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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을지재단…의정부캠퍼스·병원 조성 '무기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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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책임한' 을지재단…의정부캠퍼스·병원 조성 '무기한 중단'

    각종 편의 제공받고 주민 기대는 외면…비난 여론 확산, 근거 없는 소문까지

    을지대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조감도.(사진=자료사진)

     

    반환 미군기지에 대규모 민간자본이 투입된 첫 사례로 기록된 을지대학교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건립 공사가 오는 7월부터 무기한 중단된다.

    을지재단 측은 정부의 의료정책 변화 등 경영 불투명성이 높아져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총수 부재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사업을 총괄 지휘한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마약류 투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세제혜택, 행정절차 등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을지재단이 경제성 논리를 내세워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문재인 케어'가 공사 중단 원인?…'최고 결정권자 부재' 지적도

    을지대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조성 현장. 현재 15% 정도 공사가 진행됐다. (사진=을지재단 제공)

     

    을지재단은 경기도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사업을 중단하게 된 이유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들었다.

    선택진료제 폐지 등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각종 보건정책의 변화로 의료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영 불투명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을지병원 노조 파업에 따른 내부 동력 약화, 을지대학교 구조개혁 평가 대비 등 기존 사업의 내실화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을지재단 측 관계자는 "대내외 사정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재검토한 결과 부득이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사업 철회가 아닌 만큼 조속히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을지재단의 공사 중단은 그동안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최고 결정권자의 공백 사태로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공사 현장사무실에 별도의 집무실까지 마련하고 직접 사업을 챙기는 등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조성 공사에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마약 성분의 진통제를 과다 투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재단 회장과 병원 이사장에서 사임했다.

    때문에 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사업을 중단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고, 최고 결정권자가 복귀하지 않는 이상 공사 중단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렴한 부지·세금 감면'…편의 제공받고 주민 기대는 외면

    2017년 2월 열린 을지대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 기공식. (사진=자료사진)

     

    학교법인 을지학원은 4년제 대학교와 부속병원 건립을 위해 반환 미군기지인 의정부시 금오동 캠프 에세이욘 부지 12만2,224㎡를 2012년 12월 매입했다.

    전체 부지매입 금액은 490억8600만원, 3.3㎡당 133만 원 정도로 주변 토지 시세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게 구입했다.

    여기에 지방세 특례제한법 41조1항에 따라 취득세 19억6347만원까지 감면 받았고, 의정부시는 인·허가 등 각종 행정 편의를 제공했다.

    지난해 2월 기공식 당시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국가 안보를 지키던 미군 공여지를 건강을 지키는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면서 "의정부시가 의료와 교육 1번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을지재단이 공사 중단을 발표하면서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 완전***은 "무리한 투자였던 듯. 처음부터 1200병상은 자금이나 인력 면에서 좀 과하지 않았나 싶네요"라고 꼬집었고, 라**은 "사실입니까? ○○병원 갑 질이 좀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의정부 지역사회에서는 "자금난에 빠져 사업을 포기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 토지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등 근거 없는 소문마저 떠돌고 있다.

    루머가 확산되자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환공여지에 추진되는 목적사업은 다른 용도로 변경될 수 없다"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안 시장은 "캠퍼스·병원이 아닌 다른 시설이 들어선다면 땅을 반납해야 한다"면서 "을지재단 내부 문제가 해결되면 공사는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 6500억 원을 투입해 2020년 3월 완공 예정이었던 을지대 의정부캠퍼스·부속병원은 현재 공정률 15% 정도가 진행됐다.

    부속 병원은 지하 5층, 지상 15층, 1,234병상을 갖춰,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던 북부지역 주민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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