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 (사진=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의 4번 타자 김재환이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연속 타점 경기를 12경기로 늘리며 장종훈(은퇴), 이승엽(삼성)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이 부문 리그 신기록을 작성했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1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8연승에 성공했다.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은 시원한 홈런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경기 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으로 1991년 장종훈(빙그레), 1999년 이승엽,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삼성), 올 시즌 최형우(KIA)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김재환은 12경기로 신기록을 작성했다.
신기록은 첫 타석에서 나왔다. 김재환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1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한화 선발 안영명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29호이자 3경기 연속 홈런. 그리고 12경기 연속 타점 신기록을 달성하는 시원한 아치였다.
김재환은 이 홈런으로 역대 국내 타자 가운데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됐다. 지난해 잠실구장에서 17개의 홈런을 때려내 1999년 심정수(당시 두산)와 함께 잠실구장의 사나이가 된 김재환은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18번째 아치를 그려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잠실구장 최다 홈런 기록은 1998년 24개를 친 타이론 우즈(두산)다.
김재환은 이후 타석에서 안타는 없었지만 존재감만으로도 상대 투수를 떨게 했다.
김재환은 3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안영명이 있었다. 김재환에 한 방 얻어맞은 안영병은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하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김재환에 출루를 허용했다.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두산 타선은 이후 안영명을 제대로 공략해 3회말에만 무려 6점을 챙겼다. 경기는 사실상 이때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록과 팀 승리를 모두 낚은 김재환의 활약. 확실한 4번 타자를 보유한 두산은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