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로써 김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해졌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이날 김 회장과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 대표이사, 감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표결을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윤종남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며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며 "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CEO 승계절차 운영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 객관성·투명성 강화,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내실화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확정한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김 회장이 사실상 3연임을 굳힌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지배구조 등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빚었던 마찰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겄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부터 하나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사를 겨냥해 CEO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 이사회가 다시 CEO의 연임을 가능하게 한다며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았다.
금융당국은 또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 등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잠시 유보할 것으로 권고했으나 하나금융은 절차를 밀어부쳤다.
금감원이 지난 12일과 15일 두 차례 걸져 회장 선임 절차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회추위는 15일 일정대로 차기 회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강행했고 16일에는 3명의 후보군을 발표했다.
앞서 하나금융노동조합은 박근혜정부에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부실특혜대출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김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지난달 금감원에 제출했으나 금감원은 검사를 보류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이날부터 시작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에서 하나금융을 제외했다.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치’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금감원은 차기 회장 선출이 마무리되는 대로 하나금융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체면을 구긴 만큼 하나금융을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하나금융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과 자문사 ISS 등에 김 회장의 CEO리스크에 관한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김 회장의 3연임 반대를 주장한 노조도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