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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전포고에 따른 자위권' 北 주장 타당성 있나?



국방/외교

    '美 선전포고에 따른 자위권' 北 주장 타당성 있나?

    "北 상당히 고민해 자신들 유리한대로 주장…국제법적 논란 의미 없어"

     

    북한이 '미국의 선전포고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며 위협하고 나섬에 따라 실제 행동에 나설지 또 그 주장에 어느 정도의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과 전문가들은 국제법상 선전포고라는 것 자체가 현대전에서는 사라진 구시대 개념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북한이 미국과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상당히 고민을 한 뒤 꺼내놓은 주장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 발언을 하자 리용호 외무상은 24일(현지시간) '늙은 투전꾼이 미국의 핵단추를 쥐고 있는 현실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리 외무상은 25일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 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말을 동원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며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유엔 회원국은 자위권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넘지 않아도 격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자신들과 미국이 주고받은 말폭탄에 이어 미군의 폭격기인 B-1B랜서와 F-15전투기가 실제 북한 동해쪽 국제 공역에서 비행하며 강력한 무력시위를 벌이자 심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 백악관이 이미 선전포고를 한 바 없다고 발표했고,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강조하고 있어 리 외무상의 '선전포고', '자위권' 언급이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헌장을 이야기했지만 유엔헌장 51조의 자위권 행사는 전면적 무력공격이 발생했을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남의 나라 전투기가 접근해 오는 것 만으로 공격한다는 것은 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자위권 행사 가능 범위를 소극적으로 해석하는 추세라는 분석과 함께 선전포고란 개념 자체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전포고는 옛날 개념이다. 옛날에는 전쟁하려면 선전포고해야 한다 이런 게 있었는데 현대 국제법에선 선전포고는 사라진 개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주장할 수밖에 없는 북한 입장에서는 '선전포고'라며 영공이 아니더라도 자위권 차원에서 폭격기 격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가까이 있는 적이 실탄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총으로 위협을 한다면 자신의 생명보호를 위해 상대방을 먼저 쏘는 개념이 자위권"이다며 "현장을 비디오로 찍은 것 같은 증거가 없다면 살아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영공이 아닌 국제 공역에서라도 적성 국가의 막강한 무력이 근접해 심각한 위협을 느꼈다며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전가하고 여론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국제 공역에서의 이같은 대북 압박을 계속할 경우 북한이 실제 대응할 수도 있고 이것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북의 군사대결은 당연히 남한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북한을 자극하는 미군의 지나친 무력시위가 자제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실제 북한이 미군 전략자산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의 지대공미사일 사거리가 최대 250km로 제한돼 있는데다 항공전력 역시 미군이 월등해 자칫 도발했다가는 북이 되레 큰 피해를 보고 정권 자체가 붕괴되는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지금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국면이라고 본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결은 아니더라도 미사일 발사나 남한을 상대로 한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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