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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김사장' 그린 MBC 양윤경 기자 "배현진에 앙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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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동 김사장' 그린 MBC 양윤경 기자 "배현진에 앙금 없어"

    "MBC라는 조직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 알리고 싶었다"

    MBC 양윤경 기자 (사진=MBC뉴스 캡처)

     

    지난달 18일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웹툰 '상암동 김사장'은 공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인기글에 올랐다. MBC를 '맛나면'이라는 스테디셀러로 유명했던 제조업체에 빗대, 그동안 MBC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 까닭이다.

    지난 2일에는 MBC '뉴스데스크'의 배현진 앵커가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기에 물을 잠그고 하라고 했다가 이후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는 인터뷰가 온종일 온라인을 달궜다. '상암동 김사장'을 그리고, 미디어전문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해 '좀처럼 잘 믿겨지지 않는 MBC의 황당한 현실'을 밝힌 주인공은 MBC 양윤경 기자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8. 3. "배현진 때문에 인사 불이익"… 웹툰 '상암동 김사장' 재조명)

    그는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부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앞에 나서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양 기자는 "그동안 뭐하다 이제 와서 왜 이러느냐는 질문 하시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결코 가만 있지 않았다. 현장에서 계속 문제제기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다 쫓겨났고, (회사는) 방송 정상화에 대한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수단을 전부 고갈시켰다. 이런 상황을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저하는 마음이 컸지만 이걸 계기로 MBC라는 조직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 현재의 좌표를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 보자 싶어 인터뷰를 하게 됐다. 징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봤다"고 전했다.

    양 기자는 2014년 이후 쭉 비제작부서에 있다. 현재 미래방송연구소 소속인 그는, 보도국 소속도 기자 신분도 아닌 자신이 MBC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사측의 인사와 징계로 이미 보도국엔 남아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양 기자는 누군가에게 미루느니 자신이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MBC '뉴스데스크'의 배현진 앵커 (사진=MBC 제공)

     

    양 기자는 인터뷰 내용과 '상암동 김사장' 웹툰에서 배 앵커 부분이 특히 부각된 것에 대해 다소 뜻밖이었다고 밝혔다. 웹툰 안에서 배 앵커는 배(ship)와 또 다른 배(pear)가 그려진 공주옷을 입은 모습에, '회사의 소녀시대'라는 수식어로 등장한다.

    이에 양 기자는 "실제로 배현진 씨가 소녀시대라고 불리긴 했다. 높은 분들이 대견스러워 하기도 했고. 배현진 씨의 말을 듣고 인사권자들이 했던 우스꽝스러운 행보를 만화에 담고자 했다"면서도 "(양치질 사건) 전이나 후나 배현진 씨에 대한 앙금은 전혀 없다. (이 에피소드를) 둘 사이의 개인적 관계로 치환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배현진 씨는 제 뒷자리였는데 인사가 나고 층이 바뀌면서 (양치질 사건 이후에는) 특별히 마주칠 일이 없었다"며 "저와 비슷한 성격의 에피소드는 굉장히 많았다. 배현진 씨와 같은 라인에 있던 분과 단신 가지고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던 분은 경위서를 요구받았고, 그쪽 노선인 분과 밥 먹기를 거부하면 불러서 꾸짖는다든지 징계는 눈 뜨면 하루 걸러 이뤄졌다. 다들 제 이야기에 황당해했지만 (이런 류의 일은) 일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양 기자는 회사는 자신들의 방향에 문제제기하는 직원들을 거의 정신적으로 고문하다시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내) 블랙리스트는 존재한다고 저는 확신한다. '너의 기자, PD, 아나운서로서의 인생은 이게 끝'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양 기자는 "일을 전혀 주지 않는다. 그러면 하루종일 그냥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적을 보고하게 한다. 정신적으로 고문받는다는 느낌을 늘 받았다. 일을 안 주면서 성과를 입력 안 하면 안 되는 시스템, 악의를 갖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다. 한 인간의 영혼을 말살하려는 것 같았다. 제가 아는 선배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시사교양 쪽에 있던 제 친구는 즐겁게 얘기하다 말고 울더라. 참고 참다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터져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기자는 "현 경영진은 회사 성패, 실적과 무관하게 경영진의 신념, 노골적으로 말하면 호불호에 따라 직원들을 그냥 쳐내고 뱉어냈다. 그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주 단순하게. MBC 이슈에 대해 지루해하고 지쳐 있다는 것을 안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재미있게 그리면 봐 주시지 않을까 해서 정성껏 그렸다. 다행히 사랑해 주셔서 제가 전직을 해야 되나 싶었다"고 웃었다.

    과거 회사에 비판적인 내용으로 외부 인터뷰를 했을 경우 바로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를 내렸던 MBC는, 아직까지 양 기자에게 어떤 조치도 내리고 있지 않다. 그는 "회사도 옛날처럼 무자비하게, 무조건적으로 (징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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