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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27만대 대히트…갤노트8 불법도 성행

IT/과학

    이틀 만에 27만대 대히트…갤노트8 불법도 성행

    갤노트8 실구매 37만원…V30·지원금상한제폐지 추석연휴 대란 조짐

    (사진=자료사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의 공식 출시와 동시에 불법 보조금도 고개를 들었다. 출고가 109만 원인 갤노트8(64GB)을 불과 37만 원에 샀다거나 40만 원의 페이백을 받는 불법 거래가 성행했다.

    지난 15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을 택하는 가입자가 늘어나, 불법 보조금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을 비켜나간 셈이다.

    경쟁작인 LG전자 V30도 공식 출시를 앞두면서 재고정리에 나선 이동통신사들은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8 등에 70만 원 이상의 불법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달 말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고, 다음 달 초 곧바로 최장기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시장 혼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갤노트8 109만원→실구매가 37만원…'스팟성' 불법보조금 살포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노트8 시장에 풀린 뒤 이틀간 27만대 가량이 개통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밝힌 전체 예약 물량 85만 대의 약 32%에 해당하는 수치다.

    개통 첫날인 15일 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3만 8452건에 달했다. 전날(16일)은 다소 줄어든 2만 6473건으로 집계됐지만, 이틀 모두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기준으로 보는 하루 평균 번호 이동 건수 2만 4000건을 훌쩍 넘었다. 일요일(17일)은 이통사 전산 휴무일이다.

    개통과 함께 불법 보조금도 함께 뛰었다. 대부분 시장 단속이 취약한 심야 시간대 밴드 등 SNS를 통해 치고 빠지는 이른바 '떴다방'식, 스팟성 영업이었다.

    실제 개통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6일, 소위 보조금 '성지'라 불리는 서울의 한 전자제품 상가에서는 갤노트8 불법 보조금 영업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한 매장에 들어가 "갤노트8을 사고 싶다" 하자 직원은 아무 말 없이 계산기만 내밀었다. 금액란엔 '35'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직원은 "페이백"이라며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조건을 전했다. 페이백은 단말기 구매 뒤 자신의 계좌로 일부 금액을 환불받는 불법 보조금의 종류다.

    "갤S7을 쓰고 있고 아직 약정할인도 안 끝났다"며 구매를 망설이자 "25% 선택약정할인 가입도 해주겠다, 위약금도 면제"라며 단속을 우려한 듯, 해당 내용을 종이에 쓰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단말기 구매 시엔 공시지원금을 받거나 선택약정제에 가입하는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두 혜택 모두 주겠다는 것이다. 기존 약정을 해지할 때 물어야 하는 위약금마저 없애주겠다며 유혹했다.

    "단속이 강화돼 페이백이나 불법 보조금은 없다"며 고개를 젓는 곳이 더 많기는 했다.
    그러나 부지런히 발품을 팔거나 "SNS에서 보고 왔다"고 하면 눈치를 살피며 계산기를 내미는 매장을 일부 찾을 수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오전에 이미 끝났다, 5분마다 가격이 오른다"며 더이상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 등 휴대전화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허용한 금액 33만 원을 넘어서는 불법 지원금을 받거나 페이백으로 출고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노트8을 샀다는 후기 글이 다수 게재됐다.

    "강변 테크노마트. 페이백 30. 번이 선약 25프로 할인 추가.", "강변에서 샀고요 ㅅㅋ에서 ㄹㄱ로이동 59요금제 ㅍㅇㅂ 40 바로받았습니당", "여기 저기 발품팔아 알아본 결과 ㅍㅇㅂ 32까지 찾았네요", "ㅍㅇㅂ 50 나왔는데 안탔네요. 좀더 기다려 봅니다. 현아 선약 594500원인데" 등이다.

    한 누리꾼은 "SK 놋8 번이 가격이 공시 41~44!! 근데 갑자기 저한테 계산기 쓱 내미시면서 근데 전 이 가격에 해드려요 하는데, 37"이었다는 글을 남겨 '좌표(위치) 공유' 문의를 상당히 받기도 했다.

    이는 커뮤니티와 판매점 사이에서 통하는 은어다. 'ㅅㅋ는 SK텔레콤, ㄹㄱ은 LG유플러스, 현아는 현금완납의 줄임말인 '현완'의 자음 'ㅎㅇ'을 따서 만든 단어다. 'ㅍㅇㅂ'은 페이백의 초성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페이백 등 리베이트 행위가 단통법 이후 불법으로 규정돼, 판매점들은 단속을 피해 주로 폐쇄적인 온라인에서 특수용어를 만들어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구형단말기 70만원↑ 불법보조금…지원금상한제 폐지 '추석황금연휴' 대란 조짐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폰 V30도 공식 출시를 앞두고 구형 단말기 불법 보조금도 기승을 부렸다.

    "SK번이 쓰팔(갤럭시S8 SKT 번호이동)가격은 공시 15!!!! 저는 선약으로 35에 샀습니다", "친구 동생은 스팔 번이 17에 했습니다. 가장 깔끔한 현완 끝입니다 대신 입금도 안 되고 현금으로만 되네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갤럭시S8 64GB 모델 출고가는 93만 5000원이다.

    대부분의 불법 보조금은 갤럭시S8에 집중됐지만, 갤럭시S7과 아이폰6S 등 구형 제품에도 살포됐다. 지역도 서울을 비롯해 일산, 대구, 충주 등 전국적이다.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7 3만 원 현금 완납으로 구매했다', '아이폰6S 5만 원에 개통 완료' 등의 후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갤노트8 출시되자 갤럭시S8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상반기에 출시돼 구형폰이라 하기도 그렇고, 출시 15개월도 되지 않아 33만 원 이상 지원금을 줄 수 없지만, 재고 처리를 위해 상당한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최근 시장 단속 강화를 엄포했지만 은밀하게 이뤄지는 보조금 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자연히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의 관심은 내달 초부터 시작되는 최장기간 추석 황금연휴로 쏠리는 모양새다. 게다가 이달 30일부터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시장은 더욱 술렁일 전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갤노트8뿐만 아니라 V30 개통 이후인 장기간의 추석 연휴에는 틈을 노려 불법 보조금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지만 떴다방식 보조금 단속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자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 25% 요금할인…"'갤노트8'?'V30' 사전주문 고객 90% 이상 선택"

    한편, 지난 15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공시지원금 대신 25% 선택약정제에 고객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갤노트8과 LG V30을 사전주문한 고객 중 90% 이상이 25% 요금할인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 유통점 한 관계자는 "갤노트8과 V30 주문한 고객 90% 이상이 25% 요금할인을 선택했다"면서 "이는 평소 세 배 수준의 문의"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제도를 시행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전산 준비가 마련되는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제조사 장려금도 포함된 공시지원금과 달리 선택약정은 전적으로 이통사 부담이어서 모처럼의 훈풍에도 이통사들은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약정 기간이 무조건 2년이 아니고 1년도 가능하고, 전적으로 비용이 이통사 몫이어서 25% 선택약정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이 부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단말기 지원금 인상 카드도 만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5% 요금할인액과 단말기 지원금을 비교해 이통사가 지원금을 더 늘리는 것이 25% 요금할인으로 나가는 액수보다 적을 경우, 지원금을 대폭 올릴 수 있다"며 지원금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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