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등을 도운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기관과 개인에 대해 독자 제재를 가하기로 하고, 10개 기관과 6명의 개인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이번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기업과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 3자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나미비아의 기관 10곳과 중국, 러시아, 북한의 개인 6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미국의 독자 제재 목록에 이름을 올린 기관은 밍정국제무역과 단둥리치어스무역, 단둥지청금속, 진호우국제지주, 단둥티안푸무역(이상 중국), 게페스트-M LLC(러시아), 트랜슬랜틱 파트너스, 벨머 매니지먼트(이상 싱가포르), 만수대해외프로젝트건축기술서비스, 칭다오건설(이상 나미비아) 등이다.
이 가운데 만수대해외프로젝트건축기술은 아프리카에 있는 나미비아 기업으로 등록돼 있지만, 사실 북한이 운영하는 기업이라고 재무부 측은 설명했다.
또, 개인은 김동철(북한), 루벤 키라코스얀, 이레나 후이슈, 미하일 피스클린, 안드레이 세르빈(이상 러시아), 치유펑(중국)이 명단에 올랐다.
재무부는 이들 기관과 개인들이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관련자 지원, 북한과의 석탄·석유 거래, 북한 인력 수출 용인, 제재 대상 북한 기업의 미국·세계 금융 시스템 접근 지원 등의 혐의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는 올해 들어 4번째로, 현재까지 기관 23곳과 개인 22명이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또 지난번 제재부터 북한과 함께 중국 등 외국 기업과 개인들도 목록에 포함되기 시작한 점이 눈에 띈다.
이같은 독자제재가 확대되면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북한과 거래한 개인과 단체는 모두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제삼자 제재)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 싱가폴, 나미비아 등 외국의 기관이 대거 포함된 것이 그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이날 독자 제제안 발표와 함께 성명을 내고 "대북제재에 저항하고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다른 나라의 개인과 기업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데 사용되는 수익을 창출하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해치도록 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외교 당국은 "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기존 안보리 결의를 보완해 궁극적으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끈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