 최소한 ‘유아인’이나 ‘조승우’ 정도는 캐스팅을 해야 한다는 가사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김무성이 여행가방을 들고 나오면 어떨까’라고 언급한다.
공항에서 캐리어를 자신의 보좌진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굴려,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화제가 된 ‘김무성 노룩패스’를 풍자한 것이다.
뮤지컬 '스팸어랏'. (사진=DIMF 제공)
한국 관객을 위한 영국 배우들의 특별한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동성로 맥도날드’를 찾아가자”고 하거나, 성배를 찾으라는 계시에 “성배가 ‘성주 배’냐”고 말장난을 했다.
또 “공연 후 ‘소주에 막창’을 먹자”는 대사를 던졌는데, 이는 대구가 막창구이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반영한 것이었다.
안 그래도 유머로 가득해 관객들의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 같은 한국 관객을 겨냥한 대사들 때문에 관객들은 더욱 즐기며 공연을 관람했다.
뮤지컬 '스팸어랏' 중. 관객을 무대 위로 부르는 이벤트도 있다. (사진=DIMF 제공)
한편 ‘뮤지컬’이라는 단일 장르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제인 DIMF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18일간의 화려한 축제 시작을 알렸다.
영국, 인도, 폴란드, 중국, 대만 등 9개국 26개 작품이 공연된다. 코믹뮤지컬 ‘스팸어랏’은 25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