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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전이경의 눈에 비친 '韓 쇼트트랙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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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 전이경의 눈에 비친 '韓 쇼트트랙의 위대함'

    • 2018-02-12 09:15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넘어진 이유빈이 다음 주자인 최민정과 교대하고 있다. 노컷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산뜻한 출발을 알린 한국 쇼트트랙. 지난 10일 남자 1500m에서 임효준(한체대)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최민정(성남시청)이 독보적인 레이스로 500m 예선을 통과했다.

    여기에 최민정은 주장 심석희(한체대)와 동생들인 김예진(평촌고), 이유빈(서현고) 등과 함께 계주 3000m 결승행을 이끌었다. 특히 이유빈이 넘어졌음에도 태극 낭자들은 눈부신 역주로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폭풍 질주에 외신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한국 쇼트트랙이 넘어지고도 3000m 계주 올림픽 기록을 냈다"고 전했다. 특히 NBC 해설위원이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금메달리스 안톤 오노는 "얼마나 거리를 벌려야 한국을 이길 수 있을까"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에게 비친 대표팀의 질주는 어땠을까.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을 따낸 전이경 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이다.

    전 감독은 11일 한국 대표팀과 함께 강릉영동대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전 감독의 아끼는 제자 샤이엔 고가 오는 17일 여자 1500m 예선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전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면서도 한국 선수단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훈련 뒤 전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대회 한 방송사 해설위원도 겸하는 전 감독은 "임효준 시상식 중계하러 가야 하니 짧게 인터뷰를 부탁한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맡은 게 많아서 바쁘다"고 했다.

    '전이경이 중계한 시상식'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임효준이 11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숏트트랙 남자 1500m 경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컷뉴스

     

    후배들의 선전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전 감독은 임효준의 금메달에 대해 "중간에 조금 위기가 있었지만 스피드, 지구력, 경기 운영 모든 게 완벽했던 거 같다"면서 "일단 첫 단추가 상당히 중요하고 잘 끼워야 분위기를 타는데 잘했다"고 칭찬했다.

    아쉬움도 남았다. 황대헌(부흥고)이 결승 레이스 중 넘어졌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대헌이가 중간에 넘어진 게 많이 아쉽다"면서 "안 넘어졌으면 1~3등 안에 다 들어왔을 거 같다"고 자기 일처럼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우리가 잘 하는 남자 1000m도 남았다"며 격려했다.

    여자 최강자 최민정에 대해서는 칭찬에 입이 말랐다. 전 감독은 "역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006 토리노올림픽 3관왕 진선유도 따라갈 수 없다는 의견이다. 전 감독은 "내가 봤을 때는 (민정이는) 진선유와도 비교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설인 자신과 비교는 어떨까. 전 감독은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1000m와 계주 등 모두 2관왕에 올랐다.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 11일 훈련 뒤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강릉=노컷뉴스)

     

    전 감독은 "민정이는 나와도 비교할 수 없을 거 같다"면서 "스케이트도 날도 다르고 시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정이는 나무랄 데가 없어요"라면서 "스케이팅 자체가 안정적이고 짧은 순간 가속 붙이는 게 정말 뛰어난 거 같다"고 분석했다. 전 감독은 또 "지구력도 당연히 좋고 지구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여자 중에서는 따라갈 수 없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사상 첫 500m 금메달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전 감독은 "500m도 민정이가 상당히 공을 들인 상태기 때문에 계속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정작 본인이 맡은 샤이엔 고에 대한 얘기는 짧았다. 전 감독은 "17일 경기가 하루 있다"면서 "참가에 의의를 둔 올림픽이고 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 참가했다"고 웃었다.

    이어 "(샤이엔 고가) 처음으로 한국 선수와 운동했는데 '자기 너무 떨려서 못 하겠다' 해서 '왜 떨리냐' 했더니 '한국 선수랑 타서 긴장된다'고 얘기하더라"고 귀띔했다. 전 감독은 "이게 한국의 클라스구나 생각했다"면서 "다음 올림픽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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