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1심 선고 공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징역 2년6월 실형으로 법정 구속된 데 대해, 유시민 작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판결과 비교하면서 "돈이 웬수(원수)"라고 꼬집었다.
유시민 작가는 23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이 판결을 보면서, 이재용 씨는 2년6월 징역에 4년 집행유예가 나왔는데, 여기(신동빈 회장)는 그냥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없이 들어갔다"며 "그래서 '돈이 웬수(원수)구나' '참… 롯데는 삼성에 대니까 가난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신동빈 회장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줬다가 돌려받은 70억 원을 대가성 뇌물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유 작가는 "최순실·박근혜는 죽은 권력이라서 막 해도 괜찮고, 특히 삼성 같은 재벌은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권력"이라며 "역시 정치인 재판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경제인 재판에서도 돈 많고 힘센 데가 역시 낫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유 작가와 함께 출연한 박형준 교수는 "사실 재판부가 롯데의 (추가 출연금 70억 원) 경우에도 강요에 의해 준 것이라고 볼 만한 징후들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요를 받았더라도 돈을 준 것은 기대를 갖고 줬기 때문에 뇌물이라고, 강요와 뇌물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걸로 판결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건 좀, 제가 보기에는 (신 회장이 최순실 씨 등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뇌물을 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예를 들어 이런 것"이라며 부연을 이어갔다.
"조폭이 와서 '자리세 좀 내놔. 내 덕분에 장사하잖아. 내가 동네 깡패들 못 오게 지켜도 주고 말이야. 돈 내놔봐'라고 한다. 안 주면 얻어 맞을 것 같아 돈을 주는 상인이 '기왕 이렇게 돈도 주고 받고 하는데 저기 경쟁 업체 문 닫게 좀 해줘요'라며 돈을 추가로 더 줬다면 뇌물이다. 롯데가 딱 그렇다는 거다."
그는 "(롯데가 삼성에 비해) 가난한 게 죄다. 유전 집유(집행유예), 무전 실형"이라며 "제가 이거 어디 인터넷에서 본 댓글인데, '삼성은 아직도 먹을 것이 많고 롯데는 먹을 것 없나보다'라는 시민 논평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거는 참 슬프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며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롯데는 (상대적으로) 가난하다'고 말할 때 사람들이 마음속에 상처를 얼마나 (크게) 받겠나"라고 말했다.
박형준 교수는 "이것(국정농단)이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큰 격변을 만든 사안들인데, 이에 대한 판결이 재판부마다 다 달라지면 도대체 법이라는 것이 뭐냐"라며 "사법부라는 것이 도대체 뭐냐라는 회의가 들기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유 작가 역시 "시민들이 받는 감정은 이런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저렇게 돈이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법을 어겨가면서 저렇게 해야 되나? 애들 밥 먹이려고 뭘 훔친 사람 같으면 동정심이라도 생긴다. 그런데 죽을 때까지 날마다 펑펑 써도 다 못 쓸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법을 무시하는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냐. 이렇게 법을 무시하면서 권력이 결탁했는데, 이 정도 밖에 처벌을 못하느냐,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판사가 뭐 잘못했다,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고, 이게 우리 현실이구나라는 걸 새삼 확인하는 것이다."