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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노동조합' 출범…부당노동행위 주장 이어져



대전

    건양대병원, '노동조합' 출범…부당노동행위 주장 이어져

    노조 "휴대전화 반납, 육아휴직 못 써" vs 병원 "10명 이상 육아휴직자 있다"

     

    "근무 중엔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해요."
    "한여름에 에어컨도 틀지 못하게 통제하는 일이 다반사"
    "개원 이래 육아 휴직을 사용했다는 직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 들려요."

    2000년 개원한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병원 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4일 건양대학교 병원 노동자들이 대전 서구 관저문예회관에 모여 보건의료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건양대학교병원지부 설립총회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건양대병원 노조는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파악된 병원의 노동 현실은 전근대적으로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 중엔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일하다 지친 몸을 맡기는 의자엔 등받이가 없다"며 "한여름에 에어컨도 틀지 못하게 통제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개원 이래 육아 휴직을 사용했다는 직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 들리고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등도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 의심된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또 "연차 휴가도 제대로 못 쓰고 보상도 못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임금 수준은 사립대병원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지만 새 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등 외형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양대병원 직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반응은 뜨거운 상황.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미조직위원장은 "노동조합 설립 사실을 알리고 가입을 홍보하자 적극적인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며 "주말 동안에만 약 2백여 명이 가입 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을지대병원 노조가 생기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 직원들 사이에서 왜 우리는 노조가 없느냐는 말이 나왔었다"며 을지대병원 노조 설립이 건양대병원 노조 설립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부장으로는 진단검사의학과의 정영준(34) 조합원이 선출됐다.

    정영준 초대 지부장은 당선 소감에서 “병원은 커가고 있는데 직원인 우리는 그만큼 대우받고 있는가"라며 "최소한의 인간존중이 없는 직장문화, 이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지부장은 "노동조합은 우리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존엄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건양대병원 노동조합 설립을 통해 임금 등 근로조건 및 민주적 직장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아직 노동조합이 출범했다는 정식 통보는 받지 못했다"며 "노조와 사측이 원만히 상의하는 모습을 보여 모범적인 노사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2017년 7월 현재까지 10명 이상의 육아 휴직자가 존재한다"며 "병원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생명을 다루는 곳인 만큼 휴대전화 자제를 권고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건양대병원 노조 측은 이날 건양대학교 병원 측에 설립 사실을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997년 이후 노동조합이 없었던 을지대병원에는 2015년 11월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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