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행유예 중인데··9월 또 취중폭행
- 신입 변호사들 대응 쉽지 않았을것
- 전형적인 재벌 갑질, 법 가벼이 여겨
- 엄히 처벌받고 인생의 교훈 얻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에게는 세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 번째 아들이 논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뉴스 검색어에 오르내렸죠. 바로 김동선 씨. 지난 9월 사석에서 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들하고 술을 마시다가 폭행을 하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슈퍼갑질 논란'이 불거진 겁니다.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까지 잡고 흔들었다고 하죠. 대한변호사협회가 어제 김동선 씨를 고발했는데요. 변협이 직접 나선 이유,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회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김현 회장님, 안녕하세요.
◆ 김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김동선 씨를 고발하셨다고요?
◆ 김현> 네.
◇ 김현정> 어제 오후에 김동선 씨가 사과문을 내놓기는 했어요. '엎드려 사죄한다. 치료를 받겠다.' 무슨 치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하여튼 치료를 받겠다는데... 이 사과 못 받으시는 겁니까?
◆ 김현> 좀 받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김동선 씨는 전과가 있습니다. 지난 1월 청담동 술집에서 만취해서 위험한 물건으로 종업원 두 사람의 뺨과 머리를 두세 차례 때렸습니다.
◇ 김현정> 네네, 때렸어요. 그리고?
◆ 김현> 출두한 경찰관에게도 욕설을 하고 이동 중인 순찰차에서 발길질해서 유리창깨는 등 차량을 훼손해서 중앙지법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도 6개월 만에 또 만취해서 거의 유사한 이번 범죄를 저질렀거든요. 그러니까 술버릇이 아주 나쁜 것이죠.
◇ 김현정> 아주 나쁜 것. 글쎄요, 술 마시고 행패부린 걸 질병이라고 강조하려고 '치료받겠습니다'한 건 아닌지 그런 부분도 좀 의심이 되더라고요.
◆ 김현> 그런데 이런 버릇이 잘 안 고쳐집니다. 본인을 위해서도 이번에 따끔하게 처벌을 해서 다시는 이런 횡포를 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고발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9월의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10명하고 김동선 씨. 어떻게 같이 그날 모임을 하게 된 건가요?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김현> 김동선 씨가 변호사들 모임에 참석했다가, 만취해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변호사들에게 '너희 아버지 뭐 하시냐, 나를 주주님이라고 불러라.'
◇ 김현정> 나를 주주님이라고 불러라?
◆ 김현> 네. 자기가 의뢰인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지금부터 허리 똑바로 펴고 앉아라, 존댓말을 써라'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김동선 씨 29살이잖아요.
◆ 김현> 만 28세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만으로는 28세. 거기 있는 변호사들이 신입...
◆ 김현> 신입이지만 요즘은 4년 대학 졸업하고 로스쿨 가서 대개 한 삼십은 다 되죠.
◇ 김현정> 그렇죠. 자기보다 나이 많은 변호사들에게까지 '허리 꼿꼿이 펴고 앉아라'... 저는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이게 제일 충격적이네요?
◆ 김현> 그러니까 자기 아버지가 재벌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한편, 우리 간에는 신분 차이가 있다. 나는 너희들이 모셔야 할 고위 의뢰인이다. 이런 그리고 아주 비인격적인 그런 얘기죠.
◇ 김현정> 그렇게 말로만 끝났으면 그래도 이 정도까지 안 갔을 텐데 어떻게 하다가 폭행까지 간 거예요?
◆ 김현> 술에 취한 김 씨를 변호사들이 부축을 하자 한 남자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폭행까지 저질렀다고 합니다. 평소에 부하직원들한테 늘 그러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만취한 상태에서 이제 가셔야죠 하고 뭔가 옆에서 부축했겠죠?
◆ 김현> 경찰관에게도 호통을 치고 그런 사람이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다 아랫사람으로 보고 평소 술버릇 그대로 한 게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 김현>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변호사들이 상당히 화가 나고 당황했을 텐데 그 자리에서 항의를 바로 하지는 않았답니까?
◆ 김현> 그러니까 어처구니가 없고 이런 일은 처음 당해서 아마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을 겁니다.
◇ 김현정> 그 자리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당황해서 '이게 뭐지?' 이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이분들이 법조인들이시잖아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시잖아요. 그럼 집에 가서 봤을 때 '이거는 문제가 있다, 이거는 폭행이다' 해서 문제제기를 했을 법도 한데 9월에 벌어진 일을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못하고 왜 속앓이만 했을까요?
◆ 김현> 그런데 직장에서 신입 직원들이 연차가 높지 않기 때문에 어떤 피해를 봐도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일반 회사에서 그렇죠.
◆ 김현> 로펌도 마찬가지입니다. 로펌도 조직이니까요. 그걸 조직의 눈치도 봐야 되고 그리고 당장 내가 신입 변호사인데 돌출행동을 하면 내 앞길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아마 자제하면서 아주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대형 로펌 입장에서는 한화 같은 대기업이면 주요 의뢰인이잖아요. 쉽게 말해서 큰 사건 많이 맡기는 큰 고객이잖아요.
◆ 김현> 그렇겠죠.
◇ 김현정> 그런 걸 뻔히 알면서 신입 변호사가 '나 저 의뢰인한테 맞았소'라고 문제제기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 김현>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요. 김동선 씨도 아마 그런 약점을 알고 아마 함부로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측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나이 많은 시니어 변호사들한테는 감히 그렇게 못했을 것입니다. 저만 해도 그런 일을 당하면 제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 김현정> 가만히 안 있죠.
◆ 김현> 즉시 경찰에 신고하죠. 아마도 신입 변호사들이니까 아마...
◇ 김현정> 얕본 거네요.
◆ 김현> 좀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갑질 피해자하고는 많이 달라요. 아무리 그래도 소위 제일 잘 나간다는 로펌의 변호사들인데. 아니, 이런 분들도 이런 갑질 피해를 당하나. 지금 놀라는 분들이 많거든요.
◆ 김현> 그러니까 부도덕하고 비뚤어진 재벌의 전형적인 갑질 사건입니다. 돈이 있다고 해서 경제적 약자나 자기보다 을의 지위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폭행하는 이런 천박한 행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 김현정> 어떤 분은 그러세요. 아니, 변호사들한테도 이랬으니 도대체 이 양반은 그러면 평소에 다른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 김현> 지난 1월에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종업원 2명을 양주병으로 뺨과 머리를 때렸다는데, 두세 차례. 그러면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경찰 순찰차에서 발길질한다는 것은 그거는 법을 좀 가볍게 보는 일이거든요.
◇ 김현정> 아니, 순찰차의 시트까지 찢었는데. 그런데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밖에 안 나와요?
◆ 김현> 좀 유감스럽고요. 이번에는 김동선 씨가 엄히 처벌을 받아서 인생의 교훈을 좀 받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김현정> 저도 바랍니다. 그런데 회장님, 단순 폭행의 사건의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 아닙니까?
◆ 김현> 그렇죠.
박종언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입법지원실장)가 21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기용 기자)
◇ 김현정> 만약에 지금 이 신입 변호사들, 피해자들이 김 씨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처벌이 어렵다면서요?
◆ 김현> 그러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피해 변호사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9월에 일어난 사건을 말 못했을 정도로 을의 입장. 그러니까 변호사 사회에서는 을의 입장에 있는 신입 변호사들이라면 이거 그냥 합의해 주는 것 아닐까요? 상처 난 것도 굳이 알리지 않고?
◆ 김현> 그날 여러 명이 앉아 있었으니까요. 그 변호사들이 모두 다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혹시나 지금도 처벌을 원하는 변호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1명이라도.
◆ 김현> 그래서 저희 대한변협이 진상조사를 해서 혹시 처벌을 원하는 변호사가 있으면 김동선 씨가 무겁게 처벌받도록 저희가 노력을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혹시 물밑접촉해 보셨어요, 피해자들하고?
◆ 김현> 네, 어제부터 진상조사에 착수해서 가해자와 피해자들을 공히 접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피해자 중에 이거 합의 안 보겠다, 가겠다라고 하는 사람이 나오겠습니까?
◆ 김현> 아마 사태가 이렇게 커졌으니까 나라도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겠다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직은 그러니까 고민 중인 상황이군요?
◆ 김현> 네.
◇ 김현정> 이번에 합의 안 해 주면, 집행유예 기간에 똑같은 사건이 또 벌어졌기 때문에 지난번 징역 8월도 살아나고 또 이번에 대한 형도 또 덧붙여지는 거죠?
◆ 김현> 그렇죠, 이번에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지난번에 집행유예 그거는 효과가 없게 되고.
◇ 김현정> 그렇죠.
◆ 김현> 아주 엄한 처벌을 받게 되죠.
◇ 김현정> 변호사들을 폭행한 재벌 3세. 갑질 논란으로 그러지 않아도 사회가 시끌시끌한데 또 이런 일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실제가 됐다는 게 참 마음 아픕니다. 회장님, 끝으로 한마디 하시죠.
◆ 김현> 변호사가 아무런 잘못 없이 의뢰인에게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혔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변호사한테 이럴진대 힘없는 국민들한테는 얼마나 함부로 할까. 이런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고요. 우리가 이런 천민자본주의 반드시 시정해야 합니다.
◇ 김현정> 반드시 시정해야 된다는 데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고요. 김동선 씨 어떤 합당한 처벌을 받는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동선 씨, 한화그룹의 삼남이죠. 김동선 씨의 폭행사건을 고발한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회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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