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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최경환 의원, DJ 고향에서 손잡다



광주

    박지원·최경환 의원, DJ 고향에서 손잡다

    (사진=김진오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지원 의원(국민의당)과 최경환 의원(자유한국당)이 6시간 동안 서로를 추켜세우며 동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26일 오전 전남 신안군청 회의실. 전남 신안군 하의도와 신의도를 잇는 삼도대교 개통식 참석차 신안군청을 찾은 최경환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바로 옆에 앉았다.

    박지원 의원은 최경환 의원(국민의당)과 김갑석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최영조 경북 경산시장, 고길호 신안군수, 김완중 익산국토관리청장을 비롯한 경산시와 신안군의회 의원들 앞에서 "최경환 의원이 오늘 드디어 하의면민이 된다"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야말로 진정으로 신안을 사랑하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박지원 전 대표님의 고향 사랑이 어찌나 지극한지 저도 감복했다"며 "이런 자리에 초대해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박 의원과 최 의원(자유한국당)은 전남 신안군 압해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와 하의도로 떠나는 신안군청 어업지도선에 탑승해서도 바로 옆 자리에 앉아 남서해안의 다도해를 바라보며 섬 생활과 어업 실태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압해항에서 45분 만에 도착한 곳은 신안군 하의도와 신의도를 연결하는 삼도대교 개통식 현장이었다.

    삼도대교 개통식 현장 (사진=김진오 기자)

     

    농악대가 분위기를 한껏 북돋는 가운데 박 의원과 최 의원 일행이 도착하자 5백여 명의 두 섬 주민들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로 반겼다.

    두 사람이 무슨 연유로 신안군에서도 가장 외딴 섬이나 다름없는 하의도에서, 그것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빼놓고서는 설명이 안 되는 곳에서 뜨거운 환대를 받은 것일까?

    먼저 박지원 의원의 인사말이 시작됐다. 박 의원은 "하의도와 신의도 섬 주민들의 평생 숙원이었던 이 삼도대교가 개통하게 된 것은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지만 오늘이 있게 한 것은 최경환 전 부총리,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준영 전 지사(현 국민의당 의원)께서 도 예산으로 삼도대교 건설을 시작했으나 국비 지원이 없어 공사 진척을 할 수 없던 지난 2014년 하의도를 방문한 최경환 의원이 곧 경제부총리가 될 것 같아 부총리가 되면 삼도대교 완공을 약속하라고 해 오늘 그 준공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를 통해 최경환 전 부총리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호남을 더욱 사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뜨거운 박수를 받고 등단한 최 의원은 "삼도대교 준공식에 참석해 뜨거운 사랑을 받으니 너무 감사하다"면서 "이 다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주민에 대한 배려였던 만큼 꼭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들은 당선된 뒤 다른 지역의 눈치 등을 보느라 고향에는 아무 것도 못해주지만 그 뒤에 오는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의 고향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지원한 것"이라면서 "이 삼도대교가 동서화합의 상징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4분가량의 짧은 인사말을 하는 동안 5차례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신의면 주민인 김 모(78) 할머니는 "살다 보니 (삼도대교를) 걸어서 하의면에 왔다"면서 "다들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고 연신 박수를 쳤다.

    삼도대교는 지난 2009년 4월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향인 하의도를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전 박준영 당시 전남지사에게 부탁해 착공했으나 국비가 지원되지 않아 지지부진하다가 2014년 7월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에 임명된 뒤 예산을 투입해 이날 준공식을 가진 것이다. 최경환 의원은 삼도대교 예산 719억 가운에 부족분인 195억 원을 우회적으로 전남도에 지원했다.

    최경환 의원은 또 대구와 광주(광주-대구)를 연결하는 88고속도로를 마무리짓는데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격려사에서 "최경환 의원은 지난 11년 동안 공사비가 부족해 88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띄엄띄엄하던 것을 2년에 걸쳐 1조원을 투입해 지난해 하반기에 완공시켰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부총리 시절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88고속도로 확장 예산을 당장 배정하라는 요구를 받고 2015년도 예산안에 5천억 원을, 2016년도 예산안에 5천억 원을(2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해 확장 공사를 끝내게 했다.

    왕복 2차선(편도 1차선)의 '88고속도로' 확장에 소요되는 총 예산은 2조 1천억 원이었지만 11년 동안 1조 1천억 원만 배정하는 바람에 공사가 지지부진했다. 그러는 바람에 이른바 88고속도로는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고속도로가 됐다.

    (사진=김진오 기자)

     

    박지원 의원은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88고속도로 광주 출발점에 최경환 의원의 흉상이라도 건립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는데 광주시와 대구시는 최 의원과 박 의원을 88고속도로 확장기공식에 초대도 하지 않았다.

    최경환 의원과 최영조 경산시장 등은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고 기념식수까지 했다. 마침 이날 김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경산시 주민 6명도 함께 했다.

    박지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하의도를 방문하고 압해도로 돌아오는 6시간 동안 줄곧 옆 자리나 마주 보고 앉아 낙후된 호남지역과 영호남 화합 문제를 포함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지명 받은 일부 각료들의 의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화를 이어갔다.

    최경환 의원은 "참으로 조용히 지내던 차에 목포와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한 것은 너무 뜻 깊고 삼도대교 건설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흥분된 하루였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당대 최고 실세로 국정의 중심에 있던 정치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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