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제공)
'맨스플레인'(Mansplain),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결합한 말이다. 주로 남성이 여성에게 자신이 더 해박하다는 생각으로 지식을 설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서양에서 건너온 이 낯선 단어가 한국에서도 널리 통용되고 있다. "여성이 더 잘 아는 것도,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도 남자들은 자꾸 설명하려 한다"는 것이다.
왜 남자들은 설명해야 하고, 여자들은 침묵하고 경청해야 할까. 결국 '맨스플레인' 안에는 사회가 남녀에게 강요해 온 '성 역할'이 숨어 있다는 이야기다.
오는 13일(월) 밤 11시 35분 방송되는 EBS 1TV 젠더 토크쇼 '까칠남녀'에서는 이렇듯 남녀의 화법에 숨어 있는 젠더 불평등 요소를 파헤친다.
이날 방송에 앞서 제작진이 제공한, 출연진의 간략한 멘트는 '맨스플레인'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작가 손아람 "자기가 '남성'이란 이유만으로 여자 앞에서 말할 때 유독 자신감을 보이는 남성들이 분명 있다."
작가 은하선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든 과시하기 위해 계속해서 말한다는 것이 맨스플레인의 핵심이다."
개그맨 황현희 "설명 좀 해달라고 해서 해줬을 뿐인데 돌아온 것은 '센스 없다'는 반응뿐이다."
빅데이터 분석가 정영진 "맨스플레인은 일부 남성의 특성을 가지고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일반화하는 성차별적 단어다."
방송인 사유리 "상대에게 관심 없으면 아무 말도 안하는 남자들의 설명하는 습성, 관심이 있는 여자한테만 나타난다."
철학자 이현재 "맨스플레인의 기준은 말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상대를 향한 배려' 여부다."
사회가 만들어낸 '남성성'에 맞춰 목소리를 키워야 하는 남성과 '여성성'에 따라 강요된 침묵을 해야 하는 여성. 결국 남자와 여자를 갈라놓는 것은 우리에게 강요된 성 역할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가는 소수의 권력자가 아닐까. 이번주 '까칠남녀'에서 그 숨겨진 부조리에 한걸음 다가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