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안산시 지하철 4호선 한대앞역 선로에서 청소근로자 문모(64)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지점에 폴리스라인과 안전펜스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경기도 안산시 지하철 4호선 한대앞역 선로에서 지난 10일 열차에 치여 숨진 청소근로자 문모(64)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관할 당국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철도사법특별경찰대가 11일 현재 조사 중인 문씨의 사고와 관련, 관계자들은 CCTV 사각지대에서 발생한데다 당시 문씨의 행적이 묘연하다는 설명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씨는 사고 당시 오후조(근무시간 오후 2시~10시)에 편성돼 이날 8시 24분쯤 청소 업무를 보던 중 열차가 진입하는 선로 초입부에서 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문씨의 동료들은 "스크린도어가 아직 작동되지 않아 개방된 상태에서 문씨가 분리수거를 위해 선로 끝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문씨의 일과 중 분리수거 작업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선로 끝으로 이동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 이들 동료의 공통된 반응이다.
평소 동료들 사이에서 성실하고 친근한 이미지였던 문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의 작업 동료 이모(여)씨는 문씨에 대해 "평소 동료들과 잘 지냈고 불화도 없었다. 일을 참 잘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안산시 지하철 4호선 한대앞역 선로에서 청소근로자 문모(64)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지점에 폴리스라인과 안전펜스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문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계열사인 코레일네트웍스㈜가 역사 내 청소업무를 위탁한 A업체에서 지난해 6월부터 2년 간 계약을 맺고 월 168만 원을 받으며 일해 오던 중 이같은 변을 당했다.
A업체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지점은 스크린도어 설치 때문에 성인이 통과하기 비좁은 공간인데, 문씨가 어떻게 그곳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며 "업무상 발생한 것으로 당연히 산업재해에 해당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문씨의 유족들은 침통해하며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문씨의 아들은 "아버지는 가정적이셨고, 사고가 난 그날도 '집의 어항을 청소하겠다'며 일터에 나가셨다"며 "평소에 우울해하거나 문제가 있지 않았다. 자살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당시 열차에 있던 기관사와 문씨의 동료, 한대앞 역장 등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므로 현재로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