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예림은 FA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IBK기업은행에 합류했다. 공식 데뷔전이었던 새 시즌 개막전서 15득점하며 이정철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박)정아 언니 생각 안 하고 내 스타일대로 하고 싶어요”
국가대표 레프트 공격수 박정아는 2011년 8월 창단한 IBK기업은행의 창단 멤버로 V-리그 여자부에 뛰어들었다. 김희진과 함께 IBK기업은행을 대표하는 선수로 정규리그 3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을 합작했다.
2016~2017시즌이 끝난 뒤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둘의 행보는 달랐다. 김희진이 재계약하며 IBK기업은행에 잔류했지만 박정아는 한국도로공사로 이적을 선택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 박정아가 이적을 결심한 이유였다. 더욱이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만큼 박정아의 합류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힘’이었다.
박정아의 이적으로 IBK기업은행은 보상선수로 고예림을 선택했다.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도로공사에 지명됐던 고예림은 입단 첫해부터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으며 매년 성장세를 그려왔던 만큼 IBK기업은행에는 박정아의 빈자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고예림은 14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홈 팬에 첫선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정철 감독의 주문에 따라 메디가 레프트와 라이트, 김희진이 라이트와 센터, 김미연(7득점)이 레프트와 라이트, 센터를 오가며 경기했다.
그런 가운데 꿋꿋이 레프트 한 자리를 지킨 고예림은 김희진과 같은 15득점을 했다. IBK기업은행도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친 끝에 세트 스코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정철 감독은 박정아와 비교해 공격 면에서는 고예림의 열세를 인정했다. 하지만 수비적인 활약에서는 합격점을 줬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24득점한 메디와 김희진, 그리고 고예림이 IBK기업은행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었다. 경기 후 이정철 감독도 “FA로 이적한 선수와 보상선수를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보상선수로 생각한다면 (고)예림이가 경기를 잘 했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서브 리시브나 수비도 어느 정도는 지켜줬다. 블로킹이나 공격은 아직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적 후 첫 공식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는 평가에 고예림은 “다들 (박)정아 언니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그렇지만 나는 정아 언니를 생각하지 않고 내 스타일대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