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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블랙리스트도 조사'… 김미화도 조사 신청



문화 일반

    'MB정부 블랙리스트도 조사'… 김미화도 조사 신청

    진상조사위 "블랙리스트 MB정부서 작성 시작, 朴정부서 수정·보완 뒤 시행"

    (그림=진상조사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 도종환·신학철)가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된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한다.

    18일 오후 종로구 돈화문로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진상조사위 제1차 대국민보고에서 진상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영선 변호사는 "조사 결과 블랙리스트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작성되기 시작해 박근혜 정부 때까지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을 거쳐 시행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8년 청와대 기획관리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 권력의 균형화 전략' 문건에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 신진세력 조직화', '문화예술인 지원금 의도적으로 우파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 '청와대(BH), 문화부, 기재부, 기업 역할 분담'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 훈령 제1조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된 사실관례를 파악한다'고 명시된 점을 언급하면서, 조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때 작성된 문건은 박근혜정부 때에도 같은 취지로 이어져 관리됐다. 때문에 조사 대상 시기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진상조사위 설립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또 진상조사위는 이달 초부터 '서울연극제 대관배제 및 아르코 대극장 폐쇄 사건'을 포함한 피해 사례 6건에 대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6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사건' '공연예술창작산실 심사번복 요구 및 공연포기 강요 사건' '소외계층 문화순회사업 등 선정 배제 사건' '한국문학번역원 지원배제 사건' '모태펀드 영화계정 부당개입 사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날 대표사례로 언급된 '서울연극제 대관배제 및 아르코 대극장 폐쇄 사건'은 왜 블랙리스트 사건이 단순히 특정 예술인이나 단체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국가범죄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진상조사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2014년 10월 작성한 '2015 한국공연예술센터 정기대관공모 관련 보고' 문건에 "BH 협의 결과, 심사위원 3인(김석만, 김미도, 김채현) 제외, 19개 신청단체(서울연극협회 등) 미선정 요청('14.10.30)"이라고 보고한다.

    이는 사전에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단체인 '서울연극협회'를 2015년 아르코대극장 정기대관 공모에서 배제하라는 청와대의 메시지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서울연극협회가 '사상 초유의 대관 탈락 사태'에 대해 고소 등 강하게 반발하자, 2014년 12월 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권영빈 위원장 중재로 재대관이 합의된다.

    그런데 문체부는 2015년 3월 고소 건이 '각하' 의견으로 처리되자, 후속 조치로 "대본과 신청 내용에 문제가 있을 시 해당 공연의 대관을 불허할 예정"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한다. 이어 시설물 점검(무대 구동장치 중대 이상) 등을 핑계로 대관이 예정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2016년에도 대관으로 인한 갈등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대한민국연극제'를 만들어, 서울연극제에 대관을 불허하겠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한다.(문체부, '서울연극제 관련보고' 2015.05.13)

    조 변호사는 "결국 이 사건은 청와대, 국정원, 관련 부처와 기관이 어떤 식으로 블랙리스트를 기획, 작성, 실행, 관리하는지를 총제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라며, "다른 사례들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뿐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는 직권으로 조사를 결정한 사건 외에도 피해 제보 및 조사신청을 받은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다. 진상조사위는 지난달 31일부터 '블랙리스트 제보센터'(www.blacklist-free.kr)와 페이스북 페이지(@blacklistfree2017)를 통해 피해 제보 및 조사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공연예술, 영화, 출판 등 분야에서 총 25건이 접수됐다.

    조 변호사는 "현재 25건이지만, 이 1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10명일 수도 있고 1000명일 수도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어, 숫자가 갖는 의미는 크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같은 건이라도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유익하기 때문에 문화예술계의 적극적인 피해 제보와 조사 신청 참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방송인 김미화 씨도 다음 주 화요일 오전 10시 진상조사위 사무실에 방문해 조사를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에 관여한 기관장 및 책임자들의 용퇴 ▲진상규명을 위한 문체부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무원의 적극적 협조 ▲감사원·특검과의 적극적인 자료 공조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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