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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이승엽도 올스타 MVP는 맘대로 안 되더라



야구

    천하의 이승엽도 올스타 MVP는 맘대로 안 되더라

    '넘겼어야 했는데...' 삼성 이승엽(왼쪽)이 15일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4회 1타점 2루타를 때려낸 뒤 김한수 감독에게 보호 장구를 넘겨주면서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대구=삼성)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이승엽(41 · 삼성)이 끝내 '미스터 올스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홈런에 관한 한 모든 역사를 바꾼 이승엽이었지만 마지막 올스타전에서는 그토록 숱하게 날렸던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의 5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1997년 첫 출전 이후 11번째를 맞는 이승엽의 올스타전이었다.

    특히 올해를 끝으로 23년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이승엽의 마지막 출전이었다. 때문에 이승엽은 그동안 받지 못했던 올스타전 MVP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규리그 MVP(5회)는 물론 한국시리즈 MVP(1회)까지 수상했던 이승엽은 홈런과 타점, 장타율 등 개인 타이틀도 수두룩하지만 올스타전 MVP만큼은 인연이 없었다. 이승엽은 올스타전 통산 타율 2할2푼2리(45타수 10안타), 3홈런, 5타점으로 다소 약했다. 홈런의 대명사였지만 2013년에야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우승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승엽은 "11번째 출전 동안 항상 올스타전 MVP를 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마음먹은 대로만 되면 반칙일 것"이라고 지난 10번의 올스타전을 돌아봤다. 이어 "첫 올스타전(1997년)에서 홈런을 쳤으니 이번 마지막에도 홈런 칠 수 있도록 팀 배팅보다 홈런을 노리겠다"면서 "얻어 걸려서라도 나오게끔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들아, 내 대(代)에는 못했지만' 이승엽이 15일 올스타전 시구, 시타에 나선 장남 은혁, 차남 은준 준과 함께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구=삼성)

     

    이날 경기에 앞서 이승엽은 자신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뜻깊은 행사에도 나섰다. 경기 전 단독 사인회에서 정성스럽게 전설의 사인을 팬들에게 해줬다.

    이후 경기 전 아들들과 함께 의미있는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장남 은혁 군(13), 차남 은준 군(7)과 함께 시구 행사에 참여한 것. 둘이 각각 시구와 시타자로 나선 가운데 이승엽은 포수 미트를 끼고 시포를 맡았다. 은혁 군은 "아버지가 마지막 올스타전이니 더 힘을 내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하지만 본인과 아들의 염원에도 올스타 MVP만큼은 국민타자의 것이 아니었나 보다. 이승엽은 이날 의욕적으로 장타에 도전했으나 통산 459개나 날린 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상대 투수들도 전설을 예우하며 홈런 치기 좋은 공을 뿌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1회 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나눔 올스타 양현종(KIA)과 맞닥뜨렸다. 앞서 최정(SK), 이대호(롯데)가 백투백 홈런을 날린 터라 한방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이틀 전 NC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던졌던 양현종도 시속 130km 초반대 공으로 힘을 뺐다. 그러나 2구째를 때린 이승엽의 타구는 높이 떴지만 좌익수에 잡혔다.

    '낭군님, 제발...' 이승엽의 아내 이송정 씨가 15일 올스타전에서 시구, 시타, 시포를 맡은 삼부자의 모습을 휴대전화 영상에 담고 있다.(대구=삼성)

     

    3회 두 번째 타석이 가장 아쉬웠다. 이승엽은 한때 삼성 동료였던 배영수(한화)와 대결했다. 이번에도 앞선 타자 최정과 이대호가 연속 홈런을 때려낸 상황. 배영수는 120km대 공으로 예전 삼성 왕조를 함께 이끈 선배를 예우했다. 2구째를 통타한 순간 경기장이 함성으로 들썩였지만 아쉽게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승엽은 3구째를 타격해 1루 땅볼로 물러났다.

    4회 2사 1, 3루 세 번째 타석에서는 장타가 나왔지만 홈런은 아니었다. 이승엽은 풀카운트 끝에 김진성(NC)의 8구째를 잡아당겼으나 우선상 2루타가 됐다. 11-0으로 크게 앞선 6회 네 번째 타석에선 김윤동(KIA)에게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7회 2사 만루에서는 김상수(넥센)에 막혀 2루 땅볼로 물러났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임창민(NC)을 맞아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결국 이승엽은 이날 홈런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의욕을 다졌던 MVP의 영예는 이번에도 이승엽의 몫이 아니었다. 야구 기자단의 MVP 투표에서 53표 중 4표에 머물렀다. 멀티홈런과 3타점 3득점에 호수비까지 펼치며 드림 올스타의 13-8 승리를 이끈 3루수 최정이 40표를 얻어 MVP에 올랐다.

    야구와 관한 한 거의 모든 것을 이뤘던 이승엽. 그러나 올스타전 MVP만큼은 이승엽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국민 타자'의 명성에 흠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진한 아쉬움은 한 움큼 남았던 이승엽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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