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10대나 있었어요. 과일이 엄청 많이 들어왔는데 한쪽도 못 먹게 했어요. 썩으면 과일을 (저에게) 집어던졌고요.
손님들한테 모과청 선물한다고 모과 100개를 따오라고 했어요. 그걸 손이 다 헐고 짓무를 정도로 썰고 또 썰고….
군에 간 아들이 휴가 나오면 늘 바비큐 파티를 준비해야 했어요. 간식으로 전을 챙겨주라고 한 걸 깜박 잊었더니 얼굴에 전을 집어던지더군요.
발코니에 있는 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서 문을 잠가버려요. 그러면 한 시간 내내 갇혀 있는 거예요. 덜덜 떨면서….
자기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바닥에 떨어진 발톱이랑 각질까지 줍게 하고 안방 블라인드까지 치라고 해요.
음식 재료 다듬는 게 마음에 안 들면 칼을 빼앗아 허공에 휘두르면서 말하죠.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전자팔찌까지 채웠어요. 호출벨을 누르면 신호가 오거든요. 곧장 달려가지 않으면 혼나요. "한 번만 더 늦으면 영창 보낸다"고….
평소엔 장군님이 골프를 칠 때 마당에 떨어진 골프공을 줍는 게 일이었어요. 공관병이 무슨 볼보이도 아니고….
그런데 있잖아요. 이런 노예생활하려고 군대 들어온 게 아니거든요. 저도 집에서는 귀한 아들인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요?
※위 기사는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대장) 부부가 공관병들에게 '갑질'을 했다고 폭로한 군인권센터의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공관병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박 사령관은 지난 1일 전역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감사에 나선 국방부는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며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갑질'을 일삼은 박 사령관의 부인에 대해서는 그냥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고만 밝혀 논란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